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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tertainment On/예능&오락

장자연에 침묵하는 여성부, 존재이유를 잃다





납득할 수 없는 가사 논란
여성가족부(이하 여성부)가 전혀 의외의 사건으로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바로 SM엔터테인먼트의 여성부를 상대로한 소송사건말입니다. 언뜻 생각하기엔 연예기획사와 접점이 있는 정부기관이라면 문화체육관광부일텐데요, 전혀 다른 여성부와의 문제라 더욱 눈길이 갑니다. SM이 소송을 한 이유는, 'SM 더 발라드'의 '내일은..'이라는 곡에 포함된 '술에 취해 널 그리지 않게', '술에 취해 잠들면 꿈을 꾸죠'라는 가사가 청소년에게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이유로 해당 곡이 유해매체로 지정된데 따른 것입니다.. 언뜻 보기에도 저 가사의 내용은 단순히 헤어진 연인에 대한 그리움을 나타내는 듯 한데요, 왜 뜬금없이 청소년보호법을 들어 유해매체 결정을 내린 것인지 황당한 느낌을 줍니다. 단순히 '술'이라는 단어가 사용이 되었다고 해서 유해매체라고 하는 것은 현실을 무시한 기준없는 잣대라고 밖에 볼 수 없는데요, TV드라마나, 광고에도 술은 흔히 등장하는, 너무도 쉽게 접할 수 있는 일상용어입니다. 여성부가 방송에서조차 술이란 단어를 퇴출시킬 의지라도 가진 걸까요? 그동안 청소년 유해매체선정 기준은 늘 논란이 되어왔습니다. 2008년 문제가 된 동방신기의 곡 '미로틱'의 경우에도 그 안에 포함된 '크리스탈과 레드오션'의 상징하는 의미가 불손하다며 유해판정이 내려졌었는데요, 납득할 수 없는 판정이 줄을 이었지요. 이러한 과도한 판정시비는 70년대 아침이슬이 '태양은 묘지위에 붉게 타오르고'의 대목이 운동권학생들을 선동한다하여 금지곡이 되었던 사건처럼 억지라는 느낌을 떨치기 힘듭니다. 변화하는 시대를 따라가지 못하고 구태의연한 잣대를 들어 대중가요에 대해 유해판정을 내리는 일들은 여성부가 해야할 역할과는 거리가 멀어 보입니다.


존재의 이유를 잃은 침묵
최근 우리 사회를 뜨겁게 달구고 있는 것은 故장자연씨 사건이지요. 2년전 그녀의 자살로 불거졌던 성상납문제는 결국 권력 앞에서 대한민국의 법이 얼마나 무력한지를 뼈저리게 보여줬던 우리의 상처입니다. 그녀가 죽음으로 억울함을 호소했지만 당시 문건에 거론됐던 사람들에 대한 수사는 흐지부지 끝났버렸지요. 이에 수많은 사람들이 분노하고 항의 했지만 권력 앞에 무력한 현실만을 확인했을 뿐입니다. 그렇게 잊혀졌던 사건이지요. 그런데 최근 SBS가 장자연의 자필편지를 근거로 또다시 보도에 나서면서 잊혀진 자와 잊은 자로서의 수치가 우리 사회를 아프게 억누르고 있습니다. 어제 배우 문성근씨가 거대 언론사 앞에서 1인시위를 벌인 장면이 화제가 되었지요. 연예인으로서 그리고 한 인간으로서 지켜주지 못한 것에 대한 참회의 시위이자, 사건의 정확한 수사를 촉구하는 시위였는데요. 정작 여성단체 회원들은 아직 검찰 등 권력에 직접적으로 항의하지도 못한채, 미적거리고 있는 여성부에서 항의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여성의 권익과 인권보호에 앞정서야할 여성부가 침묵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장자연씨를 죽음으로 몰아넣은 성접대는 여성의 권익를 정면으로 침해하는 부분임에도 여성부의 무대응은 그 존재이유를 의심케 합니다. 이틀전부터 불거지기 시작한 이 사건으로 인해서, 여성가족부의 홈페이지는 많은 네티즌들의 항의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아직 반응을 내놓치 않고 있습니다. 그들이 진정 보호하고 싶은 것이 여성인지 권력인지 이해가 안가는 대목입니다.


술은 정신과 육신을 좀먹게 만듭니다. 단 과도한 술에 한정되는 것이지, 노래의 포함된 단어가 정신과 육신을 위협하지는 않습니다. 반면 권력 앞에선 굴복해야 하며, 법은 만인 앞에 결코 평등하지 못하다는 현실은 우리 청소년들의 미래를 치명적으로 위협할 것입니다. 그들이 무엇을 지켜야 하는지 왜 존재해야 하는지 새삼 묻지 않을 도리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