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tertainment On/예능&오락 2010.12.29 07:00



                대상은 유재석 보단..

오늘 MBC연예대상의 막이 오릅니다. MBC연예대상은 다른 방송사와 달리 최우수상과 대상후보를 발표하지 않아 화제가 됐었는데요. 후보는 발표하지 않았지만 유력후보에 대한 연예부 기자들의 의견은, 더이상 말이 필요없는 국민MC의 양대 산맥 유재석과 강호동 그리고 올해 유난히도 활동이 왕성했던 박미선이 거론되는 정도입니다.


여기서 먼저,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MC인 유재석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습니다. 그는 분명 위대한 MC이고 이 위대한 MC는 여러 방송사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지만, 그래도 역시 그의 간판 프로그램은 무한도전입니다. 무한도전은 그동안과 마찬가지로 올해에도 이 사회에 다양한 메세지를 던지며, 또 매니아들을 충분히 열광시키며 의미있는 한해를 보냈습니다. 하지만 객관적인 지표인 시청률 면에서는 발전보다는 답보라고 표현할 수 있는데요, 꾸준히 다양한 시도를 하며 새로운 예능의 길을 모색하고는 있지만 올해엔 아무래도 외적인 성장세가 둔화된 것만은 부정할 수 없습니다. 이런 상황이다보니 유재석 본인도 대상을 달가워하지 않을 것같은데요, 대상으로 이름값을 확인해야 할 경지를 넘은지 오래인 유재석입니다. 이러한 그에게 지금까지와 비슷한 영광을 이어왔다고 대상을 안겨주는 것보다는 더 빛나는 영광을 쫓을 수 있도록 분발을 요구하고 싶습니다. 아무리 좋은 메시지와 완성도를 가지고 있다해도 이를 더 많은 사람들이 볼 수 있도록 할 책임은 분명 1인자에게 있습니다. 그래서 올해만 놓고보면 유재석에겐 치하보다는 분발하라는 격려를 보내고 싶습니다.


대체로 굳어진 인식의 틀에서 본다면, 지명도와 인기면에서 유재석과 강호동이 압도적입니다. 이들의 빛나는 이름값만으로도 박미선의 이름은 힘을 쓰기 어려워 보이지요. 그럼에도 객관적인 지표를 살펴보면 올해의 경우, 박미선이 활약하는 세바퀴의 시청률이 무한도전이나 무릎팍도사보다는 대체로 우세했습니다. 물론 세바퀴를 박미선이 홀로 이끌고 있는 건 아닙니다. 세바퀴는 3인 MC체제이고, 무한도전에서 차지하는 유재석의 비중이나 무릎팍도사 자체인 강호동처럼 세바퀴라는 프로그램을 상징할 수 있을만큼 박미선이 돋보이는 건 아닙니다. 전 바로 그 돋보이지 않는 점을 주목하고 싶습니다.


그동안 뛰어난 활약을 보였던 여성MC들이 있었습니다. 개그우먼출신으로 정선희, 조혜련 그리고 한시대를 풍미하기도 했던 이경실 등이 있지요. 이들의 공통점은 앞으로 나서서, 강한 모습을 보이는 독한 캐릭터라는 점입니다. 그런데 이런 캐릭터가 힘을 못쓰는 요즘입니니다. 어느새 대중은 독한 캐릭터보단 편안함을 주는 MC를 선호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런 흐름 속에서 편안하고 부드러운 줌마렐라 파워를 보여주는 이가 바로 박미선이지요.
박미선은 도통 돋보이기가 않습니다. 그럼에도 그 존재감이 확실한데요, 자신을 강조하지 않는 그녀가 조근조근 내뱉는 말이, 듣는이를 편안하게 해주고, 듣는이로부터 더 많은 부분을 이끌어 내고 있음을 보게됩니다.
사실 그녀도 데뷔시절에는 말빨로 이름을 날리던 개그우먼이었습니다.
MBC공채 개그우먼 출신인 박미선은 MBC 일요일 일요일밤에의 한코너 '별난 여자'를 맡아 당시 남자 개그맨들의 전유물이었던 스탠딩 코미디에서 무표정한 얼굴과 능청스러운 말투로 청중을 웃기며 데뷔 첫해에 코미디 신인상을 받았었지요. 그런 그녀의 대찬 말빨도 세월따라 성숙해짐을 실감합니다.


