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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tertainment On/시크릿가든

드라마 속 왕자, 현빈과 송승헌 어떻게 다를까



현대판 공주이야기, 사랑스러운 여자에 대한 남자의 무한한 사랑은 로맨틱 코미디의 필수코스겠지요. 그런 의미에서 마이프린세스는 제목부터가 로맨틱코미디임을 명백히 표방하고 있습니다. 한편 예쁘장한 여주인공의 그저 그런 이야기가 아닌 강인한 여자와 까칠한 남자만의 사랑법을 통해 색다른 로맨틱 코미디로 전국을 발칵 뒤집어 놓은 드라마가 있으니 바로 '시크릿가든'이지요. 이 두 드라마는 지금 안방을 사로 잡고 있는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라는 점외에, 왕자같은 남자캐릭터가 있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그런데 두 드라마 속 남자 주인공의 느낌은 많이 다릅니다. 표현방법은 다르겠지만 알콩달콩 사랑이야기를 보여주는 이 두 남자를 비교해보고 싶습니다.

 현대판 왕자, 이 두사람의 캐릭터


이미 전국을 시크릿가든열풍으로 몰아넣으며 주원앓이를 불러온 김주원(현빈)은 일명 까도남으로 유명하지요. 귀족적인 마스크, 거침없는 기품, 후덜덜한 섹시미의 김주원말입니다. 수트와 넥타이의 색깔은 물론 손목시계 하나하나까지 완벽한 패션감각을 보여주는 것은 물론  두뇌까지 뛰어납니다. 까칠한 말 속에 숨겨진 톡톡 튀는 대사들은 그가 얼마나 똑똑한지 충분히 짐작하게 해줍니다. 거기다 국내 굴지의 백화점 사장이지요. 최고의 비주얼과 스펙을 자랑하는 그입니다.


대한민국 최강 재벌기업의 유일한 후계자입니다. 외모 또한 번쩍번쩍 빛이 날만큼 준수한데다 아이비리그까지 나온 학벌에 직업은 외교관입니다. 극악의 엄친아이자 왕자 중에 왕자인 셈이지요. 완벽한 스펙과 인물로 스스로를 '자신은 원치 않아도 사람들에게 열등감을 주는 존재'로 인식하는 귀여운 모습을 보이기도 하지만, 세습경영을 물리치고 외교관이 된 인물로 스스로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가지고 있다고 자부하는 도덕적 인물이기도 합니다.

 드라마에 비춰진 비주얼

로엘백화점 사장 김주원은 완벽한 수트라인을 선보이고 있지요. 날카로운 콧날, 날렵한 턱선 그리고 긴 팔과 다리에 딱맞는 수트로 패션의 첨단에 있습니다. 라임과 영혼이 체인지 된 후 라임 스스로 갖춰입고 나온 옷차림을 보고 주원은 불만을 토로하지요 '옷차림은 또 그게 뭐야 넥타이랑 셔츠색이 안맞잖아, 시계는 또 왜 안찼어? 남잔 시계...'라며 패션에 대한 깊이 있는 주관을 설파하기도 하지요. 신뢰감을 주는 어두운 색의 수트에 베스트(조끼) 그리고 회중시계까지 완벽한 수트차림을 선보이기도 하고, 츄리닝조차 이태리 장인이 한땀한땀 만든 명품중의 명품만을 입는 완벽남입니다. 이런 패션감각으로 인해 쇼핑게임 '김주원 옷입히기'게임까지 만들어지며 열풍이 일기도 했지요.
실제로 날카로운 인상을 주기 위해, 드라마 시작전 6-7kg을 감량했다는 김주원인데요, 그의 날카로운 턱선 덕분에 그의 전체적인 옷맵시는 더욱 예리하게 빛납니다.


재벌3세 외교관이라는 스펙을 갖추고 있는 이 시대의 엄친아 박해영(송승헌)의 패션감각 또한 뒤지지 않는 듯 합니다. 외교관이라는 직업답게 베스트까지 갖춰입은 완벽한 수트차림을 선보이고 있지요. 김주원이 패션너블하다면 박해영은 규격화된 신사의 느낌을 보여주는 듯합니다. 더블버튼 자켓 차림에 포켓치프로 한껏 멋을 낸 패션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송승헌의 경우, 워낙 근육질의 몸매를 가지고 있는지라 목끝까지 질끈 잠근 와이셔츠는, 오히려 키가 작아 보이는 게 만드는데요, 이는 단점이라고 생각됩니다.
아직은 3회 밖에 방영이 안됐기엔 앞으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최강의 미모를 갖춘 김태희와 더불어 안구정화커플이라 불리는 걸보면, 그의 이미지가 어떻게 발전할지는 좀 더 지켜볼 일이겠지요.



 드라마 속 캐릭터의 내면

24세 이상의 여자는 만나지도 않고 스턴트우먼과는 알고지낼 일조차 없다는 김주원, 결혼은 일생 일대의 비즈니스라는 확고한 주관이 있는 까도남 김주원은 길라임이라는 여자를 알고 부터 혼란스러워 집니다. 시크릿가든에서 산책을 해고 서재에 앉아 책을 읽을 때도 그여자의 얼굴이 머릿속에서 떠나질 않지요. 그리곤 많은 사람 앞에서도 아랑곳 않고 '이여자가 제겐 김태희고 전도연입니다'라며 얘기하고,  자신의 마음을 인정해버린 이후에는 '길라임은 언제부터 이렇게 예뻤나, 그렇게 대단한 여자가 내여자지...'등등 듣는이마저 가슴 설레게 할 대사들을 마구마구 뿜어 내지요. 사랑이라는 감정을 이해하기까지 험난한 과정을 거쳐가지만, 일단 마음이 서면 적극적으로 표현하고 들이댑니다. 결국 뇌사상태에 빠진 라임을 위해 자신을 포기한다는, 극 초반의 까도남으로선 상상할 수 없을 지고지순한 사랑을 보여주며 전국을 주원앓이로 뒤덮은 장본인이지요.


