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tertainment On/예능&오락 2010.12.13 07:32




2007년 중간에 투입된 이승기는 평소에 가지고 있던 모범생이미지를 넘어 허당승기로 완벽하게 예능에 적응했습니다. 예능 적응의 모범사례라 할만하겠지요. 이는 아무래도 그가 가지고 있었던 훈남의 이미지에, 뭐든 잘 할 것 같았는데 사실은 허점이 보이는 인간적인 모습에 정감이 갔기 때문이랄까요.. 그리고 이 모습이 캐릭터구축을 위해 꾸며진 것이 아닌, 본연의 모습 그대로인 진솔한 모습이기에 더욱 시청자들의 공감을 얻고 있지 않나 싶습니다. 1박2일의 인기에 힘입어 지금은 강심장의 MC와 연기자로 까지 활동영역을 넓혀가고 있는 국민 남동생의 반열에 확실히 이름을 올리고 있지요. 그의 진솔한 태도는 어제 1박2일에서도 빛났습니다.


 부산의 명소를 찾아서

6대광역시 특집에서 이승기는 부산편을 맡았지요. 지난주에는 아시아의 영화제로 발돋움하고 있는 부산영화제의 거리, Piff광장과 시장을 아우르며 먹거리를 즐기고 시민들과 어울려 친근하게 이야기 나누며 훈훈한 분위기를 연출했었는데요, 시민들의 뜨거운 호응 속에서 절정의 인기를 누리고 있는 이승기를 새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부산의 명사 이대호 선수를 만나기 위해 구단에 전화하고 조심스레 의사를 타진하며 이대호선수의 동의를 구하게 됩니다. 하지만 만나러 가는 도중, 급작스레 미션을 전달받았고, 이대호선수를 만나기전에 미션을 완료해야 하는 다소 긴박한 상황이 발생했습니다.


 결과가 아닌 과정의 소중함을 일깨우다.

이승기가 받은 미션은 부산의 헌책방 거리를 찾아, 정해진 3권의 책을 찾아와야 하는 것이었지요. 어린왕자, 공포의 외인구단1권, 현진건의 단편소설집 초판본이라는 고서들입니다. 이 책들을 찾아 여러 책방을 돌아다니는 이승기군은 미션완료라는 목표와 함께 헌책방 탐방이라는 과정자체를 충실히 수행했습니다. 이대호선수와의 약속을 앞두고 있어고, 더욱이 다른 멤버에게 미션을 인계해야 했기때문에 시각이 촉박한 상황이었지요.

 
하지만 그는 결과에 집착해서 과정을 경시하지 않았습니다. 첫 책방에서 어린왕자 하나만을 찾아낸 상황에서도 책방 주인분으로부터 헌책방의 의미와 요즘의 독서문화에 대한 이야기를 경청하며 겸손한 태도를 견지했지요. 공포의 외인구단1권을 찾아냈던 만화책방에서도,책을 받아든 후에 굳이 책방 안까지 들어가서 책들을 둘러보며, 만화에 대한 관심을 표현하며 시청자에게도 헌책방의 생생한 현장을 보여줬고요. 현진건의 단편집 초판본이라는 희귀본을 찾아낸 책방에서는 소중하고 의미 있는 원본을 그냥 사갈것이 아니라 달리 필요한 사람을 위해 사진인증으로 끝내자는 의견을 내기도 했는데요, 우리의 문화자산을 소중히 여기는 이런 개념있는 모습에서 그의 깊이있는 인격을 접하는 것 같아 흐뭇했습니다. 촉박한 미션수행과 명사와의 약속을 앞둔 상황에서도 예능인을 넘어 방송인의 모습을 보여주는 훈훈한 장면이었지요.


결과가 아닌 과정을 중시하는 본성이 없다면 어려운 일이었을 겁니다. 여행을 하며 그곳의 문화를 살피고 즐긴다는 '여행'의 참의미를 새삼 깨닫게 됩니다. 여행이란 그냥 어디를 갔다오는 것이 아닌 무엇을 보고 느꼈느냐가 중요하겠지요. 이승기가 헌책방을 돌아다니며 보여준 모습을 통해, 부산을 찾으면, 저도 한번 저곳에 가서 헌책들 특유의 냄새를 맡으며 고적한 한때를 즐겨보고 싶다는 마음이 절로 들었습니다. 1박2일이 표방하고 있는 취지와도 부합되는 모습이겠지요. 그냥 5초 개그로 웃기는 것에 몰두하거나 미션완료에만 집착하여 서두르는 것이 아닌, 시청자로 하여금 함께 동참하고 싶고, 가보고 싶은 마음이 절로 들게끔 해주는 것이 1박2일만의 매력이 아닌가 싶더군요.

