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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tertainment On/드라마&시트콤

하이킥3 윤지석, 남자들의 위기를 부르는 지극정성




박하선을 위한 윤지석의 지극정성이 끝없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박하선이 고영욱과 만나던 시절, 고영욱은 박하선에게 싸구려 목걸이를 선물했었는데요, 이 목걸이가 박하선의 피부를 괴롭히자 남몰래 백금 목걸이로 바꿔줬던 윤지석인데요, 그 마음 씀씀이는 연인이 되고 나서도 변함이 없습니다.

발렌타인데이에는 초콜릿이 넘쳐납니다. 학생들로부터 한아름 초콜릿을 선물받은 윤지석에게 무언가 남다른 의미를 전해주고 싶었던 박하선은, 직접 초콜릿을 만들기로 결심하지요. 인터넷을 검색하며 작품을 구상하더니, 정성스레 설계도를 만들고 이를 바탕으로 기어이 이쁜 초콜릿 케이크를 완성합니다. 늦은 밤부터 시작된 작업은 훌쩍 밤을 넘겨버렸지요. 그런데 박하선은 이 케이크를 택시에 두고 내리고 맙니다. 너무도 속상한 마음에 택시회사까지 찾아가보지만 결국 찾을 수가 없었지요.

안타까워하는 박하선을 위로하고자 윤지석은 우연히 접하게 된 설계도를 보고 손수 케이크를 만들어 냅니다. 그리곤 잃어버린 케이크를 찾았다며 박하선에게 내놓지요. 하지만 박하선은 한눈에 그 케이크가 자신이 만든 게 아니라는 걸 알아봅니다. 케이크의 지붕색깔이 달랐기 때문이지요. 그럼에도 너무 이쁘게 만들었다며 감탄해주고 고마워 해주는 윤지석의 모습을 보며, 이 남자의 절절한 애정을 새삼 확인하지요. 그래서 박하선은 이 남자에게 무언가를 해주지 않고는 견딜 수가 없었습니다.
숫기도 없고, 노래도 못하는 이 여자는 기어이 생판 모르는 많은 사람들이 지켜보는 가운데서, 이 남자가 좋아한다는 노래를 불러주지요. 아이유의 좋은 날을 부르는 박하선의 모습은, 다른 사람들의 눈에는 우스꽝스러웠지요. 수줍음을 억지로 참고 고래 고래 노래하는 박하선을 보며 사람들은 민망해하며 웃었지만, 윤지석은 격한 감동에 홀로 브라보를 외칩니다. 그에겐 최고의 발렌타인데이 선물이었습니다.

한때 개그콘서트의 애정남에서 최효종이 여자에게 일방적으로 유리한 데이트비용분담법, 가사분담법 등을 제시하면서 남자들의 공분을 자아낸 적이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지극한 정성을 다하고 있는 윤지석의 모습은 이땅의 연애남들을 곤경으로 내몰기에 충분합니다. 윤지석의 연애행각을 보고 있노라면 '왜 너는 저렇게 못하냐'는 여성들의 핍박에 당면한 뭇 남성들의 절규가 들어오는 듯합니다.

아마도 잘난 남자가 윤지석의 이야기를 접하면 이런 말을 할 것입니다. '남자는 처음 사랑에 빠지면 도파민이라는 호르몬이 분비된다. 도파민은 환각물질이다. 다시 말해 남자는 제정신이 아니라서 그렇게 잘해주는 거다. 시간이 지나면 환각물질도 약발이 떨어질 것이고, 남자는 제정신으로 돌아온다. 그때가 되면 여자는 너무도 변해버린 남자에게 더 큰 실망을 할것이다' 이런 말을 하는 남자를 보고 있노라면 한가지 사실을 새삼 확인하게 됩니다. 말 잘하고 잘난 남자는 사랑 받기 힘들다는 점을 말이지요.


경쟁력있는 남자라면, 그런 류의 지식보다는 오히려 '여자는 작은 것에도 감동한다'는 말을 기억할 것입니다. 박하선의 마음을 움직인 것은, 윤지석이 큰 돈을 썼거나 거창한 이벤트를 벌였기 때문은 아니겠지요. 그저 자신을 얼마나 아끼는지를 실감하게 해주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는 작은 행동으로도 충분히 느끼게 해줄 수 있는 부분입니다. 이를테면, 여자친구에게 빨간색 핀이 더 어울릴지 핑크색 핀이 더 어울릴지 진지하게 반응해주거나, 여자친구의 얼굴빛이 어두울때 그것을 놓치지 않고 관심을 기울이거나 혹은 몇년전에 함께 했던 추억의 한자락을 소중히 떠올려주는 것처럼, 작은 것이면 아마 충분할 것입니다. 주변의 작은 것을 돌아볼 수 있을때 행복은 더 가까이 다가오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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