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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tertainment On/드라마&시트콤

하이킥3, 경직된 시트콤에 가한 황정음의 역습



하이킥3에서 지난 시즌의 주역들이 꾸준히 까메오로 나서고 있습니다. 정보석, 신세경, 윤시윤에 이어 어제는 황정음이 나섰는데요, 그동안 하이킥3에 출연하고 싶다고 밝혀왔던 황정음은, 예전 지붕킥의 모습 그대로 돌아와 그 시절의 재미를 톡톡히 되살려냈습니다. 덕분에 너무 진지하고 정극같은 분위기가 이어지던 하이킥3에 모처럼 시트콤의 재미를 쏠쏠했지요.

때로는 차갑고 철부지 같기도 하지만 단순하면서도 푼수끼 있는 허당스러움을 가졌기에 매력적일 수 밖에 없었던 캐릭터 황정음, 하이킥2에선 알바로 학비를 버는 평범한 대학생이었지만 이번에는 잘 나가는 재력가의 영애로 돌아왔습니다. 번쩍번쩍 빛나는 외제차에 20cm에 이르는 하이힐 그리고 귀티나는 개까지 동반하며 화려하게 등장한 그녀는 학교 이사장의 외동딸이라지요.  세상 무서울 게 없는 철부지 공주의 등장에 교감선생은 쩔쩔 매며 그녀를 떠받들 수 밖에 없었고, 학교선생님들도 조심스러울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녀의 존재 탓에 교무실이 썰렁한 가운데, 지각 때문에 황정음의 정체를 모르는 윤지석은, 그녀에게 개를 치우라고 나무라지요. 늘 접대를 받는 것에 익숙한 그녀로서는 이런 윤지석의 태도에 기분이 상했지만 그만큼 남다른 관심도 생기게 되는데요, 이런 윤지석이 우연찮게 황정음의 개를 구해주더니 손수건만 건네주며 휙 돌아서 가버립니다. 순간 황정음은, 자신에게 관심도 보이지 않고 다소 까칠한 이 남자에게 급격히 관심이 쏠리지요.

윤지석에게 반한 황정음은 필살 애교를 작렬시키며 예전 하이킥2의 가벼운 시트콤 분위기를 되살려내지요. '정음이 삐짐'하며 야무지게 고개를 돌리는 유치한 동작부터, 윤지석에게 안주까지 먹여주며 '이이이잉'이라며 떼쓰기도 마다하지 않더니. '윤땜이 정음이 땀(쌈) 하나만 따주시면 안돼요, 땀하나만 사주세요 아아아~땀'이라며 필살기 토끼 애교까지 선보이지요, 특유의 '됐고~'도 잊지 않습니다. 지극히 개성있고 특이한 시트콤 캐릭터의 전형이지요.

이런 황정음의 못말리는 행동은, 순한 박하선의 마음을 들끓게 하는데요, 두 여자의 대결은 노래방에서 불붙기 시작합니다. 윤지석을 사이에 두고 서로 커플댄스를 추고자 오버스러운 시트콤 연기를 펼치며 강력한 웃음을 선사했지요. 두 여자의 대결은 결국 화장실에서 폭발합니다. 살짝 물을 튀긴 것으로 시작된 두 사람의 싸움은, 서로 물을 마구 끼얹으며 화끈한 몸싸움으로 발전하지요. 이때 등장한 윤지석은, 애지중지 박하선을 달래며 황정음에게 호통을 칩니다. 이런 윤지석의 행태에 설움을 느낀 황정음은 샘나서 그랬다며 눈을 부라리고, 이에 박하선도 '나도 너처럼 귀여운 애가 탐내서 불안했다'며 분위기는 급반전지요, 이내 두 여자는 낯가지러운 것도 잊고 화기애애하게 서로에게 방긋 웃는데요, 억지스러울 수도 있는 이러한 관계의 돌변은, 아무생각없이 즐길 수 있는 시트콤만의 특권입니다. 그동안 너무 진지한 스토리라인을 추구해온 하이킥3에도 이렇듯 일탈과도 같은 가벼운 웃음이 더욱 필요할 듯합니다.

박하선과 윤지석의 러브라인에도 이러한 도전은 괜찮아보입니다. 다사다난한 불안정성이 연인들의 관계를 위협하는 것 이상으로, 너무도 안정적인 관계또한 연인들의 관계를 위협합니다. 갈등도 없고 위험도 없는 평온한 일상이 이어질때 오히려 애정은 시들해지고, 스토리도 맥을 잃지요.
두 사람과 작별하던 황정음이, 기습적으로 윤지석의 뺨에 뽀뽀를 날리고 달아나자, 박하선은 윤지석의 뺨을 쓱쓱 문지르며 자신의 남자를 단속하는데요, 그 손길에서 애정은 더욱 깊어지겠지요.

하이킥2에서 푼수끼 넘치고 허영심 많지만 마음은 순수했던 황정음이 모처럼 애교를 작렬시키며 짧지만 굵은 여운을 남기고 갔습니다. 하이킥3의 히로인 박하선과 세트로 오버스러운 시트콤 연기의 진수를 보여줬지요. 떄론 황당하기까지한 애교에 어이없다가도 결코 미워할 수 없는 다분히 시트콤스러운 모습이었습니다. 역시 하이킥에는 생각없이 편안히 즐길 수 있는 개그와 웃음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