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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tertainment On/스타&연예

무한도전 박명수, 의도치 않게 터득한 목놓아 웃기는 법

 

 

 


무한도전이라는 멍석이 없었던 올해 상반기 내내 박명수는 상당히 힘빠진 모습이었습니다. MC자리를 꿰찬 나는가수다에서의 모습은 대중에게 질타받기 일쑤였고, 다른 프로그램에서도 이렇다할 성과를 내지 못했었지요. 확실히 힘빠진 박명수의 모습은 그의 이미지와 어울리지 않았습니다. 독한 멘트를 날리고, 호통치고 막무가내 떼를 써야 더 살아나는 그의 캐릭터는 무한도전이 쉬는 동안 온데간데 없었지요.

 

그랬기에 6개월여의 결방을 마치고 무한도전의 재개가 결정되자, 박명수는 손바닥TV를 통해 '목 놓아 웃기겠다'고 단언한바 있습니다. 무한도전 첫 촬영 당시, 멤버들은 박명수의 이 다짐을 두고 '목놓아 웃기는 것'이 어떻게 웃기는 것이냐고 물었는데요, 이때 박명수는 자신도 잘 모르겠다며 머쓱하게 얼버무렸습니다. 다시 돌아온 무한도전에 대한 반가움을 격하게 표현한 것이겠지만 실제로 이 '목놓아 웃긴다'는 것이 만만치 않은 일일텐데요, 막상 무한도전이 재개되자 절정의 개그감을 뽐낸 것은 오히려 라이벌 정준하였습니다. 박명수는 다소 밀리는 양상이었지요, 정준하와 핑퐁처럼 바쁘게 오가는 리액션 사이에서 감을 잃은 듯 멘트를 놓치고 발음이 새는 등 모처럼의 복귀가 녹록치 않아 보였지요. 멤버들의 다그침에 분기탱천해 독설을 내뱉는 독한 박명수는 보이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무한도전 '말하는대로'편을 통해 박명수는 자신의 공언대로 목놓아 웃기는데 성공했습니다.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다 결국 가장 큰 웃음을 준 이가 바로 박명수였지요.

이날 대결은 각자에게 정해진 버스 옆면에 언제, 어디서, 무엇을... 등등의 해야 할일을 붙임으로써 그 문장이 완성되면 그 문장대로 벌칙을 수행시키는 미션이었습니다.


흔히 멤버들간 대결 미션에선 피도 눈물도 없는 독한 멤버가 있어야 웃음이 터집니다. 인정사정 봐주지 않는 경쟁과 암투가 볼거리를 주기 때문이지요. 이러한 경쟁에는 웃음을 주기 위한 개그코드가 있기에 거부감없이 함께 즐길 수 있는데요, 이날 이러한 모습을 가장 적절하게 보여주는 멤버는 박명수와 노홍철이었습니다. 사기꾼 캐릭터 답게 늘 경쟁미션에서 바보캐릭터 정준하를 농락하기도 하고 여타 멤버들도 자신의 계획대로 구슬리는 독보적인 사기능력을 발휘해온 노홍철은 이번 미션에서도 마지막에 조커카드를 활용해 이날의 대결 내용을 모두 무위로 돌리는 무법카드로 반전을 이뤄냈습니다. 잔머리의 대왕다웠지요. 또 완벽방어와 변칙 공격에 능한 박명수 역시 36도가 넘는 폭염에도 택시와 달리기를 번갈아가며 상당히 공격적인 모습이었는데요, 순간순간 맹렬히 미션버스를 추격하는 모습이 의외로 성실해 보였습니다. 그런 가운데, 자신의 버스에 대한 멤버들의 공격은 몸을 던져 막아내는 열정적인 모습이었습니다. 노홍철과 정형돈이 자신의 버스에 공격카드를 붙이는 것을 알고도 그냥 내리는 정준하의 모습과도 비교되었지요.

 

 

박명수의 적극적인 방어 덕분에 박명수의 버스엔 문장이 완성되지 않은 채 마무리 될 듯 보였는데요, 하지만 마지막 5분여를 앞두고 멤버들이 작심하고 박명수에 대한 총공격을 감행했습니다. 그러나 이를 예상한 박명수는 멤버들보다 앞서 자신의 버스를 잡아탄 채 마지막 반전카드인 조커를 붙였습니다. 덕분에 뒤늦게 멤버들이 몰려왔을때도 박명수는 여유만만할 수 있었지요, 하지만 멤버들은 박명수가 조커카드에 적어놓은 글을 보고 박장대소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다른 멤버들은 대개 조카카드에 '꿈 속에서 이렇게 하겠다'든가 '모든 내용은 무효다' 등의 문장을 붙여 모든 벌칙을 무효화 시켰는데요, 박명수가 스스로 붙인 조커카드에는 미션내용을 뒤엎을 어떤 내용도 들어있지 않고 그냥 '조커'라는 두 글자만 적혀있었지요. 게임의 내용을 이해하지 못한 박명수의 행동에 멤버들은 배를 잡고 웃었고, 뒤늦게 상황을 파악한 박명수는 멘붕 상태가 되고 말았지요, 결국 상황을 이해하지 못해서 결과적으로 반전웃음을 준 셈인데요, 어떻게 웃기는 것이 목놓아 웃기는 건지를 몰랐던 박명수로서는 어떻게 웃긴 건지도 모른 채 큰 웃음을 준 셈입니다. 자신도 모르게 웃기는 새로운 개그야 말로 그가 몰랐던 '목놓아 웃기기'가 아닌지 싶습니다.

 

 

멘붕된 박명수 주변에서 시민들이 사진을 찍자 그는 '찍지마'라고 일갈했는데요, 이런 박명수를 바라보는 시민의 얼굴엔 오히려 미소가 번졌습니다. '그게 매력이니까..' 당시 시민의 한마디는 윽박질러야 사는 남자 박명수의 무한도전 내 캐릭터를 잘 표현해 줬습니다.
어쨌든 재개된 무한도전의 사실상 첫 정규 미션 '말하는대로'에서 박명수는 제대로 목놓아 웃겨줬습니다. 결국 벌칙이 확정되어 굴욕 미션을 수행하게 된 박명수야말로 이번 미션의 진정한 웃음 승자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