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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reer to go

현장에서 느낀 회사의 직무별 특성들..




이글은 ☞['어떤 회사냐'보다 '어떤직무냐'를 따져보자] 라는 글의 후속글입니다. 

글을 쓰다보니 너무 길고 또 너무 주관적인거 같아 발행하기가 망설여지더군요.
직무란 것은, 회사나 업종의 특성에 따라 다른 양상을 보일수 밖에 없고, 각 직무에 대한 견해 역시 저마다의 가치판단이 들어가는 문제입니다. 몇몇 회사를 전전하며 경리계통에서 십년이상 근무한 사람의 편견이 있음을 염두해두고 보신다면, 부족한대로 여러 직무에 대한 참고가 조금은 될 것이라는 기대로 정리해봅니다. 취업준비생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회계, 세무

경리팀의 경우, 회사의 고급정보를 독점하고 타부서를 관리, 통제하는 부서이자, 업무상 실수가 치명적인 부서이다보니 권위적인 분위기가 되기 쉽습니다. 탈권위를 추구하고 사소한 것에 연연하는 것을 싫어하는 사람들은 피하는 것이 좋겠지요. 나중에 회사에서 독립하여 개인사업을 하기에도 적합치 않은 편입니다. 업무마인드가 사내에서조차 '을'보다는 '갑'으로 살아왔기에 남에게 수그리는 것도 익숙하지 않고, 업무자체가 도전적인 성격이 아닌, 통제하는 성격이기에, 아이템을 개발하고 밀고나가야 하는 개인사업과는 성격 상 안맞을 듯 싶습니다. 경력을 살린다면 계속 샐러리맨을 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 만큼 임원으로 승진하기에 유리한 면이 있습니다. 경리부서는 밥그릇이 튼튼한 편입니다. 회사가 파산을 하더라도 끝까지 남아서 정리를 하는 것이 경리팀이니 구조조정의 위협에서도 상대적으로 안전하며, 업종이 달라도 기업회계기준은 통일되었기에 다양한 분야로 이직하기에도 유리한 편입니다. 오랫동안 직장생활을 할 수 있는 직무라고 생각합니다.

 자금

중소기업에서는 자금과 회계를 하나로 묶기도 하지만 성격은 많이 다릅니다.
회계업무를 오랫동안 수행한 사람이 자금을 보게 되면 쉽지가 않습니다. 스피드를 요하며 활동성이 요구되기때문이지요. 일반기업에선 파생상품등의 취급이 흔한 것도 아니니, 높은 전문성이 요구되는 분야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예전에는 자금조달등에서 개인의 인맥이 의미가 있었지만, 은행업무가 점점 개방형으로 바뀌면서 개인의 영향이 많이 줄어든 것이 현실입니다. 자금팀 직원이 야근을 자주 하거나 혹은 회사에서 중시되는 분위기라면 자금사정이 좋지 않거나 투명하지 못한 회사라고 의심할만 합니다. 돈줄을 쥐고 있으니 회사내에서도 사람들이 잘 대해주고, 은행에서도 잘해주니 어깨에 힘이 들어가기도 쉽지요. 반면 자금은 회사별로 특성이 너무 달라서 경력이직이 쉽지 않은 편입니다. 회계랑 대조되는 부분이지요.

 인사

2000년대 이후에 각광을 받기 시작한 부서입니다.
예전에는 호봉제로 인해 때되면 승진하고 임금이 올랐기에 인사부서는 주목받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막강한 고과제와 인력개발(HR)이라는 화두를 기반으로 잘나가는 부서로 변모했습니다. 직원의 동기부여를 위한 차등화된 인사고과, 능력개발을 위한 다양한 육성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전문성'을 인정받고 있지요. 우리 산업구조가 점점 고도화 될수록 앞날은 밝을수 밖에 없겠군요. 대기업에서도 인사부서에 우수인력을 많이 배정하는 추세라고 하는데요, 수많은 사람들을 상대해야하며 때로 냉정하게 총대를 메야할 경우도 많기에, 상당한 자기관리가 요구됩니다.
(대기업의 경우, 노무부서를 따로 두는데 유망해 보이지는 않습니다. 우리의 산업동향도 그렇고, 특히 대기업에선 이미 노무직의 정규직 채용은 거의 없어졌고, 외주용역을 주는 추세입니다. 노무관리자체도 상당히 까다로울수 밖에 없는데요, 노사분규 뉴스만 봐도 짐작이 되겠지요)  

 전산

금융, IT업계등 일부 예외가 있긴 하지만, 대체로 핵심부서라고 하긴 어렵습니다. 최근에는 아웃소싱의 경향이 많아져서 장기근속에 불리한 면도 있습니다. 전산경력자가 이야기하길 '단순히 전산만 알아서는 안되고 인사, 회계등 관련분야에 대한 개념이 있어야 업무수행이 가능하다'며 경험과 노하우를 강조합니다. 그러나 머리회전 빠르고 임금도 낮은 젊은이들이 꾸준히 도전해오는 현실은 만만치 않아보입니다. 이런한 도전은 다른 부서도 마찬가지겠지만, 유독 전산쪽이 가장 부담스러워 보입니다. 고위임원으로 승진하기에도 상대적으로 불리하고, 오래 근무하는 것도 쉽지 않습니다. 반면 외주업체로 독립할 수 있다는 건 기회라고도 볼 수 있겠지요.

