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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tertainment On/스타&연예

청룡상, 영화인들도 웃었다, 배우로 거듭난 빅뱅 탑




청룡영화제 신인상 수상한, 빅뱅 탑, 스타 잊은 신인다운 모습이 빛났다

요즘 영화배우 원빈을 보면 감회가 새롭습니다. 예전 그의 첫인상은 수줍고 풋풋한 소년의 모습이였는데요, 어느덧 중후한 존재감이 가득한 중견영화인으로서의 풍모가 확연합니다. 진중하고 차분한 모습으로 스크린 밖에서도 강력한 카리스마를 드러내며, 이제는 영화계의 대들보로 확실히 자리매김을 했습니다. 어제 청룡영화제에서도 자체발광하는 강력한 존재감을 보여줬는데요, 이러한 원빈과 비교되는 느낌을 준 '배우'가 있었으니, 바로 빅뱅의 탑입니다.
공교롭게도 원빈과 탑은 나중에 인기상을 공동수상하기도 했는데요, 이 때에도 중견영화인과 신인영화인의 대조적인 모습은 아이러니한 조화를 이루며 이목을 끌었습니다.


빅뱅이 가요계에서 차지하는 위상은 극강이지요. 시대를 풍미했던 동방신기 이후 아이돌의 계보를 잇고 있는 절대강자입니다. 이러한 빅뱅의 핵심멤버인 탑이기에 엄청난 대중이 모인 무대에서 어마어마한 환호를 받는 것이 익숙합니다. 열렬한 외침과 숱한 시선 앞에서 마음껏 카리스마를 펼치던 당대 최고의 가수가, 어제 영화인들의 축제에선 신인으로서 참여했습니다. 최고의 '스타' 탑이 아닌, 영화에 갓 입문한 '배우' 최승현으로서 말이지요. 그리고  배우라면 일생에 단 한번 받을 수 있다는 신인상을 수상했습니다.
특히 그가 시상대에서 보여준 모습이 인상적인데요, 시상대에 선 그는 빅뱅으로 무대에 섰을 때와는 사뭇 다른 모습이었습니다. 너무도 진지하고 또 긴장하는 것이 역력한, 그야말로 신인의 모습이었지요. 너무 떨려서인지 수상소감의 첫마디를 뱉기도 힘든 듯 지체했었지요. 처음 신인상 수상자로 지목됐을때는, 아주 담담한 표정으로 차분하게 무대로 올라섰었는데요, 전혀 의외라는 듯 과도하게 놀라는 모습같은 건 없이, 진중한 자세였지요. 그러나 막상 수상소감의 순간이 오자 극도의 긴장감이 자연스레 흘러나왔습니다. 이렇듯 영화를 대하는 그의 진지한 태도가 신선했습니다. 바로 과장되지 않은 진솔한 겸손함이었지요. 진정한 겸손함은 진지할때 느껴지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그는 소상소감을 통해, 영화관계자들에 대한 감사들 전했고, 또 가수로서 동료와 팬들에 대한 인사도 잊지 않습니다. 영화인으로서 감사를 표할때 굳이 스타로서의 정체성을 숨길 필요는 없겠지요. 그럼에도 어제 영화인들의 축제에서 만큼은 영화인이 된 것이 분명했습니다. 이러한 최승현의 수상소감을 바라보는 영화인들의 자세 또한 이채로웠습니다. 따지고 보면 영화계도 다소 배타적인 경향이 있는 편입니다. 가수출신의 영화배우라면 연기자체를 떠나 폄하되는 분위기가 있습니다. 엄정화씨가 영화계에서 인정받기까지 제법 오랜 시간이 걸린 것이나, 일전에 탁재훈씨가 영화배우로서 청룡영화제에 참가했을 때 홀로 앉아 있던 장면사진이 결국 설정이라고는 하지만 예사롭게 보이진 않았지요. 하지만 탑의 수상소감을 접하던 영화인들은 신인배우의 탄생을 흐뭇하게 바라보더군요. 진정한 영화배우로 인정한 듯한 느낌이었습니다.


얼마전 있었던 대종상시상식 장면이 화제를 모았었는데요, 당시 소녀시대 굴욕사건이라고도 일컬어지기도 했듯이, 배우들의 냉담한 관람태도가 구설수에 올랐었지요. 당시 최승현도 굳은 듯, 정자세를 취한채 호응없이 무대를 지켜보는 모습에, 동료가수로서 예의가 부족했다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개인적인 짐작이지만 이 역시 가수가 아닌 배우로서의 진중한 태도로 임하다보니, 미처 동료가수에 대한 배려를 잊은게 아니였나 싶더라구요. 음악인의 축제였다면 탑이 그럴리 없으니까요.


가수가 연기에 도전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입니다. 탑도 예외는 아니였는데요, 별로 신통치 못한 반응을 보인 드라마'아이 엠 샘'에 이어 대작 드라마'아이리스'에서도 그렇게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주진 못했습니다. 극중 비중이 적은 것도 있겠지만, 캐릭터 몰입이 성공적이였다고 하기엔 아쉬움이 있었지요. 그러나 영화'포화속으로'에서 보여준 연기는 왠만한 중견배우에 버금가는 호연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솔직히 기대이상이였죠. 가수 탑이 아닌 배우 최승현의 발견이였다고 할만했습니다. 특히 고통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은, 그의 결연한 눈빛연기는 지금도 잊혀지지 않을 만큼 강렬했습니다. 하지만, 그의 수상에 대해선 이견도 있더군요. 그가 막강한 인기스타라는 점, 보수언론사의 재정지원을 받는 영화제답게 반공영화에 가산점이 부여됐을 것이라는 의구심등이 있긴 하지만 그럼에도 스크린에서 그가 보여준 연기력 만큼은 신인상수상자로 손색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이외에도 몇몇 분야의 시상을 두고 다양한 이견들이 있었습니다. 대중들이 심사에 참여할 수 있는 MBC영화대상과 달리, 몇몇 전문위원이 비공개로 심사하는 청룡영화제이기에 '나눠주기'식의 한계가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모처럼 영화인이 한자리에 모여, 선배에 대한 존경을 표하고 후배를 격려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습니다. 송새벽과 함께 연기해보고 싶다는 이병헌이나, 친구를 운운하는 유해진 등 훈훈한 장면들이 많았지요. 그리고 이러한 영화인의 자리에, 스타가 아닌 신인으로 참가하여, 겸손하고 진지한 모습을 보인 탑, 아니 영화인 최승현의 자세가 멋졌습니다.
연기자가 캐릭터에 몰입하듯, 스타가수를 잊고 신인배우에 몰입한 느낌이였지요. 진정 그의 가슴속에선 가수와 배우의 길 중 어떤 길이 더 설레일지 궁금해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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