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tertainment On/시크릿가든 2011.01.18 07:00



주원과 라임의 인연은 13년을 거슬러 올라가 그들의 과거에 맞닿아 있지요. 엘리베이터사고에서부터 두 사람의 인연은 이미 시작되었습니다. 라임의 아버지 장례식장에서 오열하던 라임과 이를 지켜볼 수 밖에 없었던 주원 그리고 늦은 밤 쓰러진 라임과 마주잡은 주원의 손...이렇게 두 사람의 인연은 시작되었습니다. 모든 인연이 그렇듯, 그 시작은 자신들도 알 수가 없었지요.


선택의 여지가 없게 만드는 여자 길라임, 그녀는 어메이징한 여자
주원에게 있어 라임은, 사랑하는 어머니, 사회적 지도층이라는 지위, 자신이 가진 재산과도 맞바꿀 수 없는 존재가 되었지요. 첫 만남이후 자꾸만 눈에 어른 거리고 생각나고 뭘해도 항상 함께 있는 듯 느끼게 만들며, 자신을 변화시키는 라임이라는 존재, 주원은 혼란스러웠습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지 알수 없지만 이런 혼란스러운 마음이 바로 사랑이라고 느끼게 되었지요  이렇게 사랑하기까지 멀고도 험난한 가시밭길을 돌고 돌고 돌아온 두 사람은 드디어 결혼식은 아니지만, 오스카와 윤슬이 지켜보는 가운데 구청에서 혼인신고를 합니다. 늘 마음은 뜨거웠지만 직접 라임에게 '사랑해'라고 들려준 적은 딱 한번 뿐이었던 주원이었는데요, 이번엔 꽃도 촛불도 와인도 그 흔한 반지도 그리고 무엇보다도 '사랑해'라는 고백하나 없이 혼인신고를 조르고 있네요.

난 당신 남편이 되기로 했어. 사랑해서 그쪽 남편이 되겠다는 게 아니잖아 그쪽만 사랑하니까. 난 그쪽 아니면 선택의 여지가 없다고.. 이 어메이징한 여자야

로맨스소설에서 흔히 보듯 사랑을 위해 도망친 연인들의 비밀결혼식같은 절실함이나 비장미보다는 그동안 이 두사람이 만들어낸, 농담같은면서도 잔잔한 감동이 있었지요.


주원어머니의 허락없이는 결혼식은 하지 않기로 한 두 사람입니다. 그러나 결코 쓸쓸하거나 초라하지 않을 수 있는건 이들의  확고한 신뢰때문일까요. 서로에게 확고하다면, 사랑을 증거하기 위해 굳이 애쓰지 않아도 될 겁니다. 대개의 여자들은, 모두의 축복속에서 화려한 예식을 꿈꿀 법한데요, 하지만 이런 남자의 이런 프로포즈라면 대개의 여자들도 이런 조촐한 언약식을 기꺼이 받아들일 수 있겠습니다.

시간이 지나면 나쁜기억들도 사랑의 단서가 될 수 있다
결혼은 현실이라고 하지요, 두 사람은 이제 일상속으로 들어가 알콩 달콩 싸우기도 하고 사랑하기도 합니다. 소중한 시간을 함께 나누는 순간에도 라임은 한가지 궁금한 것이 있지요. 아빠의 사고 이후 라임을 보러왔었다는 주원의 과거말입니다. '나 보러왔다면서 왜 전하지 못했냐고' 묻는 라임에게, 주원은 숨겨온 이야기를 펼쳐보이지요. 사고로 인해 라임은 소중한 가족인 아버지를 잃고, 대신 주원의 생명을 얻었습니다. 두 사람 인연의 시작이었지요. 그리고 인연의 시작인 동시에 아픔이기도 한 이 사건을 통해서 이들은 서로의 사랑을 다시 한번 확인했습니다. 라임을 기억하지 못했던 주원이지만, 그 사고를 기억해내며 다시 한번 라임과의 사랑의 다짐을 하게되지요. 아픔이 될 수도 있었을 아픈 기억이, 이 두 사람에겐 사랑의 시작이자 단서가 되어 주었습니다.


누구에게나 한번쯤은 마법같은 순간이 온다
마법이라는 사랑의 비를 맞고 그들은 진정한 영혼의 만남을 가졌고, 사랑을 나눴고, 결실을 맺었습니다. 혼인신고의 증인이 되어준 오스카와 윤슬은 주원과 라임의 첫날밤을 로맨틱하게 꾸며주었지요. 얼른 가라며 두 사람을 내쫓을 정도로 급해보이는 주원에게 라임은 계속 피하기만 했지만 결국은 먼저 주원을 덮쳐주었네요. 그동안 '김수한무 거북이와 두루미...'주문을 외우면 라임을 지켜주던 주원의 기다림과 목마름은 이렇게 해소되네요 하하핫;;  이제 두 사람은 침대에서 달달한 키스도 나누고, 소파에 누워 같이 나른하게 책을 읽고, 시크릿가든을 뛰어다니기도 합니다. 이제 그들은 일상을 나누는 사이가 된 것이지요. 5년이라는 시간이 지나 세 아이의 아빠 엄마가 되기도 하며 말이지요.
 

