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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tertainment On/드라마&시트콤

드라마의 제왕, 절대 카리스마에 허당끼를 허하라

 

 

 

 

부당한 반칙, 잔인한 협박, 절체절명의 위기가 숨가쁘게 이어져온 드라마의 제왕이 그 긴장감에 모처럼 쉼표를 찍었습니다. 어제 방송에선 그토록 탈많았던 드라마 경성의 아침이 기어이 첫방송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고, 앤서니와 이고은도 모처럼 환호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동안 웬만한 스릴러에 못지 않은 전개를 보인 만큼, 잠깐의 쉼표는 오히려 썰렁하게 느껴지기도 했는데요, 심각하게 진행됐던 표절사건의 판결결과를 전하는 앤서니의 얼굴은 침울해보였고, 옆에서 이고은(정려원)은 눈물을 훔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앤서니로부터 결과를 전해들은 피디 역시 어두운 표정으로 주변에 이야기를 시작하는데요, 물론 결과는 무혐의였고, 이들의 진지한 표정은 반전을 위한 연기였지요 하지만, 여태껏 숨막히는 긴장감을 유지해온 드라마의 호흡상 이런 연출은 아직 시청자에게 익숙하지가 못했습니다 마치 팽팽한 긴장감에 허무한 찬물을 끼얹는 느낌이었지요.

 

 

하지만 이제 시청자들도 코믹물을 표방하는 '드라마의 제왕'의 새로운 면모에 익숙해질 듯합니다.

앤서니의 본명, 김봉달을 연호하며 놀려대는 이고은에게선 스스로도 인지하지 못하는 연애 감정이 솔솔 번지고 있고, 이를 무시한 채 냉냉한 표정을 짓는 앤서니의 눈빛에도 어느덧 허당끼가 흐르고 있습니다. 그 카리스마 넘치던 앤서니도, 이고은 앞에서만큼은 이제 모양 빠지는 남자가 되어가고 있지요. 바로 소망할 줄 아는 남자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첫 방송을 앞둔 밤, 두눈을 감고 두 팔을 벌린 채 세상을 향해 기원하는 모습은 지극히 '이고은'다웠는데요, 그런 이고은과 똑같은 자세로 세상을 향해 소망하는 앤서니의 모습은 두 사람의 새로운 인연을 암시하는 듯합니다.
'그 운명의 끝에서 부디 웃을 수 있으면 좋겠다...'

 


늘 확고한 자기신념으로 패배를 모른 채 달려왔던 앤서니가 이제는 겸허하게 소망을 밝혔습니다. 그리고 첫 방송의 시청률 1위 소식을 이고은에게 알려줄때도 짐짓 침울한 표정을 연기하며 그녀를 깜짝 놀라게 해줬지요. 확실히 앞선 표절판결 소식을 알릴때보다 한결 익숙해진 느낌입니다. 이제 절대적인 카리스마를 내뿜던 그에게도 허당끼가 일상이 될 때가 온 듯합니다.

 

하지만 앤서니에게는 시급한 지상과제가 남아있습니다. 도무지 키스를 해본적도 없고, 남자 에게서 심장이 쿵쾅거리는 떨림도 못느껴본 쑥맥같은 이고은 작가에게 로맨스의 느낌을 일깨워줘야만하는 드라마제작자로서의 당면과제말입니다.

 

 

포장마차에서 터프하게 한잔 술을 넘긴 후 그윽하게 바라보는 앤서니의 시선에, 이고은은 어쩔줄을 몰라 하는데요, 헌데 다음 장면은 인사불성이 된 앤서니를 앞에 두고 한숨 짓는 이고은의 허무한 장면이었습니다. 그래서 앤서니는, 멜로를 제대로 쓸수 없는 허당 작가에게 업혀 집으로 가게 되지요, 그런데 '다신 술먹지 말라'는 인사말을 던지고 투덜투덜 돌아서는 이고은을 확 끌어당긴 앤서니는 형형한 눈빛으로 물어봅니다. '날 남자로서 어떻게 생각해' 직구로 던진 앤서니의 고백 앞에 이고은은 특유의 맹한 눈을 깜박거릴 뿐이지요. 아마도 앤서니의 고백은, 작가의 학습을 자극하는 제작자로서의 순수한 지상과제 때문만은 아니겠지요. 그도 이제 소망하는 남자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