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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tertainment On/예능&오락

컴백쇼 논란 유승준, 침묵보다 나은 선긋기



13년만에 컴백하는 이본 덕분에 화제를 모았던 SBS플러스의 컴백쇼가, 그 이상의 엄청난 화제를 불러왔습니다. 첫방송을 앞두고 유승준에 대한 이색투표를 벌이기로 했기 때문이지요. 유승준의 컴백에 대한 찬성표가 33%를 넘으면 그의 국내 복귀 절차를 진행하겠다는 것입니다.

'컴백쇼 톱10'의 취지 자체는 좋습니다. 오래전 인기를 구가했던 가수 10팀이 나와 정해진 시간동안의 홍보를 통해 대중에게 컴백을 타진한다는 것인데요, 나는가수다 이후 예전의 명곡과 가수들이 재조명받고 있는 요즘, 여전히 기회를 얻지 못하고 있는 추억의 가수들에게 재기의 기회를 준다는 것은 반가운 일이지요. 하지만 정서적으로나 법적절차로나 논란이 될 수밖에 없는 사안을 이용해 주목받고자 하는 것은 상당한 무리수가 아닐 수 없습니다. 더군다나 당사자가 원하는 것도 아닌데 말입니다.

그런데 어제 유승준의 소속사는 '투표 결과에 상관없이 컴백 의향이 없다'며 선을 그었습니다. 덧붙여 이렇게라도 기억해 줘서 감사하다는 유승준의 소감도 전했지요. 제작진으로서는 당황스러운 반응입니다.

'간보기'라는 말이 있습니다. 간을 본다는 말그대로 여론의 반응이 어떨지 확인해본다는 의미인데요, 유승준으로서도 33%를 넘으면 컴백할 수 있고, 33%가 안되면 그만인 상황이다 보니 조용히 결과를 지켜볼 것이라는 것이 제작진의 예측이었을 겁니다. 자신의 의지가 배제된 '간보기'이니 컴백시도에 도의적인 책임도 없습니다. 
제작진으로도 손해볼 것이 없는 장사였지요. 유승준이 복귀에 성공하건 실패하건 프로그램은 주목받을 수 밖에 없었을테니까요. 제작진 입장에선 어떤 결과가 나오든 이목을 끌 수 있는 상황이었지요.

결국 제작진이 이용하고자 했던 것은, 국내 복귀에 대한 유승준의 미련이었습니다. 유승준이 이번 투표를 두고 침묵함으로써, 암묵적으로 동의할 것을 예상했기에 가능했던 기획이지요.

'강자가 약자를 괴롭힐때 침묵하는 것은 강자에 동조하는 것'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자신의 의사와 상관없이 '간보기'를 할때 침묵하는 것은 밥상이 차려지면 숟가락을 얹어보겠다는 것이 될텐데요.
그러나 유승준은 제작진이 설정한 게임의 법칙을 거부했습니다. 33%만 얻어도 성공이니 불리한 조건도 아니고, 자신이 직접 나선 것도 아니기에, 조용히 침묵하면서 결과를 기다려볼만도 했습니다. 하지만 유승준은 스스로의 미련에 선을 그은 셈이지요.

일단 유승준이 언급된 것만으로도 이미 프로그램은 많은 사람들에게 회자되고 있습니다. 제작진은 가만히 있는 유승준을 이용해 프로그램의 기획단계에서부터 관심을 얻는데 성공했지요. 처음 이 기획안이 보도됐을때 상당수 사람들은 분노의 화살을 유승준에게 돌렸습니다. 그가 왜 그런 지경이 되었는지, 왜 돌아와선 안되는지..오래된 기억을 떠올리며 성토하는 분위기였습니다. 하지만 유승준의 거부 소식이 들려오자 분노의 화살은 이제 제작진에게로 돌려지고 있습니다. 애당초 이번 일을 기획한 제작진이 감당해야 할 분노였습니다.

유승준의 선택이 이러한 제반상황을 고려해서 나온 것인지는 모르겠습니다. 어쩌면 한때 최정상에 있었던 스타의 마지막 자존심이었을 수도 있겠지요.
어쨌든 해당 제작진은,  옛 스타에게는 미련이라는 유혹을.. 그리고 대중에게는 자극과 논란이라는 미끼를 통해 프로그램을 띄우고자 했으나, 옛 스타는 거부로 대답했습니다. 이제 제작진이 답할 차례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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