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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tertainment On/드라마&시트콤

성균관 스캔들, 꼭 원작에 충실해야 할까?



 성균관 스캔들, 소설과의 싱크로율은 어떨까?

포도밭 그 사나이, 마녀유희, 커피프린스 등 로맨스소설이 드라마화 된 경우가 많이 있는데요.
유명한 소설을 드라마 또는 영화화했을 때 흥행에 성공하거나 호평을 받는 경우는 많지 않습니다. 워낙 원작에 대한 인기가 높아 기대치가 높아지기 때문이겠지요. 특히 원작을 읽으며 독자들은 나름대로 소설속 인물들과 분위기를 상상하고 그려냈을텐데 이런 상상과 어긋날때 그 상실감은 상당히 크게 작용합니다.
다시말해 원작에서의 캐릭터와 스토리에 대한 변형이 사람들에게 실망을 안겨주게 됩니다.
유명한 소설을 드라마로 재구성하는 것이 부담스러운 이유입니다. 원작에 대한 인기가 드높아 그 인기를 기반으로 드라마화 되긴 했지만, 원작에 대한 독자들의 기대를 그대로 반영하기에는 드라마 구성 상 한계가 있습니다.

'성균관 유생들의 나날'이라는 제목으로 많은 인기를 끌었던 이 소설은 캐스팅부터가 미스캐스팅이라는 논란이 많았습니다. 저 역시 원작을 읽은 사람으로서 처음엔 조금 의아했었습니다. 제 상상속의 인물들과 동떨어지 느낌때문이지요.
근데 드라마의 비춰진 이들은 우려를 불식시켰습니다.

준수하고 똑똑하며 때로는 날카로운 이선준역, 믹키유천

믹키유천은 동방신기의 멤버이며 여러 예능에서는 부드럽고 여성스러우며 어찌보면 약간은 느끼한 캐릭터를 보여주었었습니다. 부드럽고 말랑말랑한 밀크가 떠오르는 이미지랄까요? 게다가 첫주연작이라 가수출신연기자들에게 갖는 선입견을 지닌채 보게 되는 단점을 안고 시작하게 됩니다.

하지만, 첫방을 본 지금은 그의 연기가 이선준에게 썩 잘 어울린다는 점입니다. 드라마 캐릭터를 보면 한 마디만 들어도 어색한지 불안정한지 느낄 수 있습니다. 이선준의 첫마디에서 느낀 건 바로 안정감입니다. 발음도 정확하고 입 모양새또한 오버하지 않고 자연스러웠으며, 시선처리도 훌륭했습니다. 기존의 이미지가 어떠했는지는 잊고, 바르고 똑똑하며 자신의 아버지의 후광이 아닌 바른 길을 가고자하는 기개있는 유생으로서의 모습이 보였습니다.
첫방송이었지만, 안정감있는 주연 배우의 몫을 해준 듯합니다.

남장여자의 비애를 안고 있는 김윤희역, 박민영

남장여자의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예쁘지 않아야 한다는 점입니다. 하지만 박민영씨는 예뻤습니다. 근데 아이러니하게도 남장을 했을 때가 더 예뻤습니다. 개인적인 느낌인데요, 이마 위 정수리까지가 넓어서 그런지 여성으로 분했을때보단 남장했을때가 더 이쁘게 비춰지네요. 

게다가, 무게감있는 목소리가 남자로 보이는 데 한 몫하는 듯합니다. 억지로 남자처럼 보이게 목소리를 굵게 내기 보다는, 낮은 톤의 정확한 발음도 좋았고, 남자답게 보이려 액션을 과하게 하는 모습도 없어서 보기에 편했습니다. 극중 캐릭터인 가정형편은 어렵지만 생각이 바른 청년의 모습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화사한 외모와 부드러움을 지니고 있는 여림역, 송중기

아는 것 없는 듯 보이지만 날카롭고, 한량 같아 보이지만 속이 깊은 여림역의 송중기씨. 평소 송중기씨가 가지고 있는 이미지 자체도 미소년의 이미지지요. 뮤직뱅크 사회자로서 그리고 런닝맨의 고정멤버로서의 송중기씨 이미지도 유쾌하고 밝은 청년의 이미지인데, 여기서의 이미지와도 잘 맞아 떨어지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송중기씨를 보면 드는 생각이, 매우 영리하다는 겁니다. 사회를 볼때나 게임에 임할 때나, 분위기를 잘 따라가고 영리하고 민첩하다고 느꼈는데, 오늘 연기를 보면서도 똑똑한 배우다라는 생각을 하게 되네요. 건들건들 유쾌한 여림의 역할을 제대로 잘 소화하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첫 방송을 보면서 가장 돋보이는 인물이라고 생각합니다. 능글능글 자연스런 표정과 말투가 앞으로 이 드라마에서 자신만의 독특한 케릭터를 만들어나갈 것 같은 예감을 하게 만드네요.

거침없고 두려울 것 없어 보이지만 마음이 섬세한 걸오역, 유아인

사실 걸오역할은 매우 등치있고 우락부락한 느낌의 역할이라 유아인씨의 캐스팅을 놓고 봤을 때는 가장 안어울리는 캐스팅이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유아인씨 체구 자체가 그렇게 크지 않은 편이고, 우락부락하다기 보다는 귀여운 동네 오빠의 이미지를 갖고 있던터라, 그런 생각이 들었던게 사실인데요.

오늘 방송에서는 등치는 그리 크지 않지만 거친 야성미의 걸오의 모습을 제대로 잘 보여주었습니다. 싸움하는 장면이나, 김윤희와의 첫만남에서의 인상을 볼 때, 확실히 무게있어 보였습니다. 단, 대사를 할 때에 목소리가 너무 어려보인다는 단점이 있는 것 같습니다.

첫방송을 보고 나서 드는 생각이, 처음 생각했던 것보다 괜찮다하는 겁니다. 책을 읽었던 독자로서 이선준과 김윤희 두 주인공의 첫 만남의 스토리가 많이 바뀐 점이 아쉽긴 하지만, 전혀 생뚱맞거나 개연성 떨어지는 전개가 아니라 흥미진진하고 속도감 있었습니다.
더군다나 많은 우려를 자아냈던 이들 캐스팅 멤버들의 연기가 하나같이 자연스럽고 출중했습니다. 저마다 특유 케릭터를 구축하면서 소설 속에 갇혔던 케릭터들이, 연기자 각자의 해석으로 색깔을 입고 소설 밖으로 박차고 나오는 느낌입니다.
이런 생동감 있는 느낌을 받으며, 드라마가 꼭 원작소설에 얽매일 필요가 있을까하는 생각마저 들었습니다. 너무도 재밌게 읽었던 소설이지만, 드라마를 통해 새로운 해석과 구성으로 각각의 인물들이 활짝 피어나길 기대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