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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tertainment On/스타&연예

양학선의 유명세, 가난보다 힘겨운 역경

 

 

 

"가난을 이용해 돈 벌려한다는 말에 가슴아팠다"
양학선 선수의 인터뷰가 화제입니다. 한국 최초로 체조금메달을 획득한 양학선에 대한 대중의 관심과 애정이 집중되면서, 비닐하우스, 너구리 라면 등 그의 생활여건도 이슈가 됐습니다. 이런 와중에 양학선의 인터뷰가 공개됐는요, 최근 아파트선물, 5억 후원 등 기업체의 후원이 잇따르자 '가난을 이용해 돈을 벌려한다'는 말을 들어야 했던 안타까운 심경을 드러냈지요.

 

이는 대중의 뜨거운 관심을 받는 영웅이, 대중으로부터 어떻게 소비되고 있는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입니다.
너구리 라면의 제조사인 농심이 양학선에 대한 평생 라면 지원계획을 발표하자, 여론이 들끓었습니다. 헐값으로 생색을 낸다는 비난부터, 차라리 돈이 되는 CF를 하게 하라는 충고까지 많은 말이 오갔는데요, 이 과정에서 선물을 받는 당사자의 입장이 무시됐습니다.

 


1년간 매일 라면을 먹어도 29만원밖에 안되고, 10년이라봐야 290만원에 불과하다는 뭇 사람들의 잣대와 양학선 개인의 잣대가 같아야 할 이유는 없습니다. 혹자에게 '너구리'라는 제품은 800원이라는 가치로 결론나겠지만, 혹자에겐 소중한 추억과 애정의 상징일 수도 있습니다. 양학선으로선 5억 후원이나 아파트선물이 오히려 부담스러울 수도 있고, 라면 선물에서 애틋한 정감을 느낄 수도 있었습니다. 혹자는 비닐하우스가 수치스럽고, 가난이 힘겹겠지만, 양학선에겐 행복한 삶의 한 부분일수도 있습니다. 어쩌면 '가난은 역경'이라는 평가 역시 너무 일방적인 가치판단일지 모를 입니다.


우리는 너무도 쉽게 다른 사람의 삶을 재단하고 평가합니다. 그래서 너무도 당연하게 라면보다 CF섭외가 더 좋을 것이라는 충고하기도 하지요.
누군가가 5억원보다 800원에서 감동을 느낀다고 고백한다면, 분노하거나 위선으로 몰아세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동안 이러한 관심인지 간섭인지 모를 화려한(?) 스포트라이트가 지나고 나서 잊혀진 반짝스타들이 많았습니다. 뜨거운 관심을 받는 과정에서 자기 자신을 잃어버린 스타들은 이러한 관심이 지나간 뒤에 너무도 쉽게 황폐해진 경우를 많이 봅니다. 스타가 스타로서 남기 위해선 자신이 걸어온 길을 꾸준히 지켜내야 할텐데요, 때로는 강요에 가까운 반짝 관심은 스타가 자기 자신을 지켜내는데 오히려 큰 부담으로 작용하기도 합니다.. 결국 타인의 삶을 너무도 쉽게 획일화된 가치로 평가하는 작금의 분위기는 스타의 삶을 더욱 가혹하게 만드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더구나 가끔은 '가난을 이용해서 돈을 번다'라는 말처럼 인간적인 감수성마저 무너트리는 비평아닌 비난까지 있는 걸 보면, 자신의 삶을 대중에게 전시하여 평가 받아야 하는 숙명을 지닌 스타의 삶이란 퍽 힘겨운 일이 아닌가 싶습니다. 어쩌면 가난보다 더 큰 역경은 대중에게 노출된 삶인지도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