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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tertainment On/드라마&시트콤

하이킥3 에피소드 많아도 남는건 박하선뿐




하이킥3는 늘 2개의 에피소드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두 편의 이야기가 동시에 진행되는 셈인데요, 시트콤의 특성상 많은 캐릭터들을 살리기 위해서는, 이런 동시 진행이 효과적입니다. 이렇듯 저마다의 캐릭터들이 골고루 돌아가며 에피소드를 이끌면서 제 각기 캐릭터를 구축해나가야 되는데요, 하지만 하이킥3에선 압도적으로 강력한 캐릭터가 있습니다. 바로 박하선이지요. 하이킥3의 초중반부터 에이스로 부각된 박하선은, 시트콤의 인기와 웃음을 견인하며 나홀로 존재감을 뽐내고 있습니다.

시트콤답지 않게 진지한 스토리에 집중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는 하이킥3에서 박하선은 유독 최고의 웃음을 끌어내고 있습니다. 시트콤에 잘 맞는 과장된 표정연기와 변화무쌍한 성격에 과감한 몸개그도 마다하지 않는 활약 속에서, 박하선은 방송분량이나 에피소드도 가장 많이 차지하고 있지요.

가장 많은 에피소드를 이끌고 있는 박하선이지만, 에피소드의 주인공이 아닐때 조차 단연 돋보이는 에이스입니다. 어제 방송의 경우에도 에피소드의 주인공은 각각 백진희와 크리스탈이었지만, 가장 눈길을 사로잡은 것은 박하선이었습니다. 스토리의 축이 아니었지만 존재감은 단연 최고였지요.

보건소 알바와 취직공부를 병행하며 힘든 타향살이를 하고 있는 백진희는 윤계상에 대한 짝사랑의 상처까지 겪으며 고달픈 나날을 보내고 있는데요, 이를 안쓰럽게 여긴 박하선은, 백진희의 짝을 찾아주고 싶어합니다. 그래서 백진희를 이적과 연결시켜주려고 하지요, 하여 두 사람을 불러낸 자리에서 서로의 인연을 강조하며 어설픈 중매쟁이 역할에 나서는데요, 두 사람에 대한 칭찬을 늘어 놓으며 두 사람의 성향은 물론 외모도 서로 닮았다며 억지로 끼워맞추지요. 박하선의 과도한 몰아가기에 백진희는 떨떠름해 했는데요, 하지만 박하선은 이런 백진희를 다그치며 2차를 가자고 나섭니다. 그런데 분위기를 잡던 박하선이 그만 계단에서 심하게 구르고 말지요. 두 다리가 완전히 들릴정도로 화끈하게 굴러떨어진 박하선은 벽에 머리까지 부딪치며 중상을 입는데요, 백진희와 이적은 깜짝 놀랐으나, 박하선은 천연덕스럽게 일어나, 몽롱한 표정으로 2차를 가자고 채근합니다, 마치 술에 취한 듯, 충격으로 제정신이 아닌 상태를 제대로 표현해 냈지요. 하지만 머리에서 피가 흐르자 이내 기절하고 말지요.

이후 병원으로 급하게 후송된 박하선은, 홀로 응급처지실에 실려갔는데요, 백진희와 이적이 문밖에서 초조하게 기다리는 와중에, 박하선이 엉금엉금 기어나오지요, 놀라는 간호사들과 백진희에게로 박하선은 이걸 깜빡했다며 두 장의 뮤지컬 티켓을 내놓지요. 눈이 풀려 정신이 없으면서도 '둘이 꼭 보러가세요'를 외치며 그녀는 다시금 응급실안으로 끌려 들어갔습니다.

이날 에피소드의 축은, 백화점 사장으로 깜짝 출연한 김범과 크리스탈의 이야기, 그리고 백진희와의 만남이 싫지 않은 이적과 이 만남이 버거운 백진희의 이야기였지요. 하지만, 시트콤의 재미를 짧고 굵게 안겨준 이는 역시나 박하선이었습니다. 예쁘고 다정다감하지만, 어딘가 모르게 어설프고 엉뚱한 박하선은 다양한 표정연기와 오버액션 그리고 이쁘지 않은 모습도 마다하지 않는 화끈한 몸개그까지 연일 하이킥을 살리고 있습니다. 에피소드의 주인공이 아니어도, 가장 든든하면서도 강력한 존재감을 뿜으며 에이스로서의 면모를 드러내고 있지요. 하지만 나홀로 에이스이기에 하이킥3가 전편 같은 화제를 이끌기에는 한계도 있습니다. 하이킥1에선 야동순재, 박해미, 정일우, 김범, 박민영이 골고루 큰 사랑을 받았고, 하이킥2에선 쥬얼리 정, 신세경, 황정음, 윤시윤, 최다니엘 등 다양한 캐릭터들이 저마다 사랑을 듬뿍 받았던 것에 비해, 하이킥3에선 홀로 분전하는 박하선의 캐릭터가 외로워 보입니다. 하이킥3의 기둥격인 안내상의 캐릭터가 사랑 받지 못한 것이 가장 큰 부담이고, 다른 캐릭터들도 시트콤답지 않게 정극 캐릭터가 되어 버린 것도 독이 되었지요. 이제 종영까지 10여회밖에 남지 않은 하이킥3, 그동안 숱한 스타를 배출한 하이킥 시리즈였지만, 하이킥3가 남긴 것은 최고의 팔방미인 박하선 뿐이 아닌가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