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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tertainment On/드라마&시트콤

착한남자, 차도녀에 도전하는 신파녀의 역습

 

                 차도녀에 대한 역습

 

29살에 첫키스, 누군가에게 사랑한다고 말해본 것도 처음이었고 아침에 눈뜨고 숨쉬고 살아있는 일이 처음으로 좋아졌다는 서은기(문채원).. 스물살 유학시절 남자친구가 그녀 회사의 생존을 볼모로 마약혐의를 대신 뒤집어써줄 것을 요구했을때 차갑게 비웃으며 그 제안을 받아들였던 서은기는 훗날 '그때 널 도왔던 건 회사때문이 아니라 널 사랑했었기 때문'이라고 차갑게 말하며 스스로를 조롱했던 그녀였습니다. 하지만 이제 구름 속을 걷듯 세상을 다시 배우는 서은기건만 그녀의 사랑은 전혀 순탄치 않은 현실로 다가 오고 말았습니다.

 

강마루(송중기)와 한재희(박시연)의 과거를 알게 된 그녀의 충격은 이루 말할수가 없겠지요.
여기에 더해 그녀의 측근은 강마루의 정체를 낱낱히 보고합니다. 의붓어미 한재희와 오랜시간 깊은 관계였으며 사람을 죽였고 5년간 복역했으며 한재희에 대한 앙심을 품고 그녀에게 일부러 목적을 갖고 접근했다는 분석까지.. 하지만 서은기는 그런 말들이 전혀 귀에 들어오지 않습니다. 지금 이순간 자신에 대한 강마루의 마음이 진심인지 여부만이 오직 그녀의 관심사 였지요, 하지만 그 마음을 확신할 수 없던 서은기는 걷잡을 수 없이 무너지고 있는 자신을 지키기 위해 강마루에게 이별을 고합니다.

 

 

자신의 마음을 숨기고 그의 진심을 알아보기 위해 쌀쌀맞고 냉정한 언변으로 강마루를 도발하지만 강마루는 그저 담담했습니다. '그만 끝내자는 말이지요? 그럽시다 그럼..' 강마루의 이런 마음에 오히려 서은기는 오히려 서운한 속내를 숨기느라 더욱 모진 막막을 뱉어야 했지요. 마지막으로 할말없냐는 그녀의 물음에 강마루는 '잘 가요'라는 한마디를 남길 뿐이었습니다. 서은기의 모진 말에도 강마루는 그 어떤 원망이나 아쉬움조차 없었지요.
결국 강마루의 진심을 확인할 수 없었던 서은기는 강마루의 과거에 얽힌 비밀을 처음 알았을때보다 더욱 비참하고 초라한 모습으로 비틀려야 했습니다.

 

한편 한재희는 폭력배를 동원해 강마루를 폭행한데 이어 서은기를 떠나라며 협박과 회유를 하는데요, 집으로 돌아온 서은기는, 강마루가 한재희의 회유와 협박에도 결국 타협하지 않았다는 것을 걸 알게됐고 지금까지 그와의 추억을 반추하지요. 행복했던 순간 순간을 떠올리던 그녀는 진작부터 그가 자신의 접근 이유를 고백했던 것도 기억해 냈고, '마지막 기회이니 자신에게서 떠나라'고도 했던 그의 말을 떠올렸습니다. 그리곤 적어도 그 순간만큼은 자신에게 진심이었음을 확신하지요.

 

 

그것을 확인한 순간 서은기는 더이상 망설일수가 없었습니다. 한재희의 부정을 알고 있으며 아비의 눈밖에 나서 경영권 승계에 비상이 걸려 있는 상황에서도 그녀의 마음은 오직 강마루였습니다. 강마루가 보여줬던 진심에 대한 화답을 하기 위해 그녀는 2층에서 뛰어내려 무작정 강마루에게로 달려갑니다.

 

그렇게 만난 강마루는 여전히 그녀의 마음을 설레게 했습니다. 한재희의 폭력탓에 얼굴엔 끔찍한 피망이 가득했지만 강마루의 눈빛은 여전히 당당하고 기품이 있었지요. 그 강마루 앞에서 서은기는 눈물의 고백을 합니다.

 


[누군가에게 사랑한다고 마음껏 말해본 것도 스물아홉 인생 전부를 합쳐서 처음이었다고...'사랑해요 서은기씨'라는 가슴떨리는 고백도 처음 들어봤노라...강마루라는 남자때문에 일어나고 숨쉬고 살아있는 일이 처음으로 좋아졌다  그래서 그녀의 유일한 소원은 매일 마주보면서 사랑한다 말하고 사랑한단 고백을 듣고 매일 같은 꿈을 꾸면서 아이도 낳고 아이도 키우고 그렇게 함께 늙어가는 것이라고..] 이 모든 고백에 대해 '가능할까요'라는 묻는 그녀의 눈빛에선, 자신의 온전한 진심을 고백하는 자만이 느낄 수 있는 행복이 선명했지요. 이 절절한 고백을 하는 서은기의 눈물은 내리는 빗줄기에 감춰졌고, 송두리채 드러내보인 서은기의 마음은 강마루의 포옹으로 감싸졌지요. 

 

차도녀가 매력녀의 대세로 떠오른지 오래인 21세기에 서은기의 신파가 시청자의 심금을 울릴 수 있을지 자못 궁금합니다. 개인적으로 빗속에서 이뤄진 서은기의 고백은 오히려 신선했습니다.


서은기를 품에 안은 강마루의 시선엔 경악하고 있는 한재희가 들어오지요. 한재희를 바라보는 강마루의 눈빛은 더없이 복잡해 보입니다. 과연 서은기의 진심은, 한재희를 향한 강마루의 욕망을 넘어설 수 있을까요, 이제 서은기의 존재에서 더 이상 자유로울 수 없는 강마루는 선택을 하게 될지 더욱 기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