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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tertainment On/예능&오락

위대한 탄생, 유망주가 아닌 완성품을 원했나




본격적인 예선전이 펼쳐지고 있는 위대한 탄생. 멘토들의 인기투표에 집착하며 허무한 개시들 선보인지 한달만에 지난주와 이번주에는 각각 일본과 미국에서의 지역예선이 전파를 탔습니다.
위대한 탄생 제작진이 아무리 오래된 기획이라고 주장해도 슈퍼스타k의 그늘에서 자유로울수는 없을텐데요, 슈퍼스타K를 능가할 무언가를 초반부터 보여줘야 하는 부담감을 안고 있는데다, 시청자 역시 차별화된 새로운 뭔가를 원하기 때문이겠지요. 막상 뚜껑을 연 1회부터 2회까지는 상당한 혹평과 저조한 시청률이라는 기대이하의 성적표를 받았습니다. 특히 지난주 방영된 글로벌 오디션 일본편에서는 납득하기 힘든 심사기준과 전반적으로 수준이하의 참가자들로 실망을 준 바 있습니다.그리고 드디어 어제 제3회, 미국오디션이 방송되었습니다.
일단은 일본편보다는 뛰어난 실력을 소유한 참가자들이 많았다는 면에서 지난 주보다는 후한 점수를 주고 싶더군요. 동네 장기자랑 같았던 일본편보다는 그래도 오디션임을 느끼게 해주었구요. 참가자들 또한 다양한 이력과 눈에 띌 가창력으로 많은 가능성을 보여준 이들이 많았습니다. 또한 미국 오디션과 함께 한국오디션도 크로스편집해서 보여줌으로서 색다른 분위기의 참가자들을 보며 분위기 전환을 해준 점도 흥미로웠습니다. 최종무대에까지 올라가지 않을까 싶은 기대를 하게 해주는 뛰어난 실력자들도 종종 등장해서 이목을 끄는 데는 성공한 것 같습니다.


 심사위원에게 심사평은 없다?

미국오디션 심사위원은 지난 주에 독설로 큰 화제를 모았던 방시혁과 윤상 그리고 조피디였습니다. 독특한 자신만의 음악세계를 갖고 있는 인물들이라 심사평이 매우 기대되더군요. 하지만, 크로스편집된 한국오디션이나 미국오디션에서나 심사평은 상당부분 생략되거나 편집되더군요. 떨어진 참가자가 왜 떨어졌는지조차 알 수 없는 빈틈 많은 심사였거나, 시청자의 궁금증을 무시하는 방송편집이었습니다. 한국오디션편에서 방시혁씨는 첫 무대에 올랐던 참가자 손진영씨에게는 김태원씨의 평가로 인한 부담감으로 잠시 흔들렸지만 자신만의 기준으로 평가하겠다며 불합격을 줬다는데 도대체 그 자신만의 기준이 뭔지 얘기를 안해주더군요. 김윤아씨의 탈락사유 또한 들을 수 없었습니다. 이후 뛰어난 실력을 보여주며 합격한 한림의대 듀엣팀에 대해 소감은 김윤아는 베짱이과가 좋다. 방시혁은 베짱이과는 싫다가 전부였습니다. 슈퍼스타K가 인기를 끌 수 있었던 점은, 심사위원들의 심사기준을 들어가며 대중들 또한 자기나름대로 마음속 잣대로 심사를 함께 하고 또 공감되는 심사평에 동감하여 시청자들 또한 참가자들에 대한 애정이 갖게 됐다는 점에서 기인했다고도 볼 수 있는데요. 친절하진 못해도 부족한 부분에 대한 언급이 제대로 이루어져야 시청자들 또한 공감할 수 있을 겁니다.


 다듬어야 할 원석을 찾는게 아니라 완성품을 찾고 있나?

