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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tertainment On/드라마&시트콤

착한남자, 강마루의 반전을 설명해준 한 마디

 

 

 

모든 기억을 잃고 혼란스럽던 서은기에게 강마루라는 이름은 삶의 목적이자 희망이었습니다. 실제로 강마루 앞에 서자 심장이 요동치며 살아있는 자신을 느낄 수 있었지요. 헌데 그 남자는 냉랭하게 별 사이 아니라며 거짓말을 합니다. 강마루의 거짓말을 도통 이해할 수가 없었던 은기는 우울해집니다. 이때 강마루의 형이라는 사람이 찾아와 강마루에게 데려다주겠다고 하지요. 이제서야 다시 희망을 되찾은 은기는 꽃단장을 하고 설레는 마음으로 그 남자를 만나러가는데요, 근데 갑자기 나타난 강마루는 자신의 형을 폭행하고는 은기에게도 마구 화를 냈습니다. 이런 황당한 폭력 앞에 은기는 절망하고 말지요.

 

세상에 대한 기억을 잃은 채 오직 강마루라는 이름 하나만 남겨졌던 그녀에게 강마루의 현실은 너무도 큰 상처였습니다. 그래서 낙담하고 좌절한 은기는 기억을 되찾을 의지도 잃고 치료도 공부도 외면하고 싶어졌습니다. 그리고 마음속에서 강마루라는 이름도 지워버리려 애쓰게 되지요,

하지만 이미 강마루는 은기에게로 돌아오고 있었습니다. 그녀를 속여서 납치하려 했던 한재식으로부터 은기를 구출한 강마루는 자신의 운명 앞에 한숨을 내쉽니다.

'내가 널 어떻게 보냈는데...'

 


그동안 자신의 마음을 좀처럼 드러내지 않았던 강마루가 비로소 속내를 보였지요. 삶의 미련마저 포기하며 은기를 보냈었기에, 죽음과도 같은 은기의 폭주를 미소로 받았던 강마루지만, 이제 은기를 위해 자신의 삶을 반전시키지요. 그 반전이란 드디어 자신의 집을 떠났다는 것입니다.

 

스산한 밤중에 갑작스레 이사 간다며 짐을 싸는 강마루를 이해할 수 없었던 친구 재길은 강마루에 이유를 묻는데요, 이에 강마루는 짧게 답했습니다. '돌아왔잖아...'
한재희에게 배신을 당한 이후에도 그녀가 돌아올지 몰라 차마 떠날 수 없었던 집에서 강마루는 버림받은 남자로 살아왔습니다. 그리고 한재희를 극복한 후에는 자신의 인생을 내버리고 삶의 의미를 잃은 채 그저 이 집을 지켜왔을뿐인데요, 헌데 한재희와 달리 서은기는 강마루에게 돌아왔습니다. 죽음마저 넘고 기억상실증을 뛰어넘어 기어이 강마루를 깨웠지요.

충분히 돈을 많이 벌었을때도, 동생이 아무리 졸랐을때도 강마루는 언덕배기 산동네의 이 집을 떠나지 못했었습니다. '돌아왔잖아...서은기...'

 


강마루는 지극히 단순 명료한 이 한마디로 지난날의 시간을 규정하고 앞으로의 미래에 대한 다짐을 담아냈습니다.
아무도, 그 자신조차 서은기를 기다리고 있었는지 몰랐지만, 이제 강마루는 지난날 처럼 버림받은 채 무작정 기다리는 남자로 남지 않기로 했습니다. 그가 집을 떠나는 의미는 그래서 각별했지요.

 

강마루가 떠난 그 집을 한재희가 찾았습니다. 이미 강마루가 떠나고 휑하게 비워진 집 앞에서 한재희는 망연자실 주저 앉고 말지요.

 


이 집은 한재희와 강마루의 추억이 담긴 집이지요. 두 사람이 처음 만난곳이었으며, 한재희의 잔인한 배신 앞에서도 강마루가 차마 떠날 수 없었던 집입니다. 한재희에게 강마루의 집은, 절대 다시 돌아가고 싶진 않지만, 언제든 찾아 갈 수 있는 안식처와도 같은 곳이었습니다. 상처와 그리움이 공존하는 곳이었으며, 언제든 강마루와 닿을 수 있게 해주는 곳이었지요. 또 강마루가 그 집을 떠나지 못하듯이, 자신도 영원히 떠나올 수 만은 없을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다시 찾지 않을 듯 돌아섰었지만, 늘 그곳에 서있는 고향 같은 곳...그것이 바로 강마루와 그의 집이었습니다. 이제 강마루가 떠난 집을 바라보며, 한재희는 절대로 강마루와는 닿을 수 없는 인연이 됐음을 절감할 수 밖에 없었지요.  

 

 

그 강마루가 이제 은기와 함께, 자신이 영혼까지 팔아서 쟁취한 세계를 공략하려 나타났습니다. 자신의 회장취임식장에 갑작스레 등장한 서은기는 자신과 함께 할 약혼자이자 아버지의 그룹경영을 함께 할 파트너로서 강마루를 소개하지요.

 

이제 강마루는 한재희가 아닌 서은기의 착한남자로 거듭났습니다. 20부작의 반환점에 선 착한남자는 이제 서은기의 착한남자 강마루의 새로운 이야기가 펼쳐지겠지요. 지금까지는 늘 홀로 숨기고, 견디며 버림받기만 했던 마냥 착한 남자 강마루였지만 이제는 더불어 행복해 질 수 있는 착한남자 강마루가 될 수 있을런지 지켜볼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