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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tertainment On/예능&오락

나는가수다 윤종신, 빵터진 슈퍼스타k 패러디 유발



나는가수다(이하 나가수)에 윤종신이 MC로서 합류한 후, 처음 중간점검이 있었습니다. 윤도현이 MC를 맡았던 당시, 자신의 노래를 부르지 못한 출연가수들이 중간점검 시간에 자신의 노래를 청해 듣는 순서가 마련되었는데요, 하지만 이번에 새로이 합류한 3명의 가수는 나가수 명예졸업 특집에서 각기 자신들의 노래를 부르는 기회가 이미 있었습니다. 그래서 기대가 됐었지요,  MC지만, 나가수 출연가수로서도 손색없는 가수 윤종신의 노래를 청해 들을 기회가 있지 않을까 하고 말이지요.

슈퍼스타K(이하 슈스케) 시즌3의 슈퍼위크가 지난 8월 28일부터 3일간 태백에서 펼쳐졌었지요. 그래서 슈스케에서 심사위원 윤종신은, 나가수 중간점검 녹화에 지각하고 말았습니다. 호시탐탐 MC자리를 노리고 있는 박명수가, 이 기회를 틈타 진행에 나섰는데요, MC용 대본까지 손에 들고 자연스럽게 1위 가수와 7위가수의 지난 경연의 소감을 물으며 나름의 진행을 했지요. 그런데 본격적인 중간점검을 시작하려는 순간에, 윤종신이 도착했습니다. 모두가 기다리고 있는 와중에 너무 늦어버린 윤종신은 멋쩍은 웃음을 띈 채 입장했지요. 이제 막 합류한 윤종신이기에 그 어색함과 미안함은 컸을 텐데요, 이를 틈타 박명수가 '웃어? 어디서 노란신발이야 건방지게..'등 특유의 호통개그를 펼치더니, '빈손으로 왔죠. 그럼 노래하나 해요' 라며 자연스레 가수 윤종신의 노래를 들을 기회를 청하게 되었습니다.

윤종신은 '오래전 그날', '너의 결혼식' 등 특유의 허스키함과 맑은 고음이 묘하게 조화된 음색의 히트곡이 많았는데요, MC로 투입되다 보니, 그의 노래를 들을 기회가 없을까 우려스러웠습니다. 하지만 우연찮게 지각과 박명수의 MC 욕심 덕분에 모처럼 그의 노래를 공중파로 접할 수가 있었지요. 지각때문에 어색했을 순간도 없었습니다.

윤종신은, 120만장의 판매고를 올렸던 음반에 수록된 노래 '부디'를 불렀는데요, 갑작스러운 요청에도 당황스럽지 않게 무대에 섰습니다. 한창 심사위원으로 주목을 받고 있는 입장에서 17년전 노래를 부르는 것이 쉽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윤종신은 특유의 창법을 살리려, 목에 핏대까지 세운 채 열창을 하는 모습이었습니다.
수년간 예능으로 왕성히 활동해온 윤종신이기에, 그에겐 어느덧 다소 경박스러운 이미지도 생겼습니다. 그를 개그맨으로 알고 있는 사람들도 많다고 하는데요, 비록 슈스케 심사위원을 맡으며 뮤지션으로서의 위상은 많이 높아진 듯 하지만, 그가 90년대를 풍미했던 뛰어난 보컬리스트였다는 것은 접해보지 않았다면 실감이 나지 않을 겁니다. 이번 무대를 통해 윤종신은 가수로서 자신의 정체성을 일깨워주며, 예능인과 가수의 중간자적 입장에 서야할 나가수 MC로서의 입지도 한껏 보여주지 않았나 싶습니다.

중간점검은 경연 무대와는 달리 조금은 가볍고 유쾌한 분위기에서 이루어지는데요, 이날 점검은 특히나 예능에 가까운 모습이었습니다. 그것은 바로 이 윤종신의 무대에 대한 좌중의 반응 덕분이었지요. 윤종신의 무대가 끝나자 좌중은 찬사를 보냈는데요, 그의 무대에 대한 심사평이 이어졌습니다. 다분히 윤종신이 맡고 있는 슈스케를 패러디하는 돌발예능이었지요.