지난 주부터 이번 주까지 계속 의문스러운 점은 심사위원들이 각자 포인트 즉 심사기준으로 잡고 있는 것이 무엇이냐는 것이었습니다. 시작할때 각자의 포인트를 나름 밝히기는 했는데요, 이런게 정말 심사에 적용된 건지도 의심스럽습니다. 특히 이들이 감상평이라며 내놓는 코멘트를 보면 과연 다듬어야 할 원석을 찾는 건지, 그냥 이미 모든 걸 갖춘 완성품을 원하는 건지 의구심이 들더군요 미국 오디션에서 두번째로 나왔던 데이비드 오. 싱어송라이터로서 가창력에 음악성까지 겸비한 듯 한 참가자였는데요, 방시혁씨는 또 의상을 문제 삼았습니다. 싱어송라이터라면 자기만의 스타일을 갖고 있어야 한다는 취지인데요, 자기만의 스타일은 음악성에 패션까지 이미 세팅이 되어 있어야 한다는 말이 납득이 안갔습니다.


슈퍼스타k top11들도 초창기에는 지극히 촌스러웠습니다. 하지만 이들도 전문코디를 받으니 금방 세련된 자신만의 스타일을 갖추기 시작했지요. 제가 보기엔 지엽적인 걸로 억지를 부리는 것 같더군요. 한국 오디션에서도 비슷한 느낌이었는데요, 힙합듀오 고등학생 두 명에 대한 평도 마찬가지였지요. 지금 그 나이보다 어린 친구들도 그 정도 랩을 프리스타일로 그 자리에서 해낼 수 있다며 그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다라고 하더군요. 방시혁씨가 말하는 그 어린 친구들은 이미 가수이거나, 가수로 길러지고 있는 연습생들 이야기가 아닌가 싶습니다. 일반인을 상대로 한말치곤 너무 뭉뚱그려 말하는 것 같더군요. 이미 가능성을 배제하고 있는 듯한 느낌을 떨칠 수가 없었습니다. 의외로 윤상마저 실망스럽더군요. 개인적으로 그가 만든 곡이 좋아 호감이 많았는데요, 심사평은 어처구니가 없더군요. 아메리칸 아이돌출신 폴김에게는 발음 토씨 하나 어색한 걸 지적하질 않나, 장윤정노래를 부른 두 자매에 대해선 '프로패셔널하게' 음악에 모든걸 걸기엔 지금 상태에선 무리가 있다는 말에선 가능성을 볼 의사가 있는지가 의심스러웠습니다. 

심지어 서태지의 '난알아요'를 부른 허지애양에 대해선, 원곡의 포인트와 매치가 안된다는 말은 황당했습니다. 이 사람이 음악하는 사람이 맞나 싶더군요. 원곡을 자신만의 버전으로 편곡하는 것조차 허락하질 않겠다는 건지 도통 갈피를 못잡겠습니다. 조피디의 경우는 자신만의 주관보다는 심사위원들의 대세를 따르는 느낌이었는데, 삐딱한 자세의 관람태도가 거슬리더군요.


그가 비주류출신이기에 그런 성향이야 이해는 가지만 그래도 심사위원이라면 기본 예의는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도 가장 돋보였던 심사위원은 김태원이었습니다. 자신만의 음악적 주관과 신념으로 공감가는 심사평을 이어갔고, 탈락자에 대한 재치있는 배려도 인상적이었으며 가능성만을 보고 기회를 주고자 하는 모습도 훈훈했습니다. 특히 80년대 이후 끊어진 목소리를 찾았다는 부분에선 우리 가요사를 관통하는 애정도 엿보였습니다.


전체적으로 미국오디션과 한국오디션 모두 일정 수준 이상의 참가자들로 인해서 본격적인 위대한 탄생의 시작이 처음보다는 순조롭고 흥미를 끌어가고 있다고 보여지는 이번 편이었습니다. 하지만 심사위원들의 심사는 대중들의 공감 또는 공감을 위한 제스춰가 함께 이루어졌을 때 효과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슈퍼스타K를 넘기에는 아직도 크나 큰 벽을 넘아야 하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비록 김태원의 심사가 돋보이긴 했지만 전체적으론 다 차려진 완성품을 요구하는 듯한 심사분위기가 이해하기 힘들었습니다. 일반인에게서 오디션을 통해 가능성을 찾고, 그 가능성을 발전시켜 진정한 뮤지션을 길러내고자 하는 것이 오디션의 기본 취지일 것입니다. 앞으론 차려진 밥상이 아닌 밥상을 차리는 과정을 볼수 있길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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