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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tertainment On/스타&연예

무한도전이 암시한 종편의 미래는 어떠했나




무한도전의 TV전쟁편은, 추격전을 벌인 전반부와 본격 시청률대결을 벌인 후반부로 나뉩니다. 멤버들은 저마다 자신만의 이름을 건 방송사를 차렸는데요, 전반부에선 이들 중 2개의 방송사만 살아남을때까지 치열한 서바이벌 게임을 벌였습니다.
시작할때, 공격할 수 있는 상대를 배정해 준 후 꼬리물기형식으로 펼쳐진 이 추격전에서 최후까지 살아남은 2인은 유재석과 하하였지요. 공교롭게도 이 두사람은 추격전 전문 예능인 SBS '런닝맨' 출신이라는 점이 이채롭습니다.

후반부에선, 이렇게 살아남은 유재석TV와 하하TV가 물러설수 없는 한판 승부를 벌이게 됩니다. 전반부에서 아웃됐던 멤버들은 자신을 아웃시킨 멤버에게 종속되지요. 이는 결국 수많은 방송국이 생기지만, 이내 치열한 경쟁속에서 각 채널간에 인수합병이 이뤄지고 마침내는 소수의 메이저 채널 위주로 재편 될것이라는 종합편성채널(이하 종편)의 미래를 엿볼 수 있는 대목입니다.

무한도전은 자막을 통해 '두개의 공룡 채널이 탄생'했다는 자막을 보여주지요. 유재석TV vs 하하TV, 이 두 채널은 본격적인 출범을 앞두고 서로간에 신경전이 대단했는데요, 과도한 경쟁탓에 자극적 표현과 폭력성이 난무했으며 서로를 향한 비방과 저속한 표현의 설전이 이어졌습니다. 제작진은 이 상황을 폭력성, 저속표현, 수준미달이라는 빨간색 자막으로 강렬하게 요약해줍니다.

이제 양측은 최후의 결전을 벌이게 됐는데요, 단 1시간동안 생방송을 펼쳐 최후의 시청률로 모든 걸 결정짓는 냉정한 한판 승부입니다.

프로그램을 편성하는 양측의 모습은 대조적이었습니다. 유재석의 참모들은 상대편의 신상공개 등 자극적인 소재를 제시하기도 했지만, 결국 유재석의 주도하에 체계적인 편성을 준비하는데요, 1인자 유재석의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다채롭고 알찬 기획으로 구성됩니다. 반면 하하TV는 회의가 겉돌다가 결국 대형스타 위주의 섭외에 공을 들이게 되지요.
하하 측은 아이돌 위주로 개인인맥을 동원하고자 했지만 여의치 않았는데요, 다행히 소녀시대 써니와 영화배우 송중기의 섭외에 성공합니다. 반면 유재석은 요새 일거리가 없는 소외된 연예인 우승민(올밴)을 섭외해 대조를 이루지요.

다채로운 편성의 유재석 TV와 초특급 게스트로 승부하는 하하 TV. 이들의 본격 격돌이 드디어 시작됐습니다.
초반 기세는 역시 지명도와 인기면에서 압도적인 유재석이 우위를 점했는데요, 하지만 특급게스트인 소녀시대 써니가 하하TV에 등장하자 전세는 순식간에 역전됩니다. 시청자의 선택은 너무도 냉정했지요. 상황이 돌변하자 유재석 TV 역시 기존 편성을 무시하고 변칙 운영에 들어갑니다. 이들의 몸부림도 인기스타의 한방을 당해낼 수는 없었지요. 유재석TV는 위기상황에 몰리게 됩니다. 이 상황에서 유재석은 기획특집 '짝'이라는 뺨때리기 콩트와 시청자를 참여시키는 열린 방송으로 분위기를 반전시키지요. 계속 한명의 스타에게만 지속적으로 의존했던 하하TV는 편성의 한계를 드러내고 맙니다. 이에 하하 측은 사전녹화했던 송중기편을 방출하면서 다시금 기세를 올리지요. 이렇듯 치열한 시청률 경쟁은 막판으로 치달으면서 결국 시청자를 선동하는 광란의 댄스 경쟁으로 이어집니다. 양측은 가뿐 숨을 몰아쉬며 마지막 순간까지 혼신의 힘을 쏟았는데요, 최후의 순간에 최종 병기 '짝의 역습'을 선보인 유재석 TV가 결국 승리를 거두게 되지요. 순간 하하TV는 즉각적으로 방송송출이 중단됩니다. 방송이 중단 된 것도 모른채 하하측에선 마지막 인사를 올렸지만, 하하측에 있던 시청자들은 대부분 유재석 측으로 넘어가지요. 승자 독식은 어쩔 수 없는 결과일 것입니다.

결국 유재석TV는 전국곳곳, 세계 곳곳으로 방송이 송출되는 것으로 이야기는 마무리됐지요. 전반부와 후반부로 나눠서 보여진 이번 특집은 개국을 코 앞에 두고 있는 종편의 미래를 보여주는 듯 합니다. 무한경쟁에 돌입한 방송환경 속에서 서로간의 물고 물리던 숱한 채널들은 결국 대형 채널 위주로 흡수합병되어 더욱 치열한 대결을 펼칠 수 밖에 없으며, 시청률 지상주의 속에서 대형 스타위주와 자극적인 콘텐츠 위주의 방송이 이어질 수 밖에 없다는 것이겠지요. 실제로 이날 방송을 보면, 대형스타 앞에선 알찬 기획도 속수무책이었다는 것이 드러났습니다. 하지만 너무 한명의 스타에 의존하다보면 오래 갈 수 없다는 것을 보여 준 것도 인상적이었지요.
 

그렇지 않아도 '막장'이라는 지적이 많이 나오고 있는 요즘, 종편 출범에 따른 치열한 방송환경은 더욱 자극적인 것을 요구하게 될 가능성이 대단히 높습니다.
하지만 결국 방송의 최종 소비자는 시청자입니다. 사람들이 자극적인 것을 좋아하기에 방송이 자극적인 것을 내보내는 것인지, 방송이 자꾸 자극적인 것을 내보내기에 사람들이 자극적인 것을 더욱 즐기게 된 것인지 그 숙제는 시청자들에게도 남아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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