가수하셔도 괜찮을것 같구요, 제 점수는요... (장혜진)
제법이었어요, 요즘은 말을 많이 해서 목소리가 탁해졌다...(가요대상출신 고영욱)
목관리를 많이 안 한건 감정요인이다, 무대에서 시선이 산만해서 집중력이 떨어졌다..(김신영)
전 가수로서의 목소리 희소성을 많이 따지는데, 들어보니 일반적인 40대 샐러리맨의 회식자리용 목소리다...1.3점 드리겠습니다.(김태현)

심사평에 대한 평가도 이어졌지요.
1.3점이면 시력이다(지상렬) / 라식수술하면 그 정도 나오거든요(송은이)

슈스케 심사의 상징과도 같은 '제점수는요', 윤종신이 즐겨사용하는 표현인 '감정요인', 윤종신이 슈스케에서 가장 주안점을 둔다는 '희소성'까지 등장했습니다. 특히 희소가치는 윤종신이 워낙에 좋아하는 말이지요, 지난 주엔 윤종신이 외국인을 심사할때 영어로 번역하려다 실패한 단어이기도 합니다. 슈스케2에선 허각을 평가하면서, 쟁쟁한 발라드 가수들에 비견해 그다지 희소성이 없다는 말을 하기도 했었지요.

그가 가수 외길을 살아온 오직 음악인으로서의 캐릭터만 가지고 있었다면, 이런 패러디를 할 수 없었겠지요, 예능을 통한 오랜 방송활동을 한 덕분에 개그맨들과도 친분이 두텁고 편안한 이미지를 줬기에 가능한 장면이었습니다.
가수 윤종신을 세워두고, 매니저들이 평가를 한다는 것이 그다지 아름다운 풍경은 아니었는데요, 심사위원으로서 윤종신의 뮤지션의 위용을 떨쳤던 슈스케를 패러디 하면서 심사를 받는 윤종신도 이를 지켜보는 가수와 매니저들까지 화기애애하게 만드는 유쾌한 장면이었습니다.

녹화에 지각한 윤종신은 대본 확인도 미쳐 못한 상태에서 MC자리를 노리는 2인자 박명수에게 잦은 공격을 당했지만 이내 음악인 다운 풍모를 보여줬습니다. 처음엔 박명수에게 번번히 멘트를 뺐겼지만, 중간점검이 무르익으면서 동료가수들의 노래를, 초롱초롱 빛나는 눈으로 진지하게 청취하고 적절한 질문을 던지기도 하면서 전문 음악인 다운 면모를 드러냈지요. 가수들을 잘 리드해나가는 모습이었습니다.

지금도 매달 '월간 윤종신'을 발매하며 가수로서의 왕성한 활동을 보이고 있는 윤종신은 작사 작곡 그리고 프로듀스까지 겸하고 있는 만능음악인인데요, 얼마전 슈스케에서, 작곡이 어렵지 않냐는 질문에, 작곡은 쉬운데 채택이 어렵다는 우스갯소리를 하기도 했습니다. 오랜 예능활동으로 재치있는 화술을 펼치는 윤종신은 슈스케에서 검증되었듯, 음악인으로서의 감각도 남다르지요, 이런 윤종신이기에, 경연을 앞두고 동료를 의식하고 편곡에 부감을 느끼며 예민해질 수 밖에 없는 가수들에게 적절한 조언도 해줄 수 있고 긴장도 풀어줄 수 있을 듯 싶습니다. 실제로 첫 출연 이후 꾸준히 대기실의 가수들을 일일이 찾아가 다독여주고, 편안한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은, 가수이자 음악에 예능인까지 겸비한 윤종신만의 장점일 것입니다. 그 바탕은 가수로서의 교감이겠지요.

이렇듯, 2회만에 점차 자신의 역량을 펼치고 있는 윤종신인데요, 이번 중간점검에서는 가수로서의 무대도 보여줬으며, 또 슈스케 패러디까지 받아내며 더없이 유쾌하게 어울리는 모습으로, 시청자들에게도 훌륭한 볼거리를 제공해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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