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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tertainment On/예능&오락

위태한탄생2, 건방지지 못해서 실패한 김태극




위대한탄생 시즌2(이하 위탄)의 지역 예선을 마치고 위대한 캠프에 돌입했습니다. 예선에서 선발된 137팀 중 최종적으로 30팀만이 이 관문을 통과할 수 있지요. 지금까지 큰 관심을 받았던 수많은 참가자들의 면면을 다시 확인할 수 있는 시간이었는데요, 역시나 멘토제를 표방하는 위탄답게 '기본기를 강화하라'는 미션이 주어졌습니다.

위대한 캠프 자리에서는 확실히 예선에서의 모습보다 한결 향상된 기량을 보여준 이들이 많았는데요, 반면, 변화와 개선을 추구하다보니 오히려 자신만의 개성을 상실한 이도 있었지요. 특히 위탄2 첫 방송에서 여유롭고 엉뚱한 모습으로 깊은 인상을 남겼던 김태극의 모습이 그러했습니다.

위탄2 첫방송에서 김태극의 모습은 여유의 극치였습니다. 오디션에 참가한 사람답지 않게 당차고 거침이 없었습니다.
(이승환) 목소리 좋네요, 일부러 지금 더... (김태극) 아닙니다 반갑습니다.
(윤일상) 의도적으로 웃으시고.. (김태국) 전혀 아닙니다 원래 그렇습니다.


심사위원의 질문을 톡톡 자르고 자기 할말을 하던 모습이나, 심사평에 대해 거침없는 말대답을 보여주던 모습이 독특했지요. 박정현이 칭찬에도 '그런가요?'라며 넉살좋게 받아내기도 했습니다. 또 음정이 불안하다며 기타없이 무반주로 잠시 불러달라고 하자, 급 정색하며 '무반주로요?'로 되물어 심사위원들을 무안하게 하기도 했지요. 이에 이승환이 웃으면서 '그건 안돼요?'묻자 '됩니다'라는 짧은 말로 허락(?)했습니다. 그러더니 기타를 연주하며 첫음을 잡는 여유까지 보일정도였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당돌함에 걸맞게 노래도 좋았습니다. 이효리의 치티치티뱅뱅을 어쿠스틱한 편곡으로 재해석해 전혀 새로운 느낌을 주기도 했고, 무반주로 부른 '사랑이 하는말'은 감미로웠지요. 그의 노래에는 그의 당돌함 만큼이나 자유로운 기운이 묻어났습니다. 심사위원들에게 어떻게 들릴까 연연하지 않고 자신만의 노래를 할 수 있었지요.

이런 김태극을 두고 이승환은 '거침없고 자유분방하다. 지나치면 살짝 기분이 나빠지기도 할 것 같다”며 “미워 죽겠다”는 말과 함께 합격시켜줬습니다. 당돌해서 오히려 심사위원들을 유쾌하게 한 신선한 청년이었습니다.

그러나 위대한캠프에서 다시 만난 김태극은 전혀 다른 모습이었습니다.
방송이 나간후 할아버지한테 엄청 야단을 맞았다는데요, 어른이 말하는데 말을 자른다는 지적이 큰 부담이 되고 말았습니다. 그래서 한결 공손하고 다소곳한 자세로 심사위원들의 지적에도 조심스러워했습니다.
그래서였을까요, 이날 그의 무대에는 예전에 보여줬던 자유로운 기색이 없었습니다. 시선은 불안했고 맥없는 모습이었지요. 당당함은 간데 없고 주눅든 얼굴에선 흥을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무난한 편곡과 부드러운 음색은 여전했지만 자신의 매력이었던 '끼'는 사라졌지요.

무대를 즐기지 못한다는 윤일상의 지적에, 본인도 힘없이 고개를 숙였습니다. 이선희 또한 이전 무대에서 음악을 이끌어나가는 사람이라고 느꼈던 모습을 전혀 볼 수 없었다며 안타까워했지요. '왜 그러시죠'라고 묻는 이승환의 질문에도 아무런 답을 못하고 힘없이 뒤돌아 서야 했습니다.

지난 방송 이후 불손한 태도로 질타를 받았다는 특유의 건방짐을 벗고 겸손해졌습니다. 그래서 틀에 박힌 모습에 머물고 말았지요. 스스로를 억누르려다보니 개성까지도 사라져버린 안타까운 모습이었습니다.

처음 김태극의 모습에서 유쾌함을 느낀 사람도 있겠고 불쾌함을 느낀 사람도 있었을 것입니다. 다행이 당시 심사위원들은, 거기에서 유쾌함과 재능을 봤고 그래서 그를 합격시켰지만, 그의 태도를 견디지 못하는 사람이 많은 것도 우리네 현실입니다. 스스로를 거침없이 들어내보이는 당돌함을 참아주지 못하는 문화때문에 얼마나 많은 젊은이들이 개성을 잃고 평범해졌을지 생각해 볼만한 대목이지요.

어쨌든 그는 이날 미션을 통과했습니다. '오늘 잘했다고 생각하냐'는 박정현의 질문에 '아니오'라고 쓸쓸히 답한 김태극은, 합격이 결정된 순간에도 풀죽은 모습이었습니다. 바로 이런 김태극의 모습때문에 다음 무대가 기대됩니다. 합격의 기쁨보다는 스스로를 펼쳐보이지 못했던 무대를 성찰하는 모습이었지요. 그는 분명 변화를 다짐하고 있습니다.

자신을 마구 드러내는 당돌함과 우리네 정서에 괴리되지 않는 공손함 사이에서, 그는 과연 어떤 접점을 찾아낼 수 있을까요. 답이 없는 문제이고 그래서 흥미로운 포인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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