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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tertainment On/드라마&시트콤

7급공무원 주원-엄태웅, 1박2일의 순둥이는 잊어라

 

 

 


대중교통이 없는 외딴 곳에서 저렴하게 탈출하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스마트폰의 배달 어플을 이용해 가장 가까운 중국집에다 가장 저렴한 메뉴를 주문한 후, 배달 온 오토바이를 얻어타고 나온다' 극중 김경자(최강희)가 보여준 '배달의 기수 활용법'입니다.

 

어려운 현실을 딛고 하루 3건의 알바를 뛰면서도 취직을 위해 잠시도 책에서 눈을 떼지 못하는 열정적인 김경자의 생활이 유쾌합니다. 그녀의 목표은 방송국 입사인데요, 입시유형이 비슷한 국정원시험도 더불어 준비하지요, 그 와중에 맞선 사업을 하는 친구의 부추김에 넘어가 두둑한 일당을 받고 맞선 보러 나와서 한길로(주원)와 마주합니다.

한길로는 잘나가는 사업가의 아들이지만 아버지의 사업엔 관심이 없습니다. 유년시절을 전율케 했던 영화 007 속 제임스 본드의 삶을 희구하는 그는, 그래서 부모님 용돈으로 사격을 하고 카 레이싱을 하고 스킨스쿠버를 하며 첩보원 코스프레를 하는 한편, 국정원 시험을 준비하지요.

 

 

새로운 스포츠카를 사준다는 엄마의 꼬드김에 넘어가 맞선 자리에 나온 한길로는 맞선녀에겐 관심도 없이 제 공부하기에 여념없는데요, 이에 맞선녀들은 치를 떨며 나가버립니다. 하지만 유일하게 한 여자만은 이런 한길로의 태도에 아랑곳하지 않고 자신도 책을 꺼내 공부를 하지요. 바로 맞선녀 알바를 뛰고 있는 김경자였습니다.

 

한길로는, 마치 조용히 자신을 기다리는양 공부에 빠져있는 김경자의 모습에 순간 신선한 기분을 느낍니다. '운명은 도둑같이 다가온다'는 엄마의 말처럼 갑작스레 자신의 마음이 도둑질 당한 듯 말입니다.

하지만, 김경자의 실상은 단지 알바비를 받기위해 2시간을 채우는 중이었고 그 와중에 공부까지 할 수 있어 더없이 만족스러웠던 거지요.

 

 

이렇듯 동상이몽 속에서 그들은 재차 만남을 갖게 되고, 이 두번째 만남에서 악연을 이어가게됩니다. 고가의 자동차를 판돈으로 걸고 경주에 나서는 한길로의 차에 우연히 동행한 김경자는 위태롭고 아찔한 질주를 벌이는 한길로의 운전을 급하게 제지하는데요, 끝내 결승선을 앞두고 핸들을 꺽어버린 김경자 탓에 한길로는 경주에서 패하고 차를 잃게 됩니다.


그래서 서로에게 폭언을 하고 헤어지지만 이들의 인연은 이제 시작이었습니다.
국정원 면접장소에서 다시 만난 이들은 서로를 보고 경악하는데요, 이들은 서로의 숙명을 예감한 걸까요, 운명은 도둑 같이 다가온다는 말처럼 국정원에서 함께 할 이들의 운명이 시작되지요.

최강동안을 자랑하는 최강희 역시 앳된 모습으로 알바를 전전하면서도 희망을 놓지 않는 명랑한 악바리역으로 돌아왔습니다. 주원은 유년시절의 꿈을 품고사는 허영기 있는 열혈청년의 모습을 제대로 살려냈는데요, 1박2일에서 형들에게 애교부리며 막내의 모습과는 전혀 다른 이미지로 기대감을 자아냅니다.

 


여기에 더해 1박2일에서 소탈하게 웃으며 사람좋은 인상을 풍겼던 엄태웅 역시 모처럼 엄포스의 모습으로 되돌아와 극의 긴장감을 확 높여줬습니다. 4회까지의 특별출연이 예정된 엄태웅은, 국정원 요원을 살해한 용의자이자 산업스파이로서, 1박2일의 순박하던 모습은 온데간데없이 사나운 눈초리와 거친 풍모로 국정원에 불어닥칠 위기감을 증폭시켰습니다.

 

귀여우면서도, 밸런스가 잡힌 두 주연과 몇분의 출연만으로도 강렬한 존재감을 뽐낸 엄태웅의 인상적인 모습이 새 드라마에 대한 기대감을 더해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