라임은 이렇게 말합니다.
누구에게나 한번쯤은 마법같은 사랑이 온다

주원과 라임을 떠나보내기 허전한 이유
20회라는 호흡을 같이하며 때로 라임이 되어 함께 외로워하고 함께 설레이기도 하던 주책 맞던 시간들이 벌써 2개월남짓이네요. 사회지도층의 윤리를 앞세워 라임에게 끊임없이 들이대는 주원을 응원하기도 했고, 자기 옆에 없는 듯이 있다 거품처럼 사라져달라는 잔인한 독설에 함께 마음 아파하기도 했습니다. 영혼체인지가 되어 나타났을 때는 서로가 뒤바뀌어 생기는 사소한 일상속 해프닝을 통해 깨알같은 웃음을 즐기기도 했고, 뇌사상태의 라임을 안고 비속으로 달려가는 주원을 바라보며 함께 눈물짓기도 하며 말이지요. 주원엄마의 독을 품은 결사반대와 라임아버지의 죽음과 주원의 사고와의 연결 그리고 라임의 스턴트사고 등등, 외모, 학벌, 집안을 넘어 숱한 장애를 감당해 냈던 두사람을 지켜봐온 시청자들은, 이들의 순탄치 않았던 사랑이 반드시 결실을 맺을 수 있기를 너무도 간절해 원했었지요.
엔딩에 대한 숱한 추측이 난무하고, 해피엔딩을 요구하는 전화가 방송국에 빗발치기도 했을 정도로 말입니다. 그래서였을까요. 마지막편은 너무도 친절한 팬서비스가 이뤄졌지요. 늘 긴장하고 봤던 시크릿가든이었는데, 마지막편만은 시작부터 편안하게 볼 수 있었지요. 가슴졸일 일 없이 그동안의 모든 이야기들을 정리하는 시간이었지요.
결국, 두 사람은 결혼해서 아이들을 기르며 일상을 나누는 행복한 부부의 삶을 보여주며 무난한 결말로 끝이 났습니다.  말그대로 무난한 결말이었지요.
그런데 이렇게 주원과 라임을 놓아주기엔 어딘가 허전하고 어색합니다. 왜일까요..


이제 주원과 라임은 연인이 아닌 부부가 됐지요. 인연을 만들어가는게 아니라 인연이 완성되었습니다. 그 순간 일상이 되어버린 느낌입니다. 이들은 비록 마법같은 일상을 살아가고 있지만, 이는 우리의 일상과도 닿아있는 부분이지요. 단지 우리는 주원과 라임처럼 드라마틱하고 판타스틱한 일상으로 인식하고 있지 않을 뿐입니다. 드라마속이 아니었다면 이들 또한 결국 평범한 부부로 남게 되게 될지도 모를 일입니다. 아직은 미완이기에 더 큰 여운을 것이 아니라 이미 로맨스의 궁극까지 와버린 기분입니다. 왠지 이 두사람만의 시크릿가든에 함께 참여해 낭만을 즐겼다가, 이 두사람과 더불어 현실 밖으로 걸어나온 기분이랄까요.


마지막 회에는 너무 많은 키스씬이 있었지요.
시청자들을 설레이게 했던 윗몸일으키기, 체육관에서 우연히 덮쳐진 장면, 엘리베이터 앞에서 망설였던 추억 속 장면에도 키스마크를 새로이 새겨넣은 두 사람입니다. 아직 불확실하기에 여운이 있었고 설레였던 추억의 장면이었는데, 여기에 덧칠을 한 것은 아닌지 모르겠네요. 가능성이 있기에 설레였는데, 완결됐기에 허전하달까요. 허전한 이유는 또 있습니다. 그동안 이들에게 푹빠져서 함께 기뻐하고 슬퍼했기에 이들을 보내는 허전함이 더해지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일까요. 굳이 작가님은 마지막 장면에 별다른 설명없이 두 사람이 처음 마주했던 장례식장 풍경을 담아냈습니다. 혹시 저같이 허전한 사람들에게 여운을 주기 위해서 였을까요. 건조한 일상에 설레임을 선사했던 시크릿가든, 주원과 라임을 보며 행복했었는데요, 이들을 보내는 마음에는 이런 고마운 마음과 왠지 모르게 쓰며드는 허전한 마음, 이렇게 두가지 마음이 공존하고 있네요. 

우리 부부의 블로그는 드라마 리뷰전문은 아닙니다. 그런데 시크릿가든 덕분에 행복한 리뷰를 쓸수 있었습니다. 앞으로 이런식의 감상적인 리뷰를 쓸수 있는 드라마를 또 만날수 있을지 모르겠네요. 시크릿가든의 종영은 블로거로서도 고마운 마음과 아쉬운 마음을 동시에 느끼게 해줍니다...

요 아래 손가락 모양은 추천버튼입니다. 감사합니다.


Posted by 비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