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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tertainment On/스타&연예

신사의품격, 판타지니까 오글거려도 괜찮은 걸로

 

 

 

럭셔리함이 좔좔 흐르는 동화같은 집, 화려하고 폼나는 직업, 41살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꽃중년 4인방의 로맨스는 그야말로 판타지였습니다. 김은숙작가가 그려내는 드라마의 배경은 늘 보는 것만으로도 눈이 즐거워지는 판타지가 있어왔는데요, 이번 드라마에서도 럭셔리한 배경과 꽃같은 출연자들이 시청자의 볼거리를 더해 줬습니다.

누구 하나 빠지지 않는 4인 4색의 남자는, 결국 저마다 사랑하는 여인이 건네준 부토니에를 꽂고 철없는 소년에서 신사로 거듭나며 해피엔딩이 되었습니다. 물론 여기까지의 과정은 저마다 달랐지만 말입니다.

 

 

잠정적인 이혼상태로 영원히 함께 하기로 한 부부, 이정록-박민숙 커플은, 불가능한 희망보다 희망에 가까운 가능성에 매달리겠다며 출산시도 대신 후원과 기부를 선택하며 서로의 미래를 공유하기로 했으며, 최윤과 임메아리 커플은 드디어 태산을 극복하고 메아리를 울리며 행복하고 귀여운 결혼을 맞았지요, 또 그토록 결혼을 마다하던 홍세라는 임신을 통해 임태산과의 결혼을 결심합니다.

그리고 내내 서로를 짝사랑해왔던 커플, 김도진과 서이수은 지극히 판타지다운 뮤지컬 프로포즈를 통해 비로소 짝사랑을 극복할 수 있었습니다. '날 좋은 날 이쁘게' 말이지요.


이날 김도진이 준비한 뮤지컬 프로포즈는 신사의 품격이 보여주는 판타지의 극단이었습니다. 그동안 김도진이 숱하게 고백했던 대사들이 반복되며 시작된 이 프로포즈는 이내 최윤과 임메아리 커플의 깨알같이 귀여운 애교로 연결됐고 이어서 임태산-홍세라 커플, 이정록-박민숙커플, 회사 직원들과 서이수의 제자들까지 전 출연진이 참여하여 더불어 함박웃음을 지은채 축제같은 분위기를 만들어냈습니다.

 


극중 캐릭터의 성격 대로라면, 로보트 춤을 추는 홍세라, 임메아리에게 장난을 거는 어수선한 최윤, 활짝 웃으며 끝까지 닭살스러운 하트 손짓을 이어가는 강남 대부 박민숙의 모습은 쌩뚱 맞을 수 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이들은 어설프면 어설픈대로 저마다 행복이 가득한 얼굴로 축제를 즐기는 모습이었습니다. 모두가 싱글벙글 서로를 바라보며 즐겨워 하는 이들의 표정을 보고 있노라면, 비록 형식은 프러포즈의 일부였지만, 결국 드라마의 엔딩을 축하하는 이벤트가 되어버렸지요. 배우들마저 떠나보내기 아쉬었던 완소 드라마였기에 그 엔딩을 떠나보내는 이들의 축하 마당은 오글거려도 충분히 훈훈한 마무리였습니다.

 

 

이런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무릎 꿇고 꽃을 내민 채 정식으로 청혼하는 김도진의 프러포즈는 판타지의 절정을 이뤘습니다. '지금 시각 오후 5시 25분, 이 시간 이후부터 나랑 같이 흘러가요'

소년은 철들지 않는다지만, 이들 나이 많은 소년을 바라보는 4명의 여인들에겐 저마다 사랑스럽고 자랑스러운 신사임에 분명합니다.

 

(첫 사진과 엔딩사진을 똑같은 옷에 똑같은 구도로 찍은 센스가 인상적입니다)

드라마의 시작과 끝의 사진속 모습은 같은 구도와 같은 의상으로 앉아 있지만 각자의 사랑을 찾은 후 그들의 모습은 꾸미지 않아도 묻어나는 자연스런 신사의 품격이 느껴집니다. 시작과 비교해, 구도와 옷차림은 똑같지만 처음보다 한결 깊이있는 품격이 느껴지는 걸 보면, 연기자들도 이 드라마와 더불어 품격을 배운 건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신사의 품격 속 캐릭터는 현실에선 찾아보기 힘든 판타지입니다. 신사의 품격 마지막 장면은 서이수-김도진의 신혼집이었는데요, 하늘 거리는 아름다운 커튼이 바람에 살짝 휘날리는 아침, 서이수가 김도진에게 말하지요, 밤에 자다가 얼마나 놀랐는지 모른다고.. 당신이 내 옆에서 있어서..  극중 캐릭터조차 이 판타지가 믿기지 않는가 봅니다. 그래서 판타지는 오글거려도 괜찮은가 봅니다. 상상이 허락하는 만큼 충분히 달콤할 수 있다면 말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