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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tertainment On/스타&연예

나는가수다 바비킴, 작심했지만 표정관리 또 실패




바비킴, 화제를 모으고 있는 가수들 속에서 상대적으로 주목받지 못한 가수입니다. 방송출연도 그다지 없었고, 그의 무대 자체가 가창력이 폭발하는 것도 아니지요. 지난주 새롭게 합류한 세명의 가수 중 2명은 나란히 1,2위를 차지하며 시선을 모았지만 바비킴은 첫 공연에서 5위를 차지하기도 했었습니다. 나가수에 합류하게 되면 누구나 긴장하기 마련이겠지만, 바비킴은 유난히 긴장감이 두드러집니다. 지난주 순위 발표 당시 같이 합류한 가수들은 높은 순위를 얻은 반면 자신만 낮은 순위를 받을까 무척이나 긴장하는 모습이었습니다. 그런 초조한 모습은 어제에도 그대로 이어졌습니다. 핏발이 선 눈, 잔뜩 굳어 있던 어깨, 경직된 얼굴...TV를 통해서도 바비킴의 긴장이 그대로 느껴질 정도였지요.

개인적으로 지난 주 순위 발표 당시의 바비킴의 첫 인상은 상당히 부정적이었습니다. 혼자만 유독 잔뜩 굳은 표정을 짓고 있는 모습이, 순위에 불만이 많은 사람처럼 느껴지기까지 했습니다. 기라성같은 선배들도 낮은 순위를 감당하고 있는데 좀 거만한 것이 아닌가 의아해하기도 했었지요. 하지만 어제 방송을 보면서 그런 긴장된 모습은 순수하고 인간적인 그의 단면을 보여주는 것이라는 인상을 받게 됐지요.
너무 경직됐던 자신의 모습을 스스로도 의식했었는지, 이번 경연에서는 순위발표할 때 경직된 얼굴이 되지 않도록 표정연습까지 했다는데요, 눈을 크게 뜨고 우스꽝스러운 얼굴로 기쁨을 표현하는 표정 연출을 준비한 바비킴이었지만, 막상 순위발표의 순간에서는 그 연습이 수포로 돌아가고 말았습니다. 5위가 발표되는 순간 나름 눈을 굴리며 표정연출을 시도했으나, 경직된 얼굴은 결국 딱딱하게 굳어버렸지요. 나중에 인터뷰에서 '역시나 굳은 표정'이었다며 집에 가서 연습해야겠다며 반성하기도 했습니다.

94년 룰라의 고영욱이 데뷔하던 때 함께 데뷔했다는 바비킴은 2004년이 되어서야 주목받기 시작했습니다. 무명이 무척이나 길었던 가수지요. 지금은 소울에 무척 잘 어울리는 고급스러운 목소리로 인정을 받고 있지만, 처음 음악을 위해 미국에서 우리나라로 건너왔을 때에는 '우리나라 사람이 좋아하지 않는 목소리다'라는 잔인한 평가를 듣기도 했습니다. 음악을 포기하고 싶었던 적도 많았지만, 끝내 포기하지 않은 결과, 어느덧 음울하면서도 리듬감 있는 독특한 음색으로 각광받게 되었습니다.

지난 첫 공연에서 자신의 히트곡 '사랑 그놈'을 부를 당시, 너무나 긴장하면서 떨리는 목소리와 흔들리는 눈빛으로 극한의 긴장감을 그대로 노출했었던 바비킴은 이날 경연에서도 비슷한 모습이었습니다. 무대를 준비하면서도 편곡자 박선주와 언쟁하며 극도의 예민함을 드러내기도 했는데요, 자신의 음악인생에서 새로운 도전이라며 이 도전이 받아들여질지 상당히 걱정하는 모습이었습니다. 시종일관 입술을 매만지거나, 손으로 무언가를 문지르는 등 초조한 모습이 역력했지요. 하지만, 편곡자와 편곡의 방향이 맞지 않아 의견 충돌을 일으키고, 또 본무대에서 펼칠 곡의 진행방향에 대해 깊이 고민하는 모습 자체가 오히려 인간적으로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그토록 예민한 감성을 가졌기에 그의 무대는 별다른 가창의 폭발없이도 느낌이 충만할 수 있지 않았나 싶기도 합니다.

목소리로 춤을 출거에요. 제 감정을 믿고 가겠습니다.
무대에 서기전 바비킴이 밝힌 포부였지요. 자신의 음악경향과는 상당히 거리가 있어보이는 선곡을 해온 바비킴은 '어디선가 꼭 불러보고 싶었다'며, '역시 나가수에서 이런 도전을 해보는게 나가수의 매력이 아닌가 싶었다'고 했는데요, 자신에게도 새로운 도전이라는 이 곡에서 바비킴은 처음엔 긴장이 역력한 모습이었으나, 곡이 시작되곤 이내 자신만의 페이스를 잘 찾아갔습니다. 스팅의 'Shape of my heart'를 샘플링한 노래인 비의 '태양을 피하는 방법'은 곡 자체가 매우 어둡고 처절한 느낌이 살아있는 곡이지요. 비가 댄스 퍼포먼스와 함께 불렀던 곡이라 바비킴에게 어울리지 않으리라 여길 수도 있으나, 곡자체만 놓고 보니 그의 음색과 퍽 잘어울렸습니다. 나직히 내뿜은 조용한 목소리가 무대에 무겁게 내려앉으며 극적으로 흐르는 음악과 맞물려 분위기를 애절하게 이끌어갔지요. 목소리로 춤을 출거라던 그의 말처럼 바이올린 선율속에 그의 음색이 젖어들며, 절망과 상처의 감성이 교차되는 극적인 무대가 연출됐습니다. 목소리만으로도 상당히 매력적이었지요. 또 격정적으로 흐르는 무대 전개 못지 않게 부르짖듯 고음으로 이루어진 랩 또한 애절함을 더해줬습니다.

하지만 극도의 긴장감만큼은 어쩔수가 없었지요. 지켜보는 사람을 긴장시킬정도로 너무 떨었던 바비킴, 그는 무대를 마친 후 매니저 김태현에게 '나 떨지 않았어' 말하며 손을 덜덜 떨었습니다. 어쩌면 바비킴은 정말 안떨었다고 믿고 있을지도 모를일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의도하는 바를 행하기보다는 행했다고 믿는 것에 익숙하니까요. 그래서 더 인간적입니다. 땡그란 눈을 꿈벅거리는 그 우울한 분위기조차 왠지 더 정감이 가는 이유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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