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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tertainment On/스타&연예

신사의품격, 개콘마저 꺾은 강렬한 프롤로그

 

 

 

 

신사의품격이 제대로 순항중입니다. 불혹에 접어든 네 남자, 하지만 그 혈기만큼은 청년 못지 않은 네 남자, 이들의 모습은 처음엔 생소했습니다. 현실과 동떨어진 듯한 괴리감에 어색하기까지 했지요. 남자 넷이 세련된 레스토랑에 둘러앉아 우아하게 브런치를 즐기는 모습은 지금의 40대 중년에겐 찾기 힘든 생뚱맞은 모습이지요. 신사의 품격 방송 초반, 몸에 맞지 않는 옷을 입은 듯 어색했던 주연 장동건의 모습은 아마도 이런 낯선 풍경 또한 큰 작용을 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지난주 일요예능의 강자 개그콘서트를 꺾고 20%대의 시청률에 진입할 정도로 신사의 품격은 확고히 주말 드라마의 선두자리를 차지했는데요, 이는 본방송보다 더 흥미로운 프롤로그의 덕이 큽니다.

 


신사의 품격은 본 내용의 시작전 네 남자의 화끈하고 진솔한 에피소드로 시작합니다. 신사의 품격 제작사인 화앤담픽쳐스는 '프롤로그에서는 남자들끼리만 모였을때 과연 무슨 Story를 하는 지 궁금해하는 여자들의 속 마음을 대변해 그들만의 전세계를 보여주려고 노력했다'고 밝혔는데요, 소소한 에피소드지만 이 네 남자로 시작되는 프롤로그에는 신사의 품격이 보여주려는 남자들의 이야기가 숨어 있는 셈입니다. 여자들앞에선 신사일지라도 남자들끼리 모였을 땐 어린애 처럼 철없어 보이는 좌출우돌 중년 4인방의 이야기를 풀어내는 것이지요.


첫 프롤로그에서 4인방은 상가집에서 눈에 확 띄는 미인들에 혹해 정신없어 보이는 철부지들 같았습니다. 두번째 프롤로그에서 그 어느것에도 미혹되지 않는다는 나이 불혹에 대해 설파하는 김도진(장동건 분)의 설교가 무색하게 하의실종 아가씨에게 눈을 떼지 못하는 우스꽝스런 네 남자의 모습이 그려졌지요. 그렇게 철없어 보이던 네 남자의 에피소드는 3회, 클럽에서 부킹한 아가씨가 알고보니 대학동창의 딸이었음을 알고 아연실색해 도망쳐나오는 우스꽝스런 모습을 그릴 때부터 빵터지기 시작했습니다.

 

 

90년대 학번의 남자라면 누구나 공감할 당구장 내기, 미팅에서의 폭탄제거를 위한 몸부림, 목욕탕에서 저마다 멋내기 방법 등 중년의 공감을 끌어낼 수 있는 소소한 재미들이 곳곳에 포진되어 있지요. 미팅에 나온 폭탄을 피하기 위해 저마다 내놓은 궁여지책은 보는 이를 박장대소하게 했고, 잘생기고 모든 것이 완벽해 보일 것만 같은 김도진이 '난  김또진이야 후덴찌후다이 먹을래 아 마딨따'라며 혀 짧은 소리를 냈을 때는 안방극장을 초토화시키고 말았지요. 언제든 웃길 준비가 된 듯, 빵빵 터지는 프롤로그는 시선을 잡아끌기 충분합니다.

 


 

또 신사의품격에선 유난히 웃음이 빵터지는 패러디들이 많습니다. 그리고 이 패러디도 프롤로그에 유난히 많습니다. 4회 고등학생시절로 돌아가 교무실 끌려와 야단을 맞는 4인방앞에는 낯익은 인물이 있었지요. 김도진에게 '너 혹시 부산에서 나 본 적 없냐 아버지 뭐하시냐'고 묻는 선생님역할은 영화 친구에 나왔던 김광규가 등장해 패러디의 깨알같은 재미를 살렸습니다. 이정록의 결혼을 위해 함진아비를 자청했던 세 친구는 돈 많고 예쁜 신부의 친구들에게 유례없이 함진아비가 노래를 부르는 굴욕도 감수했는데요, '누님들 미디움템포 괜찮으세요'라며 김민종이 선보인 곡은 90년대 김민종이 활약했던 듀엣 더블루의 히트곡 '너만을 느끼며'의 한 대목이었지요. 해당 배우의 과거를 드라마에 직접 차용하는 보기드문 깨알재미를 주고 있습니다. 8회 X세대였던 그 떄의 시대상을 보여주기 위해 당시 '엄마의 바다'로 스타덤에 오른 배우이자 실제 장동건의 부인이기도한 고소영의 기사가 비춰지며 간접출연의 재미까지 보여줬지요.

 

 

영웅본색의 ost가 흐르는 비장한 가운데 당구내기를 하는 그들의 모습, 스타를 하며 부인에게, 애인에게 온 전화도, 또 한때 남자들의 로망이었던 전지현의 방문을 알리는 전화도 받지 못할 정도로 긴박한 게임 상황에 몰입한 채 매진하던 그들도 테란의 황제 임요환의 방문을 알리는 전화에는 뒤도 안돌아보고 자리를 박차고 달려나가지요.


지금의 40대가 청년시절을 겪으며 누구나 한 번쯤을 느껴봤을 장면만을 신사의 품격은 쏙쏙 뽑아내며 공감대 형성에 성공하고 있습니다. 프롤로그를 놓치지 않기 위해 드라마의 시작을 광고시간부터 기다린다는 사람, 프롤로그들만 따로 모아서 다시 보고 싶다는 사람까지...신사의 품격 프롤로그는 이번 회엔 또 어떤 우스꽝스러우면서도 공감가는 장면을 그려낼까 궁금증을 자아냅니다. 중년 4인방 또한 프롤로그 촬영이 기다려진다고 할 정도로 흥미로운 프롤로그, 본 방송이 시작도 하기 전부터 TV앞에 자리를 잡게 하고 이미 보고 있던 프로그램마저 채널을 돌리게 만드는 흥미로운 이 프롤로그가 신사의품격 성공의 일등공신이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