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tertainment On/드라마&시트콤 2012.10.19 07:00

 

 

 

 

강마루(송중기)에게 함께 여행가자고 말해보라는 초코의 제안에 은기(문채원)는 얼굴을 붉히며 수줍어 합니다. 멀찍이서 그 장면을 바라보는 강마루(송중기)의 얼굴엔 모처럼 환한 미소가 선명했지요. 싱글벙글한 얼굴로 밤잠을 설치던 강마루는 어딜가면 은기가 좋아할지 고민을 거듭합니다. 이순간 강마루는 숱한 여자의 마음을 무너뜨려 왔던 시크한 남자가 아닌 한 여자의 감성에 흔들리는 순정남이었지요.

 

그렇게 강마루가 은기를 이끌고가 아침을 맞이한 곳은 바다가 있고, 갈대밭이 있고, 오뎅국물의 넉넉한 온정이 있는 곳이었습니다. 그곳에서 은기는 세상을 다갖은 듯 행복한 얼굴이었으나 강마루의 얼굴엔 어쩔 수 없는 고독이 스쳐지나갔습니다. 너무도 아름답게 웃음짓는 은기를 바라보며 강마루는 자신의 숙명을 확인하지요. 여기서 이 드라마 최초로 강마루의 독백이 등장합니다.

 

 

'아버지..  내가 할 수 있는 가장 모진 말로 상처를 주고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힘을 다해 밀어냈던건 그 여자가 다시 제게 걸어왔습니다. 이 여자를 만나는게 아니었습니다. 이 여자를 나 같은 놈의 인생안으로 들어오게 하는 게 아니었습니다. 후회합니다. 아버지. 살아오며 처음으로 후회합니다'

워낙 잘났기에 누구에게 의지한 적조차 없었던 강마루였건만, 버거운 운명에 앞에 스스로를 다잡고자 아비의 이름으로 숭고하고 비장하게 자신의 앞날을 거듭 다짐했지요.


강마루는 한재희를 위한 지치지 않았던 희생은 스스로 감당할 수 있었습니다. 조건없이 주기만 했었기에 스스로의 마음을 거둘때도 추호의 아쉬움이 없었고, 깨끗히 잊을수도 있었지요. 후회없는 사랑이었습니다.
하지만 은기를 위해선 그가 희생할 것이 없지요. 한재희에게 다가가는 수단으로 은기를 희생시켰던 강마루이기에, 이제 그가 은기에게 줄 수 있는 건 지난 희생에 대한 보상일 뿐입니다. 마지막엔 그녀를 원래의 자리로 돌려보내되, 그녀가 돌아갈 원래의 자리에 강마루는 자신의 자리를 남겨두지 않고자 합니다.

 

서은기가 기억을 되찾았을 때 겪을 고통, 자신으로 인한 상처..강마루는 그녀가 겪어야 할 아픔을 상상하는 것이 두렵습니다. 그녀가 도도하고 오만했던 그 옛날의 서은기로 완벽히 돌아갈 수 있도록 발벗고 나선 강마루이지만, 후회로 점철된 뒤늦은 사랑에 함께할 미래를 남겨두지 않지요.

은기의 측근인 박변호사와의 담판 장면은 이러한 강마루의 다짐을 확인시켜줍니다.


은기를 원래 자리로 되돌려놓고는 사라져 줄 것을 제안하는 박변호사 앞에서 강마루는 삐딱할 뿐입니다. 충분한 보상을 주겠다는 말이 안통하자, 이미 당신의 정체와 은기에게 접근했었던 저의를 폭로한다면 당신의 자리는 없을 것이라는 협박까지 했습니다.
강마루에게는 하찮은 협박이자 박변호사에겐 자기기만과도 같은 협박이었습니다.