 낯선 명사와 친밀해지기까지

어제 1박2일에서 최고의 볼거리는 이대호선수와의 만남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지난주 방영분에서 양준혁선수를 섭외한 강호동이나 이종범선수를 섭외한 이수근과 달리, 이승기의 경우, 이대호선수와는 예전에 잠시 스친 인연밖에 없었다고 합니다. 완전히 게릴라식 섭외였지요. 114를 통해 롯데구단의 연락처를 챙기면서 이 의외의 섭외는 시작됐는데요. 미션을 완료하느라 늦어진 이승기씨는 이대호선수에게 줄 통닭까지 준비하는 성의를 보였지요.
 

만남부터 서로를 반가워하는 두 스타의 만남이 훈훈하더군요. 이승기씨는 이대호선수와 별다른 친분이 없고, 강심장에서 사회를 보고 있긴 하지만, 단독MC를 본 경우가 별로 없는 지라, 이대호선수를 만났을 때 어떻게 이야기를 끌어가야하는지를 고민하기도 했습니다. 물어보고 싶은 걸 준비하고, 나눌 이야기를 미리 준비해놓는 모습은 초보MC지만 진정성이 묻어나는 과정이었지요. 서로가 서로의 팬이라는 두 사람의 만남인지라, 낯설음이 한결 누그러진 것도 있겠지만, 더욱 힘을 발한 건 이승기의 겸손하고 진솔한 성품 덕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물론 이 두사람의 만남에도 중간중간 어색하고 썰렁한 풍경도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오버하거나 순간의 개그에 연연하지 않고 진솔하게 상대한 모습이 인상적이더군요. 이를테면 이대호선수가 호의를 가득 담아 조개구이를 이승기에게 떠 먹여주자 기쁜 마음으로 받아 먹을뿐 굳이 즉각적으로 다시 이대호선수에게 떠먹여주지는 않더라구요. 편안하게 호의를 나누는 느낌이었습니다. 


많은 예능인들이 너무 개그에 집착하다보니 스스로 말을 많이 하게 되고 그래서 게스트의 진솔한 이야기를 가로막는 경우도 많은데요, 이승기는 이야기를 들을 줄 알더군요. 상대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는 준비도 중요했겠지요. 이승기는 이대호의 야구경력과 성적에 대한 상식도 상당했는데요, 아마 만남을 앞두고 나름 공부를 해간것이 아닌가 싶더라구요. 이렇듯 편안함 속에서 서로간에 진솔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 수 있는 건, 젊은 사람에겐 쉽지 않을텐데요. 이승기의 역량과 품성이 새삼 돋보였던 장면입니다. 물론 털털한 부산사나이 이대호의 매력도 충분히 끄집어 낼 수 있었지요. 이승기의 팬이라는 이대호선수 부인과의 첫 통화에서도 '저 이승기라는 사람인데요'라며 자신을 소개했지요. 자신을 낮추고 상대방을 배려해주는 것은 아주 작은 것에도 묻어난다고 생각합니다.

5인체제 이후 복불복 같은 게임이 많이 사라지고 그 빈자리를 명사특집으로 메우고 있는 듯한 요즘의 1박2일인데요. 1박2일은 어디를 가든 누구를 만나든, 늘 어색하지 않고 스스럼없이 어울리는 특유의 분위기를 만들어왔는데요. 그 중심에는 강호동이라는 넉살좋은 1인자의 존재가 절대적이었습니다. 하지만 강호동과 별도로 움직였던 이승기만의 명사특집도 나름대로운 잔잔한 감동과 편안한 분위기를 선사해줬습니다.
                            


현재 대한민국 최고 MC 반열에 있는 강호동이야 두말하면 잔소리겠지만, 3년이라는 시간을  함께하며 또 강심장에서 MC로 호흡을 함께 하며, 이승기는, 강호동의 넉살과 스스럼없는 태도를 배웠고, 그것에 자신만의 겸손과 진솔함이라는 특유의 품성을 더한 느낌입니다. 늘 상대에 대한 따뜻한 배려가 느껴지는 이승기씨, 선배 김종민을 비롯한 다른 멤버들을 대하는 것이나 촬영중에 만나는 시민을 대하는 것에서 느꼈던 그만의 사람냄새나는 훈훈함이 이번 편에도 빛을 발한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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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비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