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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tertainment On/스타&연예

1박2일 김승우, 반칙은 없지만 반전은 있어

 

 

 

 

저녁식사를 건 복불복 마라톤의 우승자는 성충이라는 새로운 캐릭터를 얻은 성시경이었습니다. 49첩반상을 내건 복불복게임에서, 왕성한 식욕과 식탐의 소유자 성시경은 각고의 노력과 끈기로 기어이 우승을 거머쥘 수 있었지요. 그렇다면, 꼴찌는 누구였는지에 주목하게 되는데요, 이번 마라톤의 꼴찌는 맏형 김승우였습니다. 역시 체력에서 밀리는 맏형의 현주소는 꼴지였습니다. 돌이켜보면 그동안 팀별 미션이나 개인 미션에서 차태현, 엄태웅 못지 않게 단골 꼴찌는 대체로 김승우의 몫이곤 했습니다. 처음 합류한 첫 미션에서 꼴찌를 한 이래로 그는 대체로 우승과는 거리가 먼 행보를 보여왔습니다. 맨밥에 고추장만 얹어 먹은 것도 다반사요, 동생들의 안타까움을 산 일 또한 비일비재하지요. 이렇듯 꼴찌를 도맡아 하는 큰형이지만, 김승우의 얼굴에 웃음이 떠나질 않습니다. 과도한 경쟁을 부추기는 반칙 또한 거의 없지요. 이제 자리를 완벽히 잡아가는 시즌2가 보여주는 가장 큰 변화입니다.

 

 

깊은 유대감 속에 잔잔함이 주는 소소한 재미...이것이 시즌2가 보여주는 가장 큰 강점입니다. 큰 한 방보다는 자그마한 재미들이 이어져 어느새 미소 짓게 만들어주는 착한 예능이 1박2일 시즌2의 모습입니다. 작위적이지 않고, 억지스럽지 않은 편암함으로, 지고 있어도 깔깔거리며 웃을 수 있는 여유, 우승자를 부러워하면서도 진심어린 박수를 보낼 줄 아는 배려가 있기에 시청자도 편안히 즐길 수 있지요, 그 중심에는 큰 형 김승우가 있습니다.

 

게임의 블랙홀인 엄태웅과 차태현 그리고 김승우. 이 셋이 한 팀이 되어서 시종일관 상대팀에 밀리는 상황이라도, 억지로 이기려 잔꾀를 부리기 보다는, 그 게임 자체에서 웃음을 찾아낼 줄 아는 여유를 보여주곤 합니다. 마음이 통한자와 통하지 않은자로 나눠진 팀에서 통한자끼리의 팀으로 김종민과 단 둘이 한팀이 되어 시종일관 불리한 게임을 이어갔을때도 김승우는 불평 불만보다는 매순간 최선을 다하는 열의를 보여주기도 했지요. 안된다고 남탓하지 않고, 잘된다고 내덕이라하지 않는 미덕이 돋보이는 대목입니다.

 

 

이번 레이스에서도 그 모습은 변함이 없었지요. 각 지점마다 정해진 미션을 완수한 후 레이스를 펼쳐야만 했던 마라톤에서 성시경을 제외한 나머지 멤버들은 모두 큐브 한 면 맞추기에서 시간을 허비했는데요, 정상적인 방법으로 맞추기를 포기한 대신 큐브를 아예 분해해서 다시 조립한 김승우는 다른 멤버들보다 크게 뒤쳐지고 말았지요. 역시나 늦게 맞춘 이수근과 함께 꼴찌 그룹을 형성했습니다. 이어진 미션에서도 판세를 뒤집지 못하고 두 사람은 결국 꼴찌가 되고 말았는데요, 이들은 결승점에 들어서며 꼴찌는 없다며 공동6위로 나란히 결승선에 섰지요. 남보다 앞서서 이겨야만 한다는 예전 1박2일 복불복이 보여왔던 트렌드에서 한참 벗어난 모습이었습니다. 나란히 선 채 결승테이프를 끊는 순간 역시나 배를 살짝 내밀어 반칙에 나선 이수근이 6위를, 김승우가 꼴찌를 차지했지만, 꼴찌가 안쓰럽기보단 멋져보이기까지 했습니다. '나만 아니면 돼'가 아니라, 함께 어우러지려는 어울림의 미학을 보여주는 김승우의 맏형 포스가 두드러졌지요. 김승우 덕분에 편법과 반칙이 우스워지고 있는 1박2일인 셈입니다.

 

 

헌데 김승우에겐 반칙은 없지만 반전은 있습니다.
1박2일 첫 촬영에서 잠자리와 먹거리에 예민하다고 스스로 고백했지만, 김승우는 어느덧 고추에 김치 하나로 밥 한그릇 뚝딱할 정도의 소탈한 식성으로 변했으며, 촬영 중간 중간 쉬는 시간에 머리가 땅에 닿으면 여지없이 잠들고 마는 편안함의 극치를 보여주고 있지요. 이렇게 쉬운 남자로 변해버린 김승우는 이번 여행 오프닝에서도 지금까지완 또 다른 반전재미를 주며 웃음을 자아냈습니다.

 

 

추억의 기차여행에 나선 멤버들은 입석으로 서서갈 멤버 셋을 뽑아야만 했는데요, 바로 추억의 유행어 퀴즈를 통해서 였습니다. 제작진이 준비한 개그맨의 이름을 듣고 이들의 유행어를 동작과 함께 완벽히 재연해내야만 했는데요, 게임 시작전 입석으로 당첨된 유력한 후보로 점쳐진 김승우였지만, 그는 발군의 실력을 보이며 좌중은 깜짝 놀라게 해주었지요. 이수근이 유리할 것이라는 주위의 시선을 뒤집는 반전이었습니다. 김정렬의 숭그리당당숭당당으로 시동을 건 김승우는 이후 이어진 이주일의 유행어를 목소리, 몸짓, 표정까지 완벽히 구현해내며 한국 방송사를 관통하는 유행어 역사의 새로운 강자로 떠올랐지요. 이후에도 조정현, 김보화 등 이름만 대면 은근슬쩍 추임새까지 넣으며 '유행어 주크박스'가 되었습니다. 늘 한 템포 느린 움직임으로 꼴찌를 도맡아 했던 김승우의 반전이었습니다.

 

이렇듯, 반칙은 없지만 반전은 있었던 맏형 김승우의 매력이 편안함과 유쾌함을 절묘하게 조합한 1박2일은 시즌2만의 새로운 분위기를 만들어 나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