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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tertainment On/스타&연예

신사의품격, 야한 남자가 보여준 의외의 순정

 

                 신사의 품격 느껴진 장면

 

 

신사의 품격 제작발표회에서 김은숙작가는 작정하고 야하게 쓰겠다고 공언한 바 있습니다. 그리고 정말로 그 공언대로 진하고 야한 40대의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지요. 그 중심에는 김도진(장동건 분)이 있습니다. 자고 싶다는 말을 너무도 쉽게 꺼리낌없이 말하는 41살 김도진의 사생활은 상당히 외설스러운 면이 있습니다. 바로 그런 이유로 임메아리에게 서이수와의 연애현장을 들켰을때 김도진은 살짝 민망해 했지요, '내가 여자관계 복잡한 거 다 알겠지만 이번만은 진심이다'며 메아리에게 변명아닌 변명까지 해야 했습니다.

 

야했던 남자, 김도진은 진짜 사랑에 눈을 뜨면서 의외의 순정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메아리에게 쑥스럽게 변명했듯 말이지요. 그동안의 모습과 확실히 차별화되는 모습입니다.

 

계속 엇나가기만 했던 두 사람의 마음이 이제야 제대로 만나게 됐습니다. 사치스럽게 신지 말고 가치스럽게 신으라며 선물했던 구두 한 켤레에도 섬세한 마음을 담았었기에 쉽게 상처 입었던 41살의 남자와 늘 자신보다는 주변의 안녕과 평화를 신경썼기에 자신의 마음을 잘 몰랐던 36살의 여자는, 복잡하게 꼬였던 서로의 인연을 기어이 풀어낼 수 있었습니다. 바로 두 사람이 처음 눈빛을 마주했던 장소에서 말이지요.

 

 

서이수에게 상처를 받은 후, 번번히 그녀를 바람맞추며 만남을 거부했던 김도진은 '이번 선약은 서이수씨예요'라며 그녀에게 마음을 열었고, 늘 표현에 서툴렀던 서이수는, 유리창 너머 김도진을 향해 입을 맞추며 자신의 마음을 행동으로 보여줬습니다. 비로소 두 사람이 연인으로 마주한 순간이지요.
'댁같은 놈이 뭐가 좋다고..지금 이 고백도 받아달라는 거 아니니까 생까고 싶으면..'이라고 말하는 서이수의 투정을 잠재우는 김도진의 입맞춤엔 중년의 품격이 엿보였습니다. 하지만 '언제부터 내가 좋았냐'고 묻는 김도진의 모습에선 소년의 순박함도 보여졌지요.

 

본격적인 데이트 첫 날, 그녀의 학교까지 찾아와 서이수를 당황하게 만든 김도진은 서이수에게 응석을 부리지요, 자신을 짝사랑해달라고 말입니다. 태산이한테만 하고 나한텐 안하냐며 친절하게 '짝사랑 매뉴얼'까지 제시하지요. 정말로 짝사랑의 순정을 느껴본 사람만이 작성할 수 있는 초절정 판타지 버전이었습니다. 이 치명적인 메뉴얼을 읊어주는 김도진의 얼굴엔 귀여운 소년의 심술이 확연했지요, '...만약 날 보게 되더라도 먼발치에서 하염없이 지켜본다. 애~~틋하게....' 이 뜨겁게 눈을 감으며 [애틋하게]라고 말하는 배우 장동건의 얼굴에선, 그의 십년전 드라마에서조차 볼 수 없었던 로맨틱코미디의 왕자다운 면모가 확연히 드러났습니다.

 

 

또 '가까이서 보면 더 멋있어요. 자세히 보면 숨막히고...' 농담같은 대사가 장동건의 입에서 나오자 중년의 품격이 느껴집니다. 애당초 김은숙 작가가 기획했던 신사의 품격은 이런 모습이 아닐까 싶습니다.

가끔 예고없이 불쑥 찾아와 설레이게 하라는 메뉴얼7번에 따라 김도진의 집을 향하는 서이수의 발에는 언젠가 김도진이 돌처럼 던졌던 마음이자, 진심의 증거인 빨간구두가 신겨져 있었습니다. 사랑하는 이를 설레게 하기 위해 말이지요. 그를 위해 이쁘게 차려입은 채 수줍게 문앞에 선 서이수의 모습은 막 사랑을 시작한 연인의 모습 딱 그대로였지요.

연애를 시작하자 마자 자기를 짝사랑해달라는 당당하게 요구하는 남자, 이런 요구에 당황스러워 하면서도 그의 메뉴얼을 충실히 이행하는 여자, 이 두 사람은 김은숙작가가 공언한 야한 사랑보다는 오히려 풋풋한 사랑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말만하는 남자 별로죠 그럼 이제 행동으로 할까요'라며 안을 듯이 불쑥 다가서는 남자, 침대위에 가지런히 놓인 속옷세트들을 대담히 바라보며, '클거 같은데 사이즈 맞게 샀어요'라며 서슴없이 묻는 남자, '난 코르셋, 가터벨트는 이런거 별로에요 번거로워서'라고 대놓고 말하는 뻔뻔한 남자 김도진, 그는 알만큼 알고 즐길만큼 즐긴 40대 남자의 모습이었지만, 막상 연애를 시작하자, 상대를 막 설레게하는 풋풋한 사랑을 보여주고 있는 셈이지요.

바로 그렇기에, 처음엔 다소 오글거리며 생소하게 바라봤던 시청자들도 이제는 제대로 설렘을 느낄 수가 있지요. 문득 뒤늦게 진짜 사랑을 시작하게된 김도진의 독백이 들리는 듯합니다. '40대지만 그 시작은 20대만큼 풋풋한 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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