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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tertainment On/스타&연예

위대한탄생 이태권, 허각이 될 수 있을까



드디어 위대한탄생의 본선이 시작됐습니다. 예선을 통과한 114팀을 위대한 캠프에서 만날 수 있었지요. 예선을 지켜보며 애착이 갔던 참가자, 눈길을 끌었던 참가자들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는 자리였습니다. 이제 한번의 냉정한 심사가 시작됐습니다. 위대한 캠프에 모인 모든 참가자에겐 각각 1~5의 번호가 부여됬었는데요, 이를 두고 많은 이들이 아마도 멘토를 구분하는 것일 것이라 예상했었지요, 그런데 이는 가이드라인이었습니다.


바로 각자가 예선전에서 보였던 나쁜 버릇을 지적하고 개선의 여지를 주겠다는 의도였지요. 오디션프로그램에서 멘토제까지 둔 심사제에 걸맞게 책임있는 모습을 보여준 것 같아 보기좋았습니다. 이들 104명에 대해 했던 지적사항을 일일히 되짚으며 분류했을 제작진의 노력이 인상적입니다.예선에서 멘토들이 지적한 사항들을 참가자들은 어떻게 수용하고 발전시킬지 지켜보는 것도 흥미롭겠지요.


하지만 단기간에 자신의 습관을 바꾸는 것이 쉽지는 않을겁니다. 결국 관건은 참가자들이 멘토들의 지적을 얼마나 성의있게 반응했는지가 중요하겠지요. 그랬기에 예선에서 지적당한 점을 전혀 고치지 못했거나 더 나빠진 모습을 보인 몇몇 참가자들의 경우, 이들을 바라보는 멘토들의 시선은 싸늘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멘토들이 무대에서 완벽한 모습만을 기대한 건 아닙니다. 얼마나 멘토들의 주문을 귀담아 듣고 고민했느냐를 기대한 것이지요. 바로 바로 발전가능성 말입니다. 어떤이들은 선곡부터 발성까지 많은 부분에서 고민한 흔적을 보이며 멘토들에게 좋은 인상을 주기도 했지만, 멘토들을 실망시킨 참가자들도 많았습니다. 그런데 멘토들에게 만장일치로 환한 웃음을 짓게 만든이가 있었으니 바로 참가자 이태권입니다.


허각을 연상시키는 남자
이태권은 예선에서 멘토들을 놀라게 했던 외모의 소유자지요. 우락부락한 외모에 까무잡잡한 피부 그리고 숱없는 눈썹으로 험악한 분위기를 연출했었지요. 외모만으론 그렇습니다. 하지만 노래가 시작되자 청아한 목소리, 풍부한 성량으로 독설가 방시혁에게 자기 취향도 아니고 개성있는 목소리가 아님에도 가슴을 울린다는 찬사를 들었지요. 인연이 닿으면 가르쳐보고 싶다는 김태원의 강력한 후원을 업고 합격이 되었지만, 김윤아로부터는 과도한 감정의 분출은 자제하라는 주문을 받기도 했었습니다.


이날 이태권은 감정분출을 자제하고자 기타도 없이 노래를 불러보겠다고 했지요. 부활의 '사랑'을 선곡했습니다. 잔잔하게 시작되는 이 곡은 그가 고쳐야할 나쁜 버릇인 감정과잉을 잘 잡아주는 곡이었습니다. 그리고 이어 부른 또하나의 곡인 영화 배경음악 Stayin' Alive로 멘토들을 또 한번 놀라게 했지요. 21살임에도 70년대 영화의 디스코장르를 소화하는 모습에서 말이지요. 요즘세대답지 않게, 여러 시대를 어우르는 그의 음악 사랑에 멘토들은 깊은 인상을 받았습니다. 일전에 '1박2일' 센티멘탈로망스 특집에서는 주어진 노래의 가수와 제목을 맞히는 미션이 있었는데요, 1박2일 멤버들뿐 아니라 저를 포함한 시청자들 역시 즐기는 노래의 범위가 참 좁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당시 그 유명하다는 이문세씨의 곡을 비롯해 모르는 노래가 너무 많더군요. 또 거슬러 올라가 슈퍼스타K2에서의 중간미션곡이었던, 이문세의 곡이나 마이클잭슨의 곡을 참가자가 몰랐던 경우도 있었지요. 이렇듯 옛노래가 젊은이들에게 잊혀지고 있는 현실에서, 여러장르를 찾아 듣는다는 이태권의 자세가 보기 좋더군요. 노래를 잘하는 것만큼 음악에 대한 편식의 유무도 중요하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이렇듯 예선에서 지적받았던 사항을 개선하고자 선곡부터 남다른 고민을 보여준 그는, 빼어난 가창력과 더불어 다양한 장르에 대한 관심과 소화력등으로 음악의 선배들을 흐뭇하게 만들었습니다.
험악한 인상에 무표정한 얼굴, 하지만 수줍은듯 어눌한 미소를 보면, 스타성과는 거리가 있어보이는데요, 이런 이태권은 무대에서만은 확실히 다른 모습입니다. 실제로 본인은 떨고 있을지 몰라도 가장 안정적인 무대매너를 보여줬지요. 어눌하다가도 마이크만 잡으면서 자유로워지는 천상가수같은 느낌을 주는데요, 이는 슈퍼스타K의 허각을 연상시켜줍니다. 허각 역시 슈퍼워크에서 평소엔 위축되어 있다가도 막상 무대만 서면 강력한 카리스마를 발휘하곤 했었지요. 외모를 극복하고 우뚝 선 제2의 허각이 탄생하는 건 아닐까 싶네요.


