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사는 세상 2011.11.18 13:10



강용석 의원의 최효종 고소건이 어마어마한 후폭풍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이번 강의원의 고소에 대한 반발이 국민적인 수준으로 이어지자, 한나라당에서조차 선긋기에 나서고 있을 정도입니다.

18일 오전, 한나라당 정태근 의원은 한 라디오방송에서 강의원의 고소는 표현의 자유를 억압한 것으로 말리고 싶지만 방법이 없다고 하소연했습니다. 이미 아나운서에 대한 집단모욕사건으로 출당시켰기에 당의 입장과는 무관하다며 선을 긋고 나선거지요.
그런데 정치인이 말하는 ‘표현의 자유’에 대해 공허한 느낌을 떨칠 수가 없습니다.
요즘의 대한민국에서 표현의 자유가 온전히 지켜졌었는지는 한번 되짚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최근 인터넷 라디오방송인 나는꼼수다(이하 나꼼수)가 큰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기성언론들이 제 역할을 못하기 때문입니다. 일례로, 현직 대통령의 내곡동 사저 논란 이라는 어머어마한 특종에 대해서도 기성언론들은 몸을 사리며 한발짝 물러나는 태도를 보였지요. 이러한 언론의 침묵을 딛고 나꼼수는 사람들의 관심을 살 수 있었습니다.

직전 정권에서였다면, 이런 일개 인터넷 매체로 이만큼의 화제성을 모으기는 힘들었습니다. 막강한 언론들이 해당 특종은 물론 연관기사까지 줄줄이 대대적으로 보도했기 때문입니다. 메이저 매체가 선점한 사안을 미약한 인터넷 방송이 극복하기에는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었지요.
이들 테면 노무현 대통령의 사저를 아방궁으로 묘사했던 보도는 말할 것도 없고, 대통령이 자신의 돈 천만원을 손녀에게 건네준 것에 증여세를 안냈다는 것까지 특종으로 보도되던 시절이었습니다. 하지만 시절이 변했습니다.

매년 국경없는 기자회(RSF)에서 발표하는 세계언론자유지수가 끝없이 추락하고 있는 것도 이러한 우리의 현주소를 대변해주는 것이겠지요. 2010년에는 아프리카 토고, 탄자니아보다도 못한 수준으로 떨어졌습니다.

이러한 와중에 개그프로그램의 코미디를 두고 현직 국회의원이 개그맨을 고소하는 사태가 벌어진 것이지요.

고소대상 개그코너는 사마귀유치원이지만 개그맨 최효종을 인기절정으로 이끈 코너는 애정남입니다. 당초 애정남은 애매한 것을 명쾌하게 정해주면서 큰 인기를 누려왔지만, 스스로 한계를 그었습니다. 바로 ‘쇠고랑 차지 않고, 경찰이 출동하지 않는’일에 대해서만 판정을 해줘왔지요.

지난 서울시장선거를 앞두고 선관위는, 유명인은 투표인증을 할 수 없다는 방침을 세워 큰 논란을 일으켰는데요, 당시 무한도전 김태호피디는 자신의 트윗을 통해 ‘유명인.. 참 애매한 기준인데 애정남 최효종씨가 깔끔하게 정리해줬으면 좋겠다’고 제안했었지요. 하지만 당시 최효종은 조심스럽다, 말을 아끼고 싶다’며 노코멘트 한 바가 있습니다. 애정남은 쇠고랑 차거나 경찰이 출동하는 일까지 감안하지는 않아왔기에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대목입니다. 이러한 최효종에게 쇠고랑과 경찰출동의 위협이 도사리게 된거지요.

루터는 중세 유럽의 역사적 분수령이 되었던 종교개혁을 이끌었는데요, 당초 루터는 종교개혁을 해야 겠다는 숭고한 의지를 가지고 있진 않았습니다. 그냥 자신의 신념을 이야기했다가 교회의 오버스러운 억압과 다른 세력의 찬동 등으로 우연찮게 역사의 중심에 서게 된 것이지요.

마찬가지로 최효종에게 정치적 의지를 기대할 필요는 없습니다. 단지 근래들어, 인터넷 실명제, 인터넷 임시조치제, 이메일 압수수색에 대한 방송위 심의절차 등으로 꾹꾹 눌려온 우리네 표현의 자유가 이번 사태를 통해 폭발했다는 것이 중요합니다.

국민들의 비판과 반발이 거세자 정치권도 긴장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스스로 표현의 자유를 말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지요. 최근 서울시장 선거 결과와 정권말기의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 그동안 우리 안에 억눌려왔던 표현의 자유가 우연찮게 재정립되는 계기가 아닐까 싶습니다. 통제의 억압된 분위기를 깨는 봇물처럼 말이지요.

이미 강의원의 고소 덕분에, 개그콘서트를 모르던 사람들도 최효종을 주목하게 되었고, 우리네 표현의 자유를 되돌아 보고 있습니다. 2011년 대한민국, 상처입고 억눌렸던 우리네 ‘표현의 자유’를 되살릴 수 있는 통쾌한 반전이 될지 지켜볼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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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비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