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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tertainment On/스타&연예

불후의명곡2 노브레인, 삐뚤어진 무대에 한숨 나와도




불후의명곡2 김건모 편에선 성훈이 사상 최다득표, 최다연승로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2주간에 걸쳐 방송된 김건모 편의 첫무대를 열었던 가수는 디셈버의 DK였는데요, DK는 첫출연에서 1승도 거두지 못하는 아쉬움을 남겼습니다. 그런데 무대를 마친 후 소속사 사장님이 전화를 해 결과를 물어보자, '결과는 늦게 나온다'고 둘러댔다며 좌중을 웃겼습니다. 그만큼 경연의 성적은 늘 부담스러울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그리고 경연의 결과에 부담이 버거워지면 새로운 도전은 위축될 수 밖에 없을텐데요, 그런데 이날 특이한 무대콘셉트로 자신이 하고 싶은 스타일을 선보이며 과감히 도전에 나선 팀이 있습니다. 바로 노브레인인데요, 이들은 대중의 취향에 연연하지 않고 상당히 파격적인 무대를 펼쳐 보였지요. 다소 충격적이기까지 했습니다.

노브레인은 김건모의 '첫인상'을 선곡했는데요, 스스로 '삐뚤어지고 일방적인' 사랑노래라고 소개한 노브레인은, 장엄한 장송곡 풍의 전주에 맞춰 처절한 하드코어의 창법으로 절규하듯 노래했습니다. 굵게 찢어지는 음색은 다소 듣기에 거북한 면도 있었고 어두운 곡해석이 생소하기도 했지만, 그래서 원곡의 느낌을 완전히 털어낸 자신만의 노래를 완성시킬 수 있었지요.

원곡에서 처음 만난 상대와의 짜릿한 교감을 표현한 '아무런 말도 필요치 않아'라는 가사는 이들의 절규 속에서 일방적이고 병적인 집착으로 표현됐습니다. 방송 자막도 빨간색의 섬뜩한 글자로 적절히 표현해 줬지요. 기타를 물어뜯는 모습 역시 이제껏 볼 수 없는 장면이었습니다.

노브레인의 무대에 대한 김구라의 해설이 압권이었는데요, 원곡에선 밝고 아름다운 첫사랑의 느낌을 살렸다면, 이들의 노래 속에선 첫사랑의 상대를 장롱 속에 가둬 놨을 것 같은 느낌이라고 했지요. 확실히 암울하고 엽기적인 무대였습니다. 그래서 더욱 기억에 남는 마력이 있었지요.

그동안 밝고 경쾌하며 신나는 편곡으로 수없이 불리워졌던 김건모의 첫인상은, 노브레인만의 곡해석과 연출로 새롭게 태어났습니다. 뱀파이어의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이야기로 그려냈다는 이들의 발상도 흥미로운데요, 무대를 마친 이들의 소감도 인상적이었습니다. 그 동안 감히 넘볼 수 없었던 분야를 자신들만의 것으로 완벽히 보여준 것 같아 대단히 뿌듯하다고 했지요. 이들의 무대를 지켜본 소속사 사장은 '무대가 너무 짜릿짜릿했다'고 짧게 평했다는데요, 하지만 뒤돌아서던 사장님은 한숨을 짓고 말았다고 합니다. 소속사로서는 대중성을 의식할 수 밖에 없었겠지요.

나는가수다에 합류했던 자우림은 초반에 의외의 혹평에 직면한 바 있습니다. 그럼에도 자우림은 매회 전혀 새로운 도전을 계속 했었지요. 때로는 퇴폐적인 매력을 발산하기도 했고, 때로는 신비주의적인 분위기를 풍기기도 했습니다. 그러는 과정 속에서 색다르고 신선한 도전은 서서히 인정받기 시작했고 결국 명예졸업으로 이어졌지요.

이렇듯 다양한 도전과 다양한 색깔의 음악이 공존할 때 우리의 가요계는 더욱 풍성해지고 깊이는 더해질 것입니다. 이날 불명의 제작진은 노브레인의 무대와 그 뒷이야기를 상당히 비중있게 편집했습니다. 그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무대라는 극찬도 이어졌지요. 기존의 정서와 기존의 상식, 기존의 음악을 넘어서는 새로운 도전을 수용할 수 있는 문화가 자리잡을 때 우리의 문화는 더욱 활기를 띌 수 있겠지요.

록밴드 노브레인은 그동안 자신들이 추구했던 펑크록과도 다른, 새로운 색깔을 과감히 보여줬고, 그 자체에 상당히 만족해 하는 모습이었지요. 대중의 취향과 경연의 성적에 얽매였다면 보여주기 힘든 무대였지요. 이들이 보여준 삐뚫어지고 일방적인 사랑이야기에 소속사 사장님은 한숨 짓기까지 했지만, 이들의 도전 덕분에 불후의명곡이 한층 진화하고, 우리네 가요계도 진화하는 것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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