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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tertainment On/스타&연예

진중권을 무안하게 만든 임재범의 무대응




임재범의 나치퍼포먼스 논란이 연일 이어지고 있습니다. 지난 26일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임재범의 단독콘서트 당시, 나치 복장을 한 임재범의 퍼포먼스를 두고 네티즌들 사이에서 갑론을박이 있었는데요, 진중권은 이를 두고 임재범의 몰취향으로 빚어진 일이라 비난에 나선 바 있습니다. 이에 김형석이 '콘서트를 보고나서 그런 소리를 하라'며 진중권을 비판해자, 진중권은 '뭐하는 분이신지'라며 다소 감정적인 반응을 보이며 트위터 설전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정작 당사자인 임재범은 이러한 논란에 별로 개의치 않는 모습입니다. 임재범의 소속사인 예당측은 '관련 보도들을 보고 정작 본인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고 밝히면서 '진중권 씨의 트위터 글에 신경 쓰지 않는다. 그에게 우리가 잘못한 것도 없고 그도 우리에게 특별히 나쁘게 한 것도 없다' 고 덧붙였습니다. 비난과 대응에 나선 김형석과 진중권이 무안할 노릇입니다.

가수의 단독콘서트는 공중파를 통해 불특정다수에게 보여지는 방송무대와는 다른 특징을 지니고 있습니다. 영화와 TV 드라마가 다르듯이 말입니다. 영화는 관객이 자신의 의사에 따라 영화를 선택합니다. 자신이 좋아하는 배우, 혹은 보고 싶은 내용을 보고자 하는 의지에 따라 소비되는 셈입니다. 원하지 않아도 채널을 돌리다보면 보게되는, 다시말해 누구에게나 열려있는 TV드라마와의 차별되는 부분이지요. 그렇기 때문에 영화는 TV드라마와는 달리 다양한 소재와 표현을 선보일 수가 있습니다. 그렇기때문에 엽기적인 에로물에서부터 과도한 판타지가 가미된 허무맹랑한 이야기까지도 영화화가 가능한 거지요. 기꺼이 돈을 주고 볼 소비자가 있다면 말입니다.
지난 해 개봉된 이병헌, 최민식 주연의 '악마를 보았다'는 개봉당시 큰 논란을 일으켰던 영화였습니다. 영화가 전달하려는 메시지를 받아들이기에 따라, 인간의 내면을 치열하게 파헤쳤다는 호평도 있었고, 잔혹무도한 장면 탓에 영화관을 뛰쳐나오고 싶은 충동을 느꼈다는 혹평까지 반응도 다양했지요. 그럼에도, 대중은 그 영화가 자신의 취향과 맞지 않다고 피력할 지언정 무작정 작품을 비난하지는 않습니다. 취향의 차이일 뿐이지요.

이번 임재범의 나치 퍼포먼스에 대한 비난도 비슷한 맥락에서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가수의 단독콘서트는 TV처럼 불특정 다수에게 보여지는 공연이 아니고, 돈을 지불하고 기꺼이 임재범을 만나보고 싶은 사람들을 위한 콘서트지요. 콘서트를 통해 전달하고자 하는 가수의 의도를 진지하게 공유하고 열광하는 이들을 위한 콘서트 말입니다. 그래서 콘서트는 TV무대에서는 볼 수 없는 다양한 볼거리가 있습니다. 무엇보다 열렬한 관중의 호응과 가수의 뜨거운 열정이 있지요. 기꺼이 자신을 보러와준 팬들을 향한 진지한 사랑으로 더 많은 것을 보여주고 싶은 것이 콘서트무대에 선 가수의 마음입니다. 나치퍼포먼스라는 것은 액면만 놓고 보면 거부감이 있을 법합니다. 하지만 임재범의 콘서트에서는, 이를 통해 구현해줄 자유에 대한 갈망을 함께 느낄 수 있을 사람들에게 바쳐진 퍼포먼스입니다. 임재범이 그동안 걸어왔던 음악의 길을 알고 있는 관객은, 그 퍼포먼스와 더불어 불리워진 노래 '패러덤'에 담긴 정신도 충분히 이해하고 있기에, 임재범이 이 퍼포먼스를 통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온전히 전달받을 수 있었지요.
진중권 역시, 임재범이 나치를 풍자하기 위한 퍼포먼스였음을 알았기에 그를 도덕적으로 비판하진 않았습니다. '취향이 후진 것'이라고 지적했지요. 그리고 김형석이 적극적으로 반론에 나서면서 취향의 문제는 감정의 문제로 발전되는 양상이었습니다.
사실 취향과 감정의 문제는 답이 없습니다. 촌스럽다 느끼는 사람도 있고, 그렇게 느끼는 사람에게 심각한 모욕감을 느끼는 사람도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신경 안쓰는 사람도 있지요.


임재범은 자신만의 관객앞에서 자신의 음악세계를 선보였고, 이를 통해 관객들과 온전한 교감을 느꼈습니다. 그리고 콘서트 밖 사람들 앞에서는 침묵할 뿐이지요. 혹자는 논란의 파문을 던져놓고, 논쟁의 준비를 마친상태였을지도 모릅니다. 자신감 넘치는 눈빛으로, 스스로 최고라 자부하는 미적 감각을 가지고 말이지요. 그런데 그 자신감 넘치는 눈빛은 마주볼 곳을 잃고 말았습니다. 논란의 파문은 증발하고 무안함만 남았습니다.
취향이 다양한 누군가의 비난에 그때그때 도발 당했다면, 애초에 자신만의 음악 세계를 지키진 못했을 겁니다. 임재범이 오직 무대에서 음악으로만 말하는 이유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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