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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tertainment On/스타&연예

아빠 어디가, 겁이 많은 민국이 정도 많네

 

 

촬영때마다 눈물을 보여 울보라는 별명을 얻은 민국이. 이런 민국이도 어느덧 낯설고 불편한 잠자리에 앞에서 눈물을 삼킬 수 있게 되었건만, 민국에게 불편한 잠자리보다 더 힘든 건 담력테스트였나봅니다. 동생들을 다독이며 호기롭게 밤길을 나섰지만 막상 폐가 앞에선 고개 숙인 남자가 되고 말았지요. 끝내 민국이는 무서움을 이기지 못하고 동생들이 활약하는 모습을 지켜볼 수 밖에 없었습니다.

 

'형은 무서운걸 되게 무서워해'라고 동생들에게 고백할만큼 겁이 많은 민국이었습니다. 하지만 민국이는 겁이 많은 만큼이나 정도 듬뿍인 아이었지요. 할머니께 음식을 전달해드리고 더불어 음식을 나눠 먹는 모습에선 꾸민다고 해도 꾸밀 수 없는 살뜰한 정이 담겨있었습니다.

 

 

정선 덕천리로 여행을 떠난 '아빠 어디가'일행은 덕천리 마을에 홀로 사시는 할머니 할아버지께 음식을 장만해 드렸습니다.
곤드레나물밥, 메밀전, 감자 옹심이 등 저마다 구입해온 재료로 아빠와 아이들은 더불어 음식을 준비했지요. 맛을 보는 손끝, 옹심이 빚는 손길이 화기애애했는데요, 아이들은 이렇게 마련된 음식을 챙겨서 마을에 사시는 할아버지 할머니께 배달을 나갔습니다.

 

갈길은 먼데 보따리는 무거웠고, 미끄러운 눈길과 곳곳에는 아이들의 호기심을 잡아끄는 시골 풍경과 염소들까지...찾아가는 길도 만만치 않았지요. 짝을 지어 배달에 나선 다른 아이들과 달리 민국이는 맏형답게 혼자 길을 나섰습니다.
아직은 어린 준수와 준이, 후와 지아는 천진난만하고 순수했지만, 낯선 어른 앞에선 어쩔수 없는 어색함이 존재했습니다. 처음 보는 어른 앞이니만큼 낯가림은 당연한 일일테지요.

 

하지만 맏형 민국이는 그런 어색함이 없었습니다. 할머니를 뵙게 되자 아침밥을 만들어 할머니와 나눠먹으러 왔다며 방문 목적부터 정확히 밝혔지요. 또박또박한 발음으로 할머니가 못 알아들으실까 재차 자신의 이름을 말씀드렸습니다.
처음 보는 할머니 앞에서 민국이의 말투, 자세, 행동은 차분하고 조신했는데요, 싸온 음식을 정성스레 풀어서 펼친 후 할머니 먼저 드시라며 손수 먹여 드리고 할머니가 내주시는 숟가락도 덥죽 잘 받아 먹었지요. 게다가 시종일관 무릎을 꿇고 바른 자세를 지켰습니다.
 
할머니 한 입, 자기 한 입, 숟가락 나누는 것을 내외하지도 않고 오손도손 음식을 나눠먹는 모습은 요즘 도시 아이들에게선 쉽게 볼 수 없는 장면인데요, 또래의 아이들이 질색할 법한 일이건만 민국이는 하나의 숟가락으로 할머니께 먹여 드리고 자신도 먹으며 친손자처럼 다정하게 할머니를 챙겨드렸습니다.

 

또 할머니가 내어주신 팥밥을 맛있게 먹는 모습에선, 할머니도 시청자도 훈훈한 온정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차분한 가운데 많은 말을 나누지 않았음에도 처음 만난 할머니와 소년은 아늑한 정감을 나누며 넉넉한 밥상을 함께 할 수 있었습니다.

그 따뜻한 밥상을 물리고 길을 나서는 민국이는 '몸이 가볍구나. 몸이 가벼워~'라며 콧노래를 불렀습니다. 짧은 시간이나마 누군가에게 의미가 되어 줄 수 있다는 것은 이렇듯 상쾌한 일인가 봅니다. 낯선 할머니와의 교감을 통해 기쁨과 성취감을 느끼는 민국이의 표정이 마냥 밝아보였지요.

 

비록 눈물도 많고 겁도 많아 체면을 구기는 경우도 많았지만 민국이는 그 이상으로 정이 많은 아이인가 봅니다. 그의 콧노래가 시골풍경을 너무 훈훈하게 만들어줬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