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Entertainment On/스타&연예

버스커버스커, 허를 찌른 통큰 용기




결국 버스커버스커는 슈퍼스타K3(이하 슈스케)에서 준우승을 차지했습니다. 슈퍼위크에서 탈락했다가 극적으로 Top11에 합류한 이력을 돌이켜보면, 이들의 준우승은 놀라운 이변이겠지요. 또한 우승의 당위가 너무도 강력했던 울랄라세션에 이은 준우승이기에 버스커버스커로서는 대중의 호감까지 챙길 수 있었던 이상적인 결말인 셈입니다.

그런데 준우승 이후 버스커버스커의 행보가 다소 의외입니다. 준우승 인터뷰가 계획됐던 14일, 버스커버스커는 잠정적인 활동중단을 선언한거지요. 슈퍼스타 콘서트에는 참가하지만, 그 외의 다른 활동은 일절 하지 않겠다고 말입니다. 대중의 관심과 기대가 절정에 오른 순간에 이들은 오히려 예상외의 결정을 내렸습니다. 상식적으로 지금이야말로 자신의 존재가치를 더욱 높여야할 중요한 시기일텐데요, 하지만 이런 의외성이야말로 지극히 버스커버스커다운 모습이 아닌가 싶습니다.

버스커버스커의 매력은 사람을 잡아끄는 음악적 감성에 있습니다. 노래하는 장범준의 표정이나 흥겹게 머리를 흔들며 드럼을 치는 브래드를 보고 있노라면 날것 그대로의 음악적 자유가 느껴집니다. 음악에 교과서라는 것이 있다면 이들은 이러한 교과서에서 자유로운 느낌이지요. '처음엔 이들이 기본과 정석이 모자란 팀이지 않나 싶었는데, 생각이 바뀌었다, 기본과 정석을 벗어난 팀이다'라는 윤종신의 평가처럼 말입니다. 그래서 이들의 노래는 신선했고 사람들의 감성을 새롭게 자극할 수 있었습니다.

버스커버스커의 또 다른 매력은 겸손과 양보지요. 상대를 누르려 하기 보단 더불어 빛날 수 있는 배려의 미덕을 보여줬습니다. 그러한 무대를 펼친 직후 탈락했음에도 미련이 없는 환한 웃음으로 돌아섰기에 시청자들은 이들을 강렬하게 기억했고, TOP11에 예기치 않게 결원이 생기자 사람들은 버스커버스커를 찾았지요. 미련없이 떠났기에 오히려 극적으로 돌아올 수 있었던 아이러니였습니다. 그리고 이번 잠정적인 활동중단은 그때의 모습과 맥을 같이 하는 것이겠지요.

슈스케 마지막 무대에서 장범준은 어렵게 장만했던 소중한 기타, '화이트팔콘' 대신 예전의 낡은 통기타를 집어들고 무대에 나섰습니다. 음악인으로서 좋은 악기에 대한 욕심은 본능일텐데요, 그럼에도 초심에 대한 스스로의 다짐이겠지요.
마지막 무대이니만큼 화려한 편곡을 하고 싶은 욕심이 생겼었다면서 그래서 고민이 많아지자, 차라리 소박하고 심플한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가기로 결심했다고 하지요. 버스커버스커라는 이름그대로 거리 공연하듯이 소박하게, 편안한 동네 오빠 밴드같은 느낌의 모습을 보여주겠다며 편안하게 웃는 장범준의 얼굴이 인상적이었습니다. 화려한 스포트라이트에 익숙해지면 초심으로 돌아가기란 쉽지 않을텐데요, 더구나 주위에서 한껏 기대를 갖거나 선망의 눈초리로 바라보면 어깨에 힘이 들어가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하지만 이들의 마지막 공연은 처음과 같았습니다.

활동중단이라는 결단도 마찬가지겠지요.
수천 수만의 사람들에게 갈채와 환호를 받기 전과 후에도 사람이 똑같을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누린 것이 있으면 지키고 싶고, 얻으면 놓을 수가 없는 것이 인지상정이지요. 그렇게 환호와 갈채에 당당해지고 익숙해지며, 또 더욱 갈구하면서 스타로서의 아우라가 형성되어 가겠지요.
그런데 이들 20대의 세 청년은 숱한 욕심을 접고 자신들의 정체성을 돌아보기로 했습니다. 마지막 무대에서 화려함 대신 소박한 모습을 선택했듯, 인기와 유명세에 휩쓸리지 않고 자신들의 음악인생에 대한 정체성을 찾기로 한거지요. 잊혀지는 않을까 하는 두려움, 당장의 이익을 놓치지 않을까 하는 우려는 이들과는 상관없는 걸까요. 상식에 허를 찌르는 이들의 통큰 용기가 대단합니다.

어쩌면 이들은 언제나 처럼 변함없는 모습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예전 '다큐 삼일'에서 장범준이 말했듯, 그곳이 어디든 음악을 하면 되는 것이니 말입니다.

아래 손가락모양은 추천버튼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