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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tertainment On/스타&연예

신의, 로맨스에 불지른 싸이코의 연모

 

 

 

 

 

나라의 흥망이나 사람의 죽음을 예견하고, 상대에게 죽음의 주문을 걸기도 하며 다 죽어가는 자를 살려내는 인물, 바로 신의 유은수(김희선 분)의 극중 캐릭터입니다. 화타의 제자이자 하늘이 내려준 의원으로 왕에 의해 의선이라 불리는 그녀 유은수는 하늘의 사람이라면 의례 느껴지는 품위와 우아함이 없습니다. 대신 당돌하고 저돌적이기까지 합니다. 대전에서 왕을 농락하는 덕성부원군 기철에서도 엉뚱하면서도 대찬 모습으로 기철의 정신을 혼미하게 만드는 엉뚱한 여자이기도 하지요.

 

원나라의 뜻에 따라 왕위가 결정되는 고려말의 정세에서 원 황후의 오라비인 기철의 기세가 등등한데요, 왕 앞에서 대신들에게 호통을 치고 왕좌 앞을 멋대로 어슬렁거리는 기철에게 '당신이 언제 죽는지도 안다'며 'go to hell'이라고 말하는 신의 앞에서 오만방자한 기철도 순간적으로 정신줄을 놓았지요. 사람들은 그 장면을 보고 그녀가 죽음의 주문을 걸었다며 두려움에 떨기까지 했습니다.

 

 

비록 하늘사람다운 품격은 없지만 당대에선 찾아볼 수 만민평등 사상으로 무장한 이 신선한 여인의 존재가 왕을 보좌한다는 것은, 국내에 기반이 없는 공민왕의 입지를 다지는 것에도 주효할텐데요, 왕을 발 아래 두고자 하는 기철은 이를 좌시할 수가 없습니다. 이에 기철은 의선을 요물로 몰아가며 제거하려하는데요, 이런 기철에게 왕은 오히려 의선의 신병을 맡기면서 승부수를 띄웁니다.

 

때를 맞춰 의식을 잃었던 최영이 정신을 차리지요, 이미 어명에 의해 의선이 기철의 수중에 넘어간 것을 알게 된 최영은 홀홀단신 기철의 집으로 향하는데요, '내 곁에만 있으면 내가 지켜준다'고 약속했던 여인을 끝내 지키지 못했던 아픈 과거를 가진 최영은, 똑같은 약속을 한 의선에게 만큼은 그 약속을 반드시 지키고자 합니다, 그래서 어명을 거스를 수 없는 우달치 대장 최영은 어명을 어겨야 하는 모순을 극복하고자 기철에게 말하지요. 자신은 개인자격으로 왔으며 그녀를 연모하기 때문에 구하러 왔다고 말입니다. 앞서 의선의 삿대질에 기가 막혔던 기철은 최영의 이말에 또 한번 기가 막혀버렸지요. 하지만 이 와중에 누군가의 가슴엔 로맨스의 불이 지펴지고 있었습니다.

 

 

의선 유은수에게 최영은 싸이코였습니다. 늘 안하무인에 제 멋대로이기에 싸이코라 불렀던 남자, 하지만 자신을 본래의 자리로 되돌려 보낼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자 자신의 칼에 맞아 중상을 입었기에 꼭 살려내고 싶은 환자였는데요, 최영은 그녀에게 의사로서 진심을 다하게 된 최초의 환자이기도 합니다.


그녀는 자신이 재능을 보였던 외과의를 포기하고 성형전문의가 된 것은 환자를 싫어했기 때문이라고 고백했지요, 피가 튀는 수술에 능했고 수술하는 것도 좋아했지만 환자는 싫었다던 그녀는, 그래서 한번도 환자를 위해 최선을 다해본 적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자신의 의학상식으로도 이해할 수 없는 상태에서 죽어가는 최영 앞에서 의사로서의 눈물을 처음 보였습니다. 그 순간 그녀는 정말 의선이 된 것 같은데요, 이렇듯 남다른 환자 최영이 뜬금없이 자신을 연모한다고 만인 앞에서 선언한 순간, 그녀에게 최영은 환자 이상의 존재가 되고 말았지요. 동그랗게 크진 그녀의 눈동자에선 새롭게 로맨스의 불길이 확 번지고 말았습니다.

 


'언제부터 날 연모한거에요... 아 알았다니까요, 내가 못들은 걸로 해줄께요, 근데 이미 들은 걸 어떻해?' 수줍음과 발랄함이 교차하는 김희선의 애교연기는 세월마저 거스르게 합니다.
고려 당대에선 도저히 찾아볼 수 없는 이 깜찍함에 최영의 운명도 뒤바뀌게 될 지 지켜볼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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