현재 그녀가 MBC에서 활약을 하고 있는 프로그램은 세바퀴, 우리결혼했어요 그리고 시트콤 몽땅 내사랑이 있습니다. 세바퀴는 일요일 일요일 밤에의 한코너로 시작했다가 독립편성되어 토요일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이후 무한도전과 함께 MBC토요예능을 이끌고 있는 간판 프로그램이 되었지요. 2008년 시작된 세바퀴는 현재 3사방송사의 토요예능 중 가장 시청률이 높은 프로그램입니다. 김구라, 이휘재, 박미선의 공동진행이며, 선우용녀, 임예진, 이경실, 김지선 등 고정게스트와 그때 그때 화제성이 있는 초대게스트로 이루어지는데, 박미선은 이런 다수 출연자의 이야기를 경청해주고 정리해주며 분위기를 부드럽게 이끌어가는 일등공신이지요. 세바퀴의 주력 게스트는 앞서언급한대로 우먼파워를 보여주는 여성들인데요. 그외에 조형기, 김현철, 김태현과 같은 구수한 입담과 감초역할의 멤버들이 자리를 잘 받쳐주고 있습니다. 고정출연자들만해도 연배가 있고, 입담에서 결코 밀리지 않는 분들이라 프로그램이 산만해지기 쉽습니다. 이런 출연자들의 능력을 어떻게 이끌어내고 조율해내느냐가 프로그램에서의 관건일텐데요, 그런 역할을 해주는 이가 박미선입니다. 공동MC인 이휘재와 김구라가 말은 많이 하지만, 프로그램을 이끄는 건, 말보단 경청을 내세우는 박미선의 편안한 진행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녀는 우결에서도 비슷한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한때 최정상에 있던 우결이 서서히 쇠퇴하면서 개편된 것이 가상커플의 메인영상과 그 영상을 함께 지켜보며 이야기를 나누는 게스트의 출연방식인데요, 가상부부의 이야기를 함께 구경하며 마치 옆집 이야기를 나누듯 자연스런 토크가, 최근 우결이 다시 인기를 모으게 된 요인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런 편안한 분위기를 연출하는 중심엔 박미선이 있습니다. 동네 아주머니, 혹은 친정엄마, 친한 이모처럼 그네들 이야기에 공감해주고 조언해주며 함께 울고 웃어주는 역할을 해주는 것이지요. 게다가 시트콤 '몽땅내사랑'에서의 푼수 끼 있는 아줌마 연기도 호감을 더해주고 있지요.


올 한해, 여전히 놀러와 무한도전으로 흔들림없는 입지를 지키고 있는 유재석과 무릎팍도사라는 독특한 토크 프로그램에서 활약하고 있는 강호동 모두 MBC예능에 기여한 바가 큽니다. 하지만 이들의 영광은 폭발보다는 유지하고 있다는 인상입니다. 단적으로 시청률이 그렇습니다. 비록 박미선의 프로그램들이 팡팡터지는 화려한 이슈의 중심에 서지는 않지만, MBC예능을 이끌어가고 있는 숨은 공신임은 시청률이라는 객관적 지표로 드러나고 있지요.
이제 박미선의 편안한 진행스타일이 여성MC의 새로운 트렌드가 될 것 같은데요, 예능에서 자신이 혼자 웃기는 것보단 남이 웃기게 할 수 있도록 조율해낸다는 점과 기존의 강력한 이름값 앞에서 돋보이지는 않지만 조용히 자신의 존재감을 구축하고 있는 여성이라는 점을 높이 사고 싶습니다. 돋보이지 않아서 돋보이는 사람에게 대상의 영광이 주어진다면, 이땅의 많은 소박한 사람들도 '조용히' 흐뭇해하지 않을까 짐작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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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비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