 기획

규모에 따라 경리에 포함되기도 하지만 중견기업 이상이면 대부분 독립해서 운영하는 편입니다.
사업계획을 수립하고 예산을 편성하며 최고경영자의 의사결정을 위한 근거자료를 제시하는 업무이다보니, 회사에서 끗발이 최고인 경우가 많습니다. 직장의 시작을 기획부서에서 시작하면 아무래도 기초가 부실할 수 있습니다. 회계업무를 먼저 배운 사람이 나중에 올라가는 경우가 더 안정적이겠지요. 회계경력과 어우러진다면 경력이직도 상당히 유리합니다. 어떤 임원이 이런 말을 하더군요. 기획업무를 안해도 회사는 돌아가지만, 회계일을 안하면 문제가 된다고... 회계의 상위업무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봅니다.

 구매

우리의 시장상황이 대체로 공급과잉이다 보니 '왕'대접을 받는 경우가 많습니다. 납품업체의 명줄을 쥐고 있으니 오죽하겠습니까. 반면 회사내에서의 목소리는 결코 크다고 할 수 없겠군요. 생산이나 영업, 심지어 경리팀에도 치이기 쉽습니다. 담당분야의 시장상황을 잘 파악하고 있기에 나중에 회사를 나와도 독립할만한 아이템을 찾는데 유리한 면이 있습니다. 그러나 오랜동안 '갑'의 마인드를 가지고 있다보면 영업력에 한계를 맞기도 합니다. 반면 아이템 자체가 공급이 딸리는 분야라면 어마어마한 고충이 있겠지요, 회사가 교섭력이나 자금력이 부족한 경우라면 고통의 부서가 될 것입니다.

 총무

회사에서 어떤 애매한 일이 있는데, 담당을 정하기 힘들다.. 그럼 총무한테 가기 쉽습니다. 참 생색이 나지 않는 직무입니다. 그러나 개인기업의 법인변경, 법률소송 등과 같은 대형 프로젝트의 경험을 쌓을수 있다면 경쟁력을 얻을 수도 있습니다. 중소기업에서는 인사와 총무를 겸하기도 하며, 지방자치단체를 상대하다보니, 지방세업무를 보기도 합니다. 이래저래 외근도 많고 늘 바쁜데 똑부러지게 인정받지 못하는 경우를 자주 봅니다.  전문성 있는 업무를 개발하는 것이 중요하겠지요

 영업

영업을 가장 마지막에 쓴 이유는 가장 애매하기 때문입니다. 업종, 영업대상, 영업형태에 따라 그야말로 천차만별이지요. 그래도 대체적인 경향을 살펴보면, 아무래도 회사내에서는 목소리가 큰 편입니다. 돈벌어오는 부서이다보니 다른 부서에게 이것저것 당당하게 요구할 수 있는 명분이 막강합니다. 반면 대외적으로는 아무래도 '을'이다보니 눈치도 많이 봐야하고 여러모로 스트레스가 많은 편입니다.
영업으로 잔뼈가 굵은 '영업맨'들은 일상에서도 특유의 자세가 나오는 편입니다. 길을 묻는 낯선 사람에게 안내를 해주는 작은 손짓, 담배불을 붙여주는 자세 등에서도 작은 배려가 베어있는 경우를 많이 봅니다. 숱한 사람들을 상대하며 직접 돈을 벌어야하니 대인관계의 노하우 역시 상당하지요. 또한 영업을 위해 현장을 다니면서 자연스레 시장상황에 대한 노하우가 축적됩니다. 결국, 사람을 이해하고 시장을 이해하며 세상을 보는 안목을 키울수 있는 기회가 많다고 생각됩니다. 나중에 회사를 떠나더라도 스스로의 삶을 개척할 수 있는 물적 심적 자산이 가장 든든한 분야가 아닐까 싶네요. 외향적이고 능동적인 사람이라면 적극 권장하고 싶은 직무입니다. 

지난 글에서 밝혔듯이, 대학을 들어갈때 '어떤 학과냐'보다 '어떤 학교냐'를 더 따지는 것이 작금의 현실이다보니 취업을 앞두고도 '직무' 보다는 '회사'에 더 관심을 갖는 경우를 많이 봅니다. 평생직장의 개념이 사라진 요즘, 회사보다는 직무에 대한 고민과 준비가 더 중요하지 않겠느냐는 취지에서 정리해봤습니다. 위에서 정리한 것 외에도 다양한 직무들이 더 있겠지만, 일반 관리직 위주로 살펴봤습니다. 물론 개인적 평가에 불과하지만, 앞서 정리한 글과 연관하여 참고가 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