 

 

박변호사는 은기에게 미래를 주고자 합니다. 물론 자신과 함께 하는 미래이지요, 은기의 아비가 죽기전에 부탁한 일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에겐 약점이 있습니다. 박변호사의 아비가 은기 어머니의 죽음에 연관이 있다는 것을 은기가 알게 된다면, 은기가 자신을 용납하지 못할까 두려워하고 있습니다. 스스로에 대해서나 은기에 대해 확신이 없기에 그는 본질적이지 않은 것에 겁을 내고 있지요. 반면 자아가 뚜렷한 강마루는 박변호사의 협박이 우스울 뿐입니다. 이미 은기가 강마루의 모든 것을 알면서도 여전히 마음이 흔들리지 않았다는 것을 박변호사 자신도 지켜봤었습니다. 하지만 박변호사로서는 스스로 인정할 수 없기에 스스로 부정하며 잊고 있는 자기기만에 빠져있습니다.

 

박변호사의 이런 제안에 강마루는 태산그룹의 절반을 요구합니다. 바로 박변호사가 줄 수 없는 것인 동시에 자신의 자리를 스스로 지워버리겠다는 강마루의 다짐입니다. 기억을 되찾은 서은기에게 결국 강마루의 목표는 돈이었다는 손쉬운 논리로 자신을 털어내 버릴 수 있도록 구실을 주는 셈이지요.

 

 

이미 살인전과에 대학중퇴의 불우한 가정환경은 물론이고 자신에게 접근한 동기를 알았을 때 조차 강마루를 놓을 수가 없었던 은기입니다. 동기야 어떻든 간에 자신과의 순간만큼은 진심이라고 믿었기에 가능했습니다. 강마루가 냉소를 지으며 매 순간이 오직 한재희를 위한 마음이었다고 거짓고백했을때야 비로소 비참하게 돌아섰던 은기입니다.

이제 원래의 자리로 돌아갈 은기에게, 그녀를 도왔던 것은 그녀를 사랑해서가 아니라 그룹의 절반을 얻기 위한 것이라는 것을 분명히 해둠으로써 훗날 은기가 진정 자신을 버릴 수 있는 길을 터주는 강마루지요. 스스로 버림받길 택한 남자입니다.

 

과연 강마루는 계획한 바를 이룰 수 있을까요. 드라마란 반전이 있기에 볼만 할 것입니다. 강마루의 지독히도 외로운 사랑을 계속 지켜볼 수 밖에 없는 이유입니다.


Posted by 비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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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나그네 2012.10.19 09:2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드라마 초반 차칸남자라는 제목에서 너무나도 큰 비극적인 냄새를 맡았었기에 제목이 변경된 걸 몹시 아쉬워 하는 사람입니다. 작가의 전작들에서도 그렇고, 마루의 그 슬픈 눈빛에서도 그렇고... 너무 비극적인 냄새가 나 때론 보고 싶지 않을 때도 있지만 동시에 그 슬픔에의 예감이 드라마에 더욱 빠져들게 만드네요.

  2. 아사 2012.10.19 19:3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은기옆에는 박변도 결국 못있지요!
    은기엄마를 죽음으로 몰고 갈 수있도록 사건을 꾸미고 계획한 것은
    박변아버지 이니까!
    결국 은기옆에는 마루가 있어야지요!

  3. k 2012.10.19 20:4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세상 어디에도 없는 착한남자
    `차칸남자'라는 맞춤법이 틀린 제목도 왠지 은기가 썼을 것 같다.

  4. 재꿀이 2012.10.19 22:4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착한남자 재밌게 보고 있어요 ^^
    추천드리고 갈게요 좋은 밤되세요

  5. NPC 2012.10.19 23:4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차칸남자 꾀나 멎진 제목이엿는대요.
    공문서도 아니고 상업드라마에 그게 안된다는 잣대가 이해가 안되는 일인.
    내용들보면 막장이나 선정성은 다 묵인하면서..

  6. zkl 2012.10.20 00:2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서은기가 제일 잊고 싶은 기억인 강마루의 의도적 접근 그것이 기억에서 나왓을 ㄸㅐ 어떻게
    진행될지..

  7. 불치병 2012.10.20 09:3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흐름상 불치병이. . .

  8. 지나다 2012.10.20 11:5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박시연은 연기가 항상 똑같은거 같아요...다른 드라마에서 본 연기 표정과 착한에서 보여주는 연기가 똑같아.....

  9. 2012.10.25 07:1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10. 2012.10.25 07:1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