재벌3세 외교관 박해영은 겉으론 까칠해보이지만, 이설(김태희)의 애교와 장난에 못이기는 척 넘어가주는 물렁물렁한 면도 지니고 있으며 기본적으로 진지한 모습속에 코믹함을 동시에 지니고 있는 인물입니다.
백화점에서 영수증을 받고 싶어 쫓아온 이설을 보고는 '얘 나한테 반했구만'이라며 왕자 본색을 보이기도 하고, 그래도 마지못해 하는 이설에게 “거 답답하게 두 번 볼 사이 아닌데 그냥 확 말해요”라며 고백을 기대하지만 영수증을 요구하는 그녀에게 굴욕을 맛보는 코믹한 모습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복통이 난 이설과의 통화에선, 긴박감이 넘치는 이설의 표정과 상반되게 “미안하지만 내가 그런 부분까지 도와줄 순 없잖아. 물론 안타깝긴 한데, 너도 성인이니까 가끔은 혼자 힘으로 이겨내봐. 끊는다”라며 너무도 진지하게 충고하는 모습은 코믹한 이설의 상황과 박해영의 심각한 표정이 대비를 이루며 2회에서 가장 웃기는 장면으로 남기도 했습니다. 완벽한 남자인것 같지만 그 모습속에 허당스러운 모습을 갖춰 미워할 수 없는 남자의 모습을 선보이고 있지요.


 드라마 속 왕자 캐릭터의 진화

사실, 이전까지의 로맨틱 코미디물에서 수년간 차용되어왔던 재벌이라는 컨셉은, 돈이면 뭐든 된다는 이기적인 사고 방식을 보여 주거나 또는 현실감이 떨어질 정도로 신데렐라 여주인공에게 푹 빠져 맹목적인 사랑을 펼치는 캐릭터들로 나타나곤 했습니다. 하지만 시크릿가든의 김주원이나 마이프린세스의 박해영같은 경우, 자신이 너무나 잘났다는 자만심을 상당부분 인정하면서도, 소외된 이웃 또는 이해하기 어려운 말광량이 여자주인공에게 빠져드는 심리변화를 현실성 있는 인간적인 교감을 통해 추구하고자 합니다.
개연성을 높여주는 현실적인 캐릭터로 진화된 셈이지요. 시청자들은 이미 까도남 주원의 눈빛이 깊어진 이유를 충분히 납득할 수 있습니다. 마이프린세스의 경우, 아직까지 사랑으로 발전되지 않았으나, 언뜻 언뜻 이설을 바라보는 따스한 눈길이 앞으로의 행보를 가늠하게 해줍니다.
 
이제 제 주관전인 평가를 덧붙이고 싶네요. 송승헌은 연기경력이 상당히 풍부합니다. 하지만 명배우 소리를 듣지는 못하고 있지요. 이미 방송 첫회만에 주원앓이의 조짐을 일으켰던 현빈과 달리, 마이프린세스에서는 김태희만 주목받고 있는 실정인데요, 이 차이는 단지 드라마 속 캐릭터의 문제만은 아닐겁니다. 드라마의 대본은 캐릭터를 부여해주지만 캐릭터는 결국 배우의 개성에 따라 완성될 수 밖에 없습니다. 만약 원래 계획대로 시크릿가든의 주연을 장혁이 연기했다면 연기력이야 빼어났겠지만, 전혀 다른 김주원이 완성됐겠지요.


이런 관점에서 송승헌과 현빈을 비교해본다면, 송승헌은 부단한 노력으로 캐릭터를 만든다는 느낌입니다. 반면 현빈은 캐릭터자체가 된다고나 할까요.  송승헌의 경우, 멋진 남자를 상상해서 거기에 맞추려고 노력하는 듯한 인상을 주는 반면, 현빈은 그냥 자신이 표현할 수 있는 것을 표현하고자 한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손짓이나 몸짓이 오버스럽게 느껴지는 것과 애교스럽게 느껴지는 것에는 이유가 있지 않을까 싶네요. 전 송승헌을 시트콤 '남자 셋 여자 셋'에서 처음 만났는데요, 그 시절, 말은 없지만 차분했던 그의 태도에선 그래도 왠지 자연스러운 느낌을 받았었습니다. 그런데 그 이후 오랜 연기경력을 통해 나름 부단한 노력을 해왔지만, 그렇게 두드러진 연기를 보여주지는 못했습니다. 연기를 위한 최선의 노력이 반드시 좋은 것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드네요...
어쨌든 이 두 남자는 드라마에서 멋진 비주얼을 선보이고 있는데요, 하지만 18회나 진행되면서 드라마에 극강의 몰입도를 높여주고 있는 현빈에게 눈길이 휠씬 쏠리는 것은 어쩔 수 없나봅니다. 하하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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