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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tertainment On/스타&연예

나는가수다 장혜진, 명예졸업보다 더 여운을 준 탈락

 


장혜진은 90년대 감성을 대표하는 여가수의 전설이었습니다. 방송에 좀체 출연하지 않았기에 더욱 신비로운 이미지가 있었지요. 그래서 그녀의 나는가수다(이하 나가수) 합류는 큰 관심과 기대를 모았었지요. 하지만 그만큼 신비로웠던 전설의 이미지가 퇴색된 면도 있습니다.

장혜진은 첫 출연에서 5위를 차지하며 불안한 출발을 보였습니다. '슬픈 인연'을 장혜진 특유의 시원한 고음으로 애절하게 불렀지만, 그다지 좋은 결과는 아니었지요. 그럼에도 가수로서의 자존심을 가지고 색다른 도전을 했었지요. 카라의 '미스터'를 엉덩이춤까지 곁들이며 선보이기도 했고, 한영애의 '누구없소'에선 자신의 특기인 고음 폭발을 절제하며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지요. 하지만 이러한 도전은 각기 7위, 6위라는 부진한 결과를 가져왔고, 이러한 좌절이후 장혜진은 청중의 입맛에 맞는 선곡과 편곡에 집중하는 경향을 보였습니다.

뱅크의 '가질 수 없는 너'를 통해 자신의 장기를 마음껏 선보이며 1위를 차지했을때는 숨소리마저도 아름다운 팝발라드란 평을 들었지만, 비슷한 스타일이 계속되자 시청자들의 반응은 점점 식어갔지요. 그래서 계속 하위권에 머물게 되자 스스로도 부담감은 더욱 커져만 갔고 언제부터인가는 음악적 도전보다는 나가수 생존이라는 명제에 더욱 집착하는 듯 보였습니다. 이는 20년동안 누려온 그녀의 음악적 긍지가 흔들리는 듯한 인상을 줬지요.
그러다보니 그녀의 명예졸업을 앞두고 일각에서는 불명예졸업이라는 비아냥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나는 장혜진이다. 장혜진 답게 마무리 하겠다'
마지막 무대를 앞둔 그녀의 고백입니다.
바비킴의 '사랑..그놈'을 선곡한 장혜진은 마지막 무대라는 아쉬움에 스스로도 감정조절이 힘들었다고 하지요. 무대에 올라서자 눈가는 이미 촉촉히 젖어 있었습니다. 북받쳐 오는 감정에 눈가가 파르라니 떨렸지요. 시작도 하기전부터 터져나오는 복잡한 감정에 혹 실수할까 염려스러울 정도였습니다. 하지만 막상 노래를 시작하자 20년 경력의 관록 그대로 발라드의 감정을 풀어냈지요. 특히 무반주 속에서 시작된 첫 소절에선 읊조림에도 리듬을 실어내는 감성의 절제가 돋보였습니다. 가수로서의 지난 세월을 돌아보게 하는 나가수의 마지막 무대이기에 숱한 감정이 차올랐을텐데요, 하지만 장혜진은 이러한 감정을 자신만의 감성이 빛나는 발라드로 이끌어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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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한 담담한 듯 노래했지만, 끝내 떨려 나오는 숨소리는 어쩌지 못했던 마지막 무대는 이렇게 마무리 됐습니다. 근래들어 줄곧 부진했던 모습을 딛고, 자신만의 진정성을 온전히 전달해낸 무대였지요. 그래서 지켜보는 동료가수와 매니저들은 그녀의 명예졸업을 의심치 않았습니다. 하지만 장혜진은 결국 탈락하고 말았습니다.

지금까지 7라운드라는 기나긴 여정동안 힘겨운 경연을 견뎌내고 명예졸업을 눈앞에 둔 상황에서 벌어진 탈락이기에 더욱 놀라운 반전이었지요. 장혜진의 탈락이 발표된 순간 주변은 무거운 침묵 속으로 빠져들었습니다. 대부분 눈을 감은 채, 위로의 말조차 건네지 못했지요. 바로 옆에 앉았던 인순이도 차마 고개를 돌리지 못했습니다. 그저 굳은 얼굴로 앞만 쳐다볼 뿐이었지요. 하지만, 장혜진은 담담해 보였습니다. 오히려 그녀가 미소로써 주변 사람들을 진정시켜줘야 했지요. 그 편안한 미소 속엔 그녀의 이십년 음악적 긍지가 되살아 난 듯 했습니다.

호주경연 당시만 해도 '아슬아슬하게라도 이상황을 넘길 수 있다면 좋겠다'며 명예졸업에 대한 의지를 불태웠던 그녀는, 마지막 순간이 되자 나가수의 의미 자체에 몰입했습니다. '명예졸업보다 지금까지 왔다는 것이 자랑스럽다'며 말이지요.
그리고 이렇듯 마지막에 아쉽게 좌절한 그녀의 안타까운 결과는, 그녀가 마지막에 보여준 편안한 미소와 더불어 더욱 깊은 여운을 남겨줬지요. 명예졸업 못지 않은 명예로운 탈락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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