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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tertainment On/스타&연예

무한도전, 낯설었던 토요일 저녁 위한 깨알배려

 

 

 

                     깨알배려란 이런 것


지난 3월 파업 9주만에 근황을 전했던 무한뉴스 파업특별편에서 '기다려요'를 외쳤던 무한도전 멤버들이 이제야 돌아왔습니다. '기다려요'가 아닌 '잊지 않으셨죠, 토요일밤 6시 30분'이란 예고편으로 말이지요. 무한뉴스의 시작을 알리는 무한도전의 구호는 그 어느 때보다도 우렁찼으며, 멤버들의 표정은 상기되어 있었지요. 24주라는 유례없는 결방을 맞았던 그들이 쏟아내는 에너지가 예고편만으로도 후끈 달아오를 정도였습니다.

지난 3월 무한뉴스의 주된 소식은 정준하의 결혼이었지만 이들은 만남 자체만으로도 행복해 보였습니다. 인터넷방송이라는 자유로운 형식하에 결방동안 꾹꾹 눌러왔던 기운을 발산하듯이 마구 마구 수다를 쏟아냈었지요. 물만난 고기처럼 파닥거리는 그들의 에너지와 생명력이, 짧은 19분짜리 영상에서 여지없이 드러났습니다. 그렇게 그들은 목말라 있었습니다. 9주만의 방송에서도 그러했을진대 24주라는 긴긴 시간을 감내해왔던 그들에게 모처럼 시작된 방송은 열정 그자체였지요.

 

 

무한도전이 결방되는 동안 상당히 멤버들은 타방송에서조차 힘빠진 모습을 보였습니다. 이들이 진정 자신의 존재감을 발하고 자신만의 캐릭터를 지켜내기 위해서는 무한도전이라는 텃밭이 있어야함을 증명해준 시간들이기도 했지요. 그리고 다시 돌아온 그들은 6개월이라는 긴 시간동안 시청자들과 멀어졌던 간극을 좁히기 위해 최선의 준비를 다하고 있습니다.

예고편을 통해 모습을 드러낸 멤버들은 마지막 모습 그대로 화기애애하고 스스럼이 없었습니다. 결방동안 전파를 타지 못했던 예능이 맞나 싶게 '감'을 잃지 않은 신나는 모습이었지요.
이들은 결방기간동안 녹화를 하지 않아도, 출연료를 받지 않아도 늘 촬영하던 시간에 만나 방송재개를 위한 준비를 했다지요. 매주 친목을 다진다는 명목하에 그들은 서로의 신변잡기를 나누며 무한도전과 함께 했던 지난 세월과 똑같은 생활을 이어왔습니다.
격투씬에서 합을 맞추듯 딱 맞아 떨어져야하는 무한도전만의 콤비플레이가 빛을 발하기 위해선 눈빛만 봐도 서로를 이해하는 공감대 형성이 필수입니다. 꾸준한 만남과 관심이 없다면 어색함과 긴장감은 애청자의 눈에는 금세 표가 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무한도전 멤버들은 지난 7년의 세월을 보낸 그 생활방식 그대로 반년의 결방을 견뎌냈습니다. 누가 시키지 않아도 무한도전 연습실을 찾았고, 언제 재개될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도 무도멤버로서 시청자를 만날 깨알준비를 해왔지요. 특히 이 기간동안 11월에 있을 콘서트준비도 했다지요.
매 주말을 허전하게, 공허하게 보내왔던 무한도전 매니아을 위한 그들만의 팬서비스가 그들의 존재를 더욱 새삼스럽게 해줍니다.

방송재개를 앞둔 무한도전이 준비한 또 하나의 깨알배려가 있습니다. 하하VS홍철, 홍철VS하하의 마지막편은 1월이후 멈춰져 있습니다. 잠실체육관에 팬 3천여명을 초대해 이루어졌던 초대형 빅 이벤트는 급작스런 결방사태로 인해 그 결과를 알 수 없었습니다. 동갑내기 절친이자 라이벌로서 입이 바짝 바짝 마를 만큼 극도의 긴장감을 선사하며 대결에 나섰던 그들이 왜 서로를 껴안으며 눈물을 흘려야 했는지...여전히 시청자들은 알 지 못합니다. 그들의 끝이 어땠는지...  현장을 지켜봤던 독한 팬들은 여태까지 그 어떤 방송 스포일도 허락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24주라는 어마어마한 기간의 결방 탓에 일반 시청자들은 감을 잃을만도 합니다. 그래서 준비된 선물이 있지요. 무한도전 홈페이지 다시보기를 통해, 하하vs홍철 방송편 두편이 현재 무료로 서비스되고 있습니다. 바로보기를 통해 2편의 방송을 다시 돌아보며 시청자들은 6개월전 대결에 대한 감을 다시 찾을 수 있습니다. 그동안 그들을 기다려온 팬들을 위해, 빅 매치의 긴장감을 다시금 느낄 수 있도록 무료서비스를 단행한 것은, 늘 팬들과 소통하고자 하는 무한도전다운 깨알배려입니다.

유난히 충성도와 결집력이 높은 무한도전...MBC프로그램 중 최장기 결방을 맞았던 무도의 컴백이 반갑습니다. 무한도전이 없는 토요일 저녁이 낯설었던 숱한 마니아들에게 눈물나는 소식이기도 하지요. 장기결방으로 제작진의 현실은 녹록치 못합니다. 그래서 이들이 건넬 수 있는 배려가 통큰 서비스는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이들이 내민 작고 깨알같은 배려에도 무도팬들은 훈훈한 감동을 느낄 수 있습니다. 오랜 친구끼리는 진정성이 통하듯 말이지요, 이제 토요일 저녁의 지루함을 잊게해줄 그들이 기다려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