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tertainment On/스타&연예 2011.01.17 07:35


강호동의 눈물이 더 큰 의미가 됐으면...

시작부터 논란이 많았던 외국인 노동자특집이 순도 백프로짜리 진짜 눈물을 선사해주었습니다. 2주전 처음 선보인 외국인 노동자특집은 외국인 노동자를 바라보는 차가운 시선과, 억지로 등떠밀린 듯한 김종민의 바다 입수 그리고 뜨거운 커피를 빨리 먹어야 했던 가학적인 미션 등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특집이었지요.


이번 1박2일 외국인 특집에서도 앞서 언급한 여러문제들로 논란이 많았었는데요, 이러한 미션이 3주까지 이어지면서 시청자들은 피로현상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더구나 예고를 보여줄때마다 근로자와 1박멤버들의 눈물을 살짝 살짝 노출하면서 강요하는 듯 감동인듯 억지스러운 기분이 들기도 했습니다. 감동이라는 것은 저절로 우러나야지, 그렇지 않고 연출에 의해 어쩔 수 없이 흘리는 눈물이라면 감동이 전해지지는 않겠지요. 특히 고국을 떠나 먼 타국에서 돈을 위해 어쩔 수 없이 가족과 떨어져 있는 외국인 근로자들에게는 '고향'과 '가족'이라는 한 마디 단어만으로도 흐르는 눈물을 막기 어려울 것입니다. 어찌보면 당연한 것이겠지요. 이 당연한 것을 소재로 한 눈물이기에 그 순도가 의심스러웠지요. 그래서 지지난주와 지난주 반복되는 예고영상을 통해 보여진 눈물에 대해 그다지 감흥이 일지 않았더랬습니다. 하지만 막상 3주차 방영분을 보다보니 어느새 눈물을 흘리고 있는 저를 발견했습니다.


새벽부터 근무지를 찾아 만남을 가진 1박2일 멤버들과 노동자들, 차를 타고 경포대까지 오며 그리고 중간에 내려 미션을 수행하며 그들은 많이 친숙해진 모습이었지요. 가장 눈에 띄게 달라진 사람이 바로 강호동의 파트너 까르끼입니다. 동갑내기라는 두 사람은 강호동 특유의 친화력 덕분인지, 처음의 어색함을 완전히 털어냈더군요. 그 수줍음 많던 까르끼가 강호동과 더불어 자연스레 시시때때로 애드립을 할 정도로 가까워진 모습이 보기 좋았습니다. 처음의 모습은 온데간데 없이 출연자들 중 가장 적극적으로 분위기를 주도했지요. 사이좋게 직접 요리한 카레를 나눠먹고 둘러 앉은 그들에게 제작진의 자그마한 선물이 기다리고 있었는데요.


선물이라는 말에 반색하던 까르끼는 화면을 보라는 나피디의 말에 진짜 주는 게 아니냐며 투정섞인 하소연을 했었지요. 그리곤 화면을 보는 순간 말문이 막혔습니다. 너무나 낯익은 고향의 모습이 펼쳐졌기 때문이지요. 마을 길을 지나 집을 찾아 가족을 만나고 이야기를 나누며 가족 소식을 전해준 제작진의 결코 작지 않은 기적같은 선물이었지요. 이를 바라보는 까르끼의 눈에는 굵은 눈물이 쉴새없이 흐르더군요. 이는 다른 근로자들도 마찬가지였습니다. 15년동안 한국에서 일하며 아버지의 임종도 보지못했다던 칸은 시종일관 밝게 한국에 완벽히 적응한 모습이었지만, 15년만에 보는 가족들의 모습에는 눈물을 참지 못했습니다. 생후 2개월 모습이 마지막이었다는 쑤완은 이제는 걸음마를 아장아장하는 딸을 볼 수 있었고, 예양과 아낄 또한 그간 보지 못한 가족의 모습을 만나볼 수 있었지요.


