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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tertainment On/예능&오락

빅뱅의 엠카 1위보다 멋졌던 후배 향한 인사


2년만에 컴백한 빅뱅이 공중파와 케이블 가요프로그램에서 1위를 휩쓸고 있습니다. 엠카에서는 컴백전부터 1위를 차지하더니 어제는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했지요. 솔로앨범활동과 유닛활동은 꾸준히 해왔지만, 빅뱅이라는 이름하에 뭉친 것은 실로 오랜만이고 더욱이 그동안 수많은 아이돌그룹이 데뷔하고 인기를 끌어왔기에 그들도 나름대로 컴백에 대한 부담이 상당했을 텐데요, 공백기간이 너무 길었었기에 그들도 컴백을 앞두고는 데뷔 시절보다 더욱 긴장했었다는 후문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앨범판매와 차트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그러한 우려를 씼어내고 있습니다. 긴장했던 만큼 기쁨도 큰지 연이어 수상하고 있는 1위이지만, 마치 신인처럼 기뻐하며 장난스레 좋아하는 모습을 보니, 이들의 인간적인 모습에 더욱 정감이 갑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더 눈길을 잡아끈것은 1위 발표 직후, 무대에 함께 했던 동료 가수들에 대한 인사였습니다. 2006년 데뷔한 빅뱅은 벌써 5년차 가수로서 아이돌가수 중에는 거의 맏형격이지요. 또 절정의 인기를 누려온 최고의 그룹이기도 합니다. 이러한 빅뱅의 겸손한 인사가 새삼 인상적입니다. 기쁨을 만끽하는 것보다 인사하는 것에 더 열심이었지요. 1위 발표 현장에 모였던 후배들에게 일일이 90도 인사를 하다보니, 후배가수들이 살짝 당황해할 정도였지요. 이렇게 열심히 인사를 하더니 클로징 멘트를 하고 있는 MC들의 뒤에 서서 익살스러운 장난도 치더군요.
평소에는 조금 점잫은 인상을 주던 이들이 이렇듯 기쁨을 발산하며 장난치는 모습을 보자니 진심으로 1위 사실을 즐기고 있다는 느낌을 줍니다. 1위를 너무 많이 한 가수라면 때로 감흥없이 준비된 수상소감을 익숙하게 소화할 법도 할텐데요, 기쁨을 감추지 않고 즐거워 하는 모습을 보는 것도, 무대에서의 카리스마와는 다른 색다른 볼거리였습니다. 벌써 수차례 이어진 1위 수상에도, 깍듯한 인사와 가벼운 장난, 베테랑 가수의 느낌보다는 붙임성 좋은 신인가수를 떠올리게 하는 모습이었습니다.


사실 빅뱅은 인사를 잘하는 아이돌가수로 유명합니다. 지드래곤이 솔로활동을 할 당시에도 1위를 하고 나면, 무대에 올라온 거의 모든 가수들을 향해 수도 없이 90도 인사했던 장면들이 화제가 되곤 했었습니다. 지나가는 후배마다 꺽어질듯 열심히 90도 인사를 하는데, 오히려 후배들은 이를 못보고 또는 못본척 훌쩍 지나가는 모습이 더 안타깝게 느껴질 정도였었습니다. 아이돌 최고참 가수가 건넨 뜻밖의 인사에 당황스러워하는 분위기였지요. 이제는 후배들도 그때보단 조금 익숙해진 것 같기도 합니다. 여전히 어색함은 있지만 예전처럼 못본척 지나가는 후배는 안보이더군요.


혹자는 이런 행동이 다분히 연출된 것에 불과하다며 깍아내릴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항상 이런 모습을 보인다는 것 자체가, 일상이 되고 마음가짐을 새롭게 잡아 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시 말해, 겸손하고 예의가 있기때문에 깍듯이 인사하는 걸 수도 있겠지만, 늘 깍듯하게 인사하다보니 겸손해지고 예의를 되새길 수도 있을 것입니다. 높을수록 낮아지기는 늘 쉽지 않은 일입니다. 가요계의 선배로서 후배들에게조차 꾸준히 몸을 낮춰보이는 모습을 보이다 보면, 빅뱅 스스로도 마음을 닦을 수 있고, 다른 아이돌들의 태도에도 영향을 줄것이며, 이를 지켜보는 팬들의 일상에까지 넉넉한 기운을 줄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빅뱅을 보니, 저도 대충 인사하던 습관을 고쳐야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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