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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tertainment On/스타&연예

고쇼 임재범, 불같은 남자의 반전 개그

 

 

폭행설과 온갖 루머를 겪으며 파란만한 삶을 살아온 천생 남자 임재범이 고쇼에선 천생 여자로 캐스팅이 되었습니다. 자칭 천생아줌마라고 밝힌 임재범은 고쇼를 통해 MC들의 사소한 멘트조차 놓치지 않고 섬세한 리액션을 보여주는가 하면, 깨알같은 애드립과 성대모사로 부드러운 천생여자로 다시 태어났지요. 간혹 겪어왔던 부당한 상황탓에 때로 벽을 맨주먹으로 후려쳐 구멍 낼 정도로 불같았던 남자 임재범은, 그러나 알고보니 옆 사람의 소소한 얘기에 귀기울이고, 주변 사람의 감성에 세심하게 반응해주며, 자식을 제 몸보다 더 아끼는 엄마같은 마인드에 요리에 취미가 있는 의외성을 보여줬습니다. 그야말로 반전이었지요.

 

 

임재범은 지난해 나는가수다를 통해 재조명되기전이나 이후 유명세를 타고난 후에도 꼬리표처럼 계속해서 따라다니는 것이 버럭과 폭행설이었지요. 출처를 알 수없는 불분명한 사실들이 이래저래 눈덩이처럼 불어나며 논란이 되곤 했었지요, 나가수를 통해 큰 사랑을 받으며 뭇 사람들이 그의 노래에 심취해 '가수 임재범'을 넘어 '인간 임재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그의 이면에 대한 많은 이야기들이 쏟아져 나왔는데요, 그 과정에서 과거행적, 가족관계, 난동설까지... 끝없이 논란이 이어졌고, 나가수 하차 당시에도 난동설에 휩싸이기도 했으며, 음반녹음 당시 불미스러운 일로 고소까지 당하기도 했습니다. 이레저레 유명세를 톡톡히 치렀던 임재범이었습니다. 

 


하지만, 고쇼에 모습을 드러낸 임재범은 예의 불같은 남자 이미지가 아니었습니다. 나가수에서도 보여왔던 수다스럽고 후배들 잘 챙기던 모습 이상으로 섬세하고 유쾌한 남자였지요. 바비킴, 이홍기와 함께 고쇼를 찾은 임재범은 4명의 MC들로부터 동생들을 보호하겠다 자처했는데요, 바비킴과 이홍기가 말을 할 때면 귓속말을 주고받으며 코멘트를 정정해주거나 성의껏 리액션을 해주는 모습이었지요. 그는 MC들에 대한 배려도 잊지 않았는데요, MC가 4명이나 되다보니 간혹 MC들의 멘트마저 묻히는 경우가 생기자, 임재범은 이러한 소소한 멘트조차 놓치지 않고 적극적으로 반응해줬습니다. 특히 자주 멘트가 묻혔던 MC 김영철은 이러한 임재범의 배려에 직접적으로 감사를 표하기도 했습니다. '귀밝은 게스트가 나와서 좋다'고 하자 임재범은 '윤종신씨를 포함해 다 음악을 하잖아요 그래서 듣는 거에 굉장히 예민해요'라고 답했는데요, 이 말을 듣는 윤종신의 얼굴엔 흐뭇함이 가득했습니다. 오랜 세월 예능인으로 활동해 오며 대중적으로도 음악인보단 예능인으로 기억되기 십상인 윤종신의 음악적 자존감이 빛나는 순간이었습니다. 임재범의 깨알같은 배려였지요. 

 


130여종의 성대모사를 보유했었다는 임재범은 수시로 다채로운 성대모사실력을 발산했는데요, 성대모사의 대상으로 흔히 보여지곤 하는 이대근에 대한 성대모사에도 섬세한 감정선이 돋보였습니다. 굵게 특징을 잡아내는 것 이상으로 소소한 표정과 눈빛 하나까지 정교함이 묻어났지요.
배우, 뉴스앵커 등등, 미묘한 억양과 톤에 대한 세세히 분석과 디테일한 표정변화를 잡아내는 그의 탁월한 모사능력엔 혀를 내누를 수 밖에 없습니다.

그의 이러한 섬세한 감성은 가족에 대한 사랑에도 여지없이 드러났는데요, 아이의 자는 모습만 보아도 눈물이 난다는 그의 뜨거운 부성애엔 뭉클할 수 밖에 없었고, 주방용품과 요리에 대한 남다른 열정엔 훈훈함을 느낄 수 있었지요.  

 


작년 MBC예능 '바람에 실려'의 합류를 앞두고, 이홍기는 임재범에 대한 선입견 탓에 긴장했지만 이내 임재범의 따뜻한 잔정에 급격히 가까워졌다고 했는데요, 이날 방송에서도 시종일관 소탈하고 유쾌한 아줌마식 수다스러움 속에 어느덧 불같은 남자 임재범은 우스운(?) 남자가 될 수 있었습니다.
급기야 임재범은 천생여자라는 고쇼 오디션주제에 딱 맞는 인물로 캐스팅 됐습니다. 고쇼에서 그를 천생여자로 캐스팅 한 이유는 여성스러운 임재범때문이 아니라 본인보다 옆 사람을 생각해주고 배려하는 마음 씀씀이 때문이었지요. '남에 대한 따뜻한 배려가 진정한 여성성'이라는 말과 함께 말이지요.
옆 사람얘기에 귀기울여 주고 공감해주고, 또 자신이 보여줄 수 있는 재주를 맘껏 보여주며 다른 이를 즐겁게 해주는 유쾌한 남자 임재범의 우스운 개그는 불같을 거라는 선입견을 멀리 날려버리며 반전을 보여줬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