역시 가족이란 존재는 누구에게나 진한 그리움이 될 수 밖에 없나봅니다. 지켜보는 사람까지도요.. 받는 이와 주는 이까지 모두 훈훈해지는 선물이란 이런 것이겠지요. 그들의 눈물만큼 그들의 고단한 현실이 더욱 대비되는 것 같아 마음 한편이 아리더군요. 그런데 선물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습니다. 잠자리에 들고자 숙소로 발을 옮긴 그들에겐 또하나의 선물이 준비되어 있었지요. 바로 진짜 가족들이 와 있었습니다.
화면으로 만났어도 커다란 감동과 눈물을 주었는데, 실제로 만나게 된 그들은 꿈인지 생시인지 구분하기 어려워하는 모습이었지요. 문을 열자마자 감동과 눈물로 그 큰 어깨가 사시나무 떨리 듯 흔들리는 까르끼의 모습에 친구인 강호동 또한 눈물을 참지 못하는 모습이었습니다. 순간의 감동이 강호동을 눈물짓게 만들더군요. 방송에서 이런 모습을 보인 것이 처음이라는 강호동, 끝까지 진행자는 눈물을 보이면 안된다는 철학이 있다는 강호동마저도, 뜨거운 눈물을 참을 수가 없었지요. 너무도 마음 아리게 만드는 까르끼라는, 불혹을 넘긴 남자이자 가장의 측은한 뒷모습에, 어린애 같이 엉엉 울음을 터뜨렸습니다. 억지로 강요된 눈물이 아닌 순도 100%로 짜리 뜨거운 눈물을 말이지요.


한밤의 뜨거운 만남 이후에도 근로자들과 가족들에게는 3일간의 꿈같은 일정이 기다리고 있다고 하는데요. 만남 이후의 가족들과 함께 보낼 수 있는 시간과 일정까지 준비한 그 노력이 대단하더군요. 각 국의 대사관과 연락해 근 한 달여간 수소문 끝에 촬영하고 초대해왔다는 1박2일의 제작진의 숨은 노력과 배려가 지난 2주간의 부진과 구설수를 잠재운 말그대로 반전특집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60년대 가난했던 시절, 우리 나라는 외화벌이를 위해 서독 등의 나라에 광부와 간호사를 파견했었던 적이 있었습니다. 70~80년대에는 오일머니를 벌고자 사우디아라비아 등지에 근로자를 파견하기도 했었지요. 오늘날 우리나라 경제성장의 밑거름이 된 것이 바로 이런 외국으로의 노동자 파견이었습니다. 우리에게도 이들처럼 살아야 했던 시절이 있었던 거지요. 그 시절 우리의 아빠와 누님들이 흘렸던 눈물도 그러했겠지요. 이런면에서 보면 동질감이 있을 법도 한데요, 하지만 현실은 어쩔수가 없나봅니다. 불법체류 외국인 노동자들로 인한 범죄와 그로인한 사회불안, 내국인의 일자리 감소 등 어두운 그늘이 현존하는 것이 사실입니다.
저 역시 어제는 눈물을 흘렸지만 내일은 또 다시 외국인 노동자에게 불편한 심기를 가질 지 모를 일입니다.


그런데 문득 이런 생각이 듭니다. 우리가 진정 더욱 부강한 나라가 되기 위해서, 우리나라가 기회의 땅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역사를 살펴보면 늘 강대국에서는 유태인이 득세하곤 했습니다. 유태인들의 집단 이주는 포루투갈에서 네덜란드, 다시 영국에서 20세기엔 미국으로 이어지지요. 이들은 자신들에게 공평한 기회가 주어지는 나라를 찾아 이동했고, 사회가 배타적이 되면 지체없이 떠나버렸었지요. 역사속에서 영광을 누렸던 이들 강대국이 강력해질 수 있었던 것은 꼭 유태인이라는 우수한 맨파워 덕분이지는 않을 겁니다. 오히려 유태인때문에 사회정의가 문란해지는 등 부작용도 많았지요. 이들 강대국이 그 영광을 누릴 수 있는 근간은 바로 유태인같은 떠돌이들도 충분히 제 뜻을 펼칠 수 있었던 기회의 땅이었기에 가능했을겁니다. 누구나 열심히 최선을 다하면 꿈을 이룰 수 있는 곳이 강대국의 조건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메리칸 드림이 점점 멀어지고 있는 미국이 서서히 쇠락하는 양상을 보이는 것도 이와 연관이 있지 않을까 싶네요. 그리운 가족을 등지고 먼 곳에 와서 자신의 꿈을 펼치는 외국인 노동자에게 순수한 우의를 보낼 수 있는 사회라면 위대한 나라의 꿈도 멀지 않으리라 믿습니다. 강호동의 눈물이 자꾸 여운을 주네요.

요 아래 손가락 모양은 추천버튼입니다. 감사합니다.


Posted by 비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