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tertainment On/드라마&시트콤 2013.01.25 07:00

 

 

 

 

007 제임스본드를 보며 첩보원의 꿈을 키운 한필훈(주원)은 드디어 삼수 끝에 국가정보원에 입성했습니다. 이제부터 그야말로 멋드러진 첩보원 노릇을 할 때가 온듯 했는데요, 하지만 그는 악연으로 얽힌 맞선녀 김경자(최강희) 앞에서 스스로 만신창이가 되어 버렸지요.

 

맞선으로 만났던 김경자를 태우고 자동차 경주에 나섰다 내기에 져서 차를 빼앗겼던 한필훈은 이 일로 아버지와 대판 싸우고 가출하는데요, 그길로 국정원 합숙훈련에 참가하지요. 자동차 경주에서 패한 것이 김경자 탓이라고 믿는 그는, 합숙소에 마주친 김경자에게 진상 짓을 멈추지 않습니다.

 

 

합숙소로 향하는 버스에서 김경자를 만나면서부터 그녀를 향한 한필훈의 핍박이 시작되는데요, 결국 티격태격하던 두 사람은 버스에서 쫓겨나게 되지요. 하지만 집단행동이 요구되는 국정원에서는 강한 동료의식을 요구하다보니, 국정원 측은 버려진 동기를 두고 왔다는 이유로 모든 훈련원들에게 벌점을 부과합니다. 덕분에 두 사람은 시작부터 동료들의 미운털이 박히게 됐지요. 그럼에도 한필훈은 조금도 위축되지 않고 김경자를 갈구는 것에 여념이 없습니다. 특히 외교관의 딸이 아님에도 이를 속이고 맞선 자리에 나왔던 그녀의 정체를 폭로하고 자신의 금쪽같은 차값을 받아내기 위해 악착같이 김경자에게 달려들지요. 

 


단체 훈련 중에도 주변의 동료들은 아랑곳않고 김경자의 곁으로 다가가 훈련을 방해하며 외교관 딸이 맞느냐, 사기죄로 고소하겠다, 차값을 물어내라, 시종일관 닥달합니다. 주위사람들에 전혀 구애받지 않고 꿋꿋하고 쉼없이 김경자의 주위를 돌며 괴롭히며 찌질한 면모를 제대로 선보이지요.

 

이 때문에, 동료와 훈육관으로부터 갖은 오해를 받으며 입장이 난처해진 김경자와는 달리 한필훈은 얄미울 정도로 여유만만해 보였는데요, 그녀를 응징하려 하지만 뜻대로 되지 않아 울화통 터지는 철부지의 모습을 연기하는 한필훈의 캐릭터는 주원으로서도 새로운 연기변신인 셈입니다.

 

 

그동안 주원은 과묵하고 진중한 캐릭터를 주로 소화해 왔습니다. 제빵왕 김탁구, 오작교 형제들, 각시탈까지 남자답고 진중하며 내면의 고독을 비치는 연기에 해왔던 만큼 그의 연기에도 큰 전환점이 될텐데요, 엄마한테 떼쓰고, 아빠한테 소리 지르다 삐쳐서 가출하는 찌질남이 되어 얼굴에 짜장면을 뒤집어 쓰고, 여자한테 맞아서 쌍코피를 줄줄 흘리며 나자빠지는 그의 연기가 퍽 자연스럽니다. 이기적이고 겉멋 든 애송이 첩보지망생이자 철없는 청년의 모습을 잘 구현해내고 있지요. 김경자와 좌충우돌 부딪히게 될 국정원의 생활이 무척이나 기대될 정도로 말입니다.

 


최강희가 로맨틱 코미디의 흥행보증수표라지만 주원과의 나이차이 탓에 많은 우려가 있었지만, 두 사람의 연기호흡도 은근히 잘 어울리고 있습니다. 이들 앙숙 콤비는 과연 어떤 반전으로 새로운 인연을 써내려 갈지 영화와는 전혀 다른 긴 호흡으로 지켜보고 싶습니다.


Posted by 비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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