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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tertainment On/드라마&시트콤

하이킥3 이적, 긴장감 돋는 섬뜩한 무표정




하이킥3의 첫 시작을 연 것은 이적이었습니다.  미래의 이적은 40여년전의 기억을 회상하며 인터뷰를 했지요. 자신의 저작 '하이킥 짧은 다리의 역습'을 소개하면서 책 속 등장인물 중에는 이적의 아내가 있다며, 이를 추리해보며 또 다른 읽을 거리라고도 했습니다.

본격 연기는 처음인 이적인데요, 이야기의 출발점에 놓여 있기도 하고 매회 방송이 끝날때 마다 그의 목소리가 담긴 노래가 흘러나오며 또 극의 나레이션도 맡고 있기에, 하이킥에서 이적이라는 존재는 상당히 익숙합니다. 하지만 그동안 그의 에피소드는 별반 없었는데요, 어제 방송분에선 짧은 분량임에도 깊은 존재감을 남기며 에피소드의 중심에서 반전을 이끌어 냈습니다.

모처럼 이웃들이 둘러앉아 고기파티를 하려는데 마침 이적도 후배 윤계상과 논문검토를 위해 찾아오지요. 그런데 급작스런 정전이 발생하고 이 짧은 순간에 누군가 계상과 내상의 엉덩이를 걷어차는 사건이 발생합니다. 안내상은 평소 앙숙이던 백진희를 범인으로 몰아가려했으나 증거가 없어, 진실 규명은 미궁 속에 빠져들지요.
이때 엉뚱한 강승윤은, 소설 'ABC 살인사건'처럼 이름의 이니셜 순서대로 범행이 계속 이어질 수도 있다는 추측을 내놓습니다. 계상과 내상이 차례로 차였으니 다음 이내셜이 범행대상이 될 수 있다고 말이지요. 그러자 줄리엔은 자신의 한국이름이 '강다구'라며 우려를 표합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줄리엔도 땅굴에서 기습적으로 엉덩이를 걷어차이게 됩니다. 그리고 그 범행 현장에선 계상->내상->다구 라고 적힌 쪽지가 발견되면서 사람들은 긴장하게 되지요. '맹순'이라는 아명을 가진 박하선은 특히 공포스러워 합니다.

어두운 밤 홀로 골목길을 걷는 박하선의 등 뒤로 누군가가 빠르게 접근해 발길질을 날리는 찰라 윤계상이 그 발을 잡아 챕니다. 범인의 발목을 잡은채 윤계상이 말하지요, '역시 범인이었군요... 선배'라는 계상의 말에 얼굴을 휙 돌린 건 뜻밖에도 '이적'이었지요. 아무 것도 담기지 않은 듯한 이적의 무표정은 추리극의 정점에서 긴장감을 불러오기에 충분했습니다. 빠르게 고개를 돌려 정체를 드러냈으나 그 빠른 동작에 어울리지 않는 차분한 무표정이 섬뜩했지요.


흔히 연기초보들이 하는 큰 실수는 과도한 감정 표현이지요. 감정표현에 집착하다보면 표현이 과장되기가 쉽습니다. 그래서 감정을 폭발하는 연기보다 감정을 감추는 연기도 더 어렵기 마련입니다. 긴박한 카메라 워크 상황에서 이적은 정체가 탈로난 범인 답지 않게 고요한 눈빛을 보였습니다. 마치 영화속 싸이코패스가 범죄에 대해 아무 감정을 느끼지 못하고 무덤덤하듯 말입니다. 물론 이적의 로우킥이 중범죄는 아니지만 극박한 전개에 긴장감을 고조시키는 반전에 딱 적당한 연기였지요. 이내 범행의 동기를 회상하는 모습이나 범행을 결심하는 장면에서도 특유의 내면 연기가 인상적이었습니다.

첫 연기 도전 답지 않게 차분한 연기력이 돋보였던 이적인데요, 사실 그의 연기력은 자신의 4집 수록곡 '다툼'의 뮤직비디오에서도 호평을 받은 바 있습니다. 다툼의 마음이 사랑의 마음으로 변해가는 과정을 섬세한 연기로 뮤직비디오에 담아냈지요. 당시 이적은 무정한 듯 담담한 얼굴 속에, 격정과도 같은 분노를 함께 담아 냈습니다.

이적의 연기를 보고 있노라면, 웃기는 장면에서조차 진지한 연기를 펼쳐 더욱 웃음을 줄것 같은데요, 어쩌면 하이킥3의 새로운 다크 호스로 등극할 것 같은 예감을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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