위대한탄생은 이효리보다는 조용필을 뽑겠다고 공언한바 있습니다. 하지만 그동안의 오디션 경과를 보면 외모의 비중도 상당했습니다. 물론 외모를 보는 멘토와 외모를 안따지는 멘토가 분명히 구분됐었지요. 외모를 많이 본듯한 인상을 준 대표주자가 방시혁이라면 외모에 대해선 완전히 신경을 꺼버렸던 김태원도 있었지요. 가창력에 집중할 것만 같았던 이은미의 경우, 어떤 청년의 미소에 녹기도 했습니다. 어쨌든 외모자체는 오디션에 있어 중요한 요소인 것만은 분명합니다.


아직 이태권은 시청자들에게 낯섭니다. 또 애착을 받을만큼 많이 노출되지도 않았지요. 그리고 외모만 놓고 봐도 허각이 더 낫다고 생각하는 분들도 많을것 같은데요, '그래도 허각이 외모는 좀 더 낫다'고 생각하는 분들은 조금만 더 기억을 더듬어보시기 바랍니다. 우리가 기억하는 허각의 최근 모습은 최고의 코디와 분장이 적용된, 연예인 허각입니다.  처음 카메라에 섰을때 허각은 작은 키, 뚱뚱한 몸매 그리고 이에 대한 컴플렉스를 가진 듯 자신감없는 표정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는 본선에서 한단계씩 올라설때마다 다르게 변해갔습니다. 그의 컴플렉스를 잘 교정한 코디와 메이크업 그리고 그에 따라 커져가는 자신감이 결국 무대에서 노래로 잘 표출된 것이지요. 그리고 그 표출된 에너지로 당당히 우승을 일궈냈었습니다. 그런데 과연 이태권은 어떻게 발전할지 아직은 상상하기가 쉽지 않네요.


오디션 프로그램에서는 외모에 대한 프리미엄이 분명 존재합니다. 결국 스타를 뽑아야 하니까요. 그리고 그에 못지 않게 외모에 대한 역차별 역시도 존재한다고 생각합니다. 일명 역-외모 프리미엄이라고나 할까요. 오히려 외모가 주목받지 못할때, 가창력 이상의 가산점을 대중은 부여하기도 합니다. 외모지상주의에 빠진 이 시대에 반발하고 싶은 사람들이 많기 때문입니다. '가수가 노래만 잘부르면 되지'라고 말하던 사람들이 많았지요. 외모때문에 차별받아서는 안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았음을 우리는 지난 슈퍼스타k에서 확인한 바 있었습니다.


물론 이태권이 허각의 캐릭터에 집착할 필요는 없습니다. 그에게는 그 자신과 그의 멘토가 함께 그려나갈 자신만의 미래와 기회가 있어야 하며, 우리가 미리 한정해서는 안되겠지요. 하지만 왠지 무대밖 그의 어눌한 미소와 무대 속 자신감 넘치는 열창 속에서 허각이 오버랩되는 건 어쩔 수가 없더군요. 저뿐만 아니라 많은 분들도 이렇게 느꼈다면 이는 이태권에게 곤란할 것같습니다. 위대한탄생은 의식적으로 슈퍼스타k의 재탕을 단호하게 거부하고 있으니까요. 역시 이태권이 자신만의 개성을 완성시켜야할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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