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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tertainment On/예능&오락

이소라, '나는가수다'의 시한폭탄?

감동과 대박의 조짐을 보이던 '나는가수다'(이하 나가수)가 이번 재도전 사태로 짜증과 쪽박의 조짐으로 급변하고 있습니다. 이번 재도전 논란의 중심에는 물론 김건모가 있습니다. 그리고 김건모 못지 않게 지탄을 받고 있는 이소라가 있지요.

나가수는 첫방송이 전파를 타자마자 일요예능판도를 뒤흔들정도의 초강력 화제성을 몰고왔습니다. 한자리에 모인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시선을 잡아끄는 7인의 정상급 가수, 아스라한 추억을 돌아보게 만드는 이소라의 MC발탁, 그리고 7인의 가수들이 만들어내는 위압감 넘치는 무대까지... 참신하고 파격적인 기획은 많은 사람을 일요일저녁에 TV 앞으로 앉게 만들었습니다. 이들이 방송에서 부른 노래는 음원시장을 강타하며 가요계의 트렌드에도 영향을 주고 있지요.
개인적으로는 첫 방송에서 이소라의 위압적인 무대에 반했었습니다. 그녀가 나직이 내뱉은 '바람이 분다'란 첫소절만으로도 전율의 감동을 느낀 바 있었지요. 그런데 이번 재도전 사태를 지켜보고나선, 당시의 감동마저 부정하고 싶어지는군요.

노래의 감성으로 사람의 마음을 긴장시켰던 이소라가, 이제는 그 존재만으로도 지켜보는 이들을 긴장시키는 요주의 인물이 되고 말았습니다. 감정의 기복이 유달리 큰 이소라는 그간에도 간혹 불안정한 행보를 보여왔습니다. 자신만의 세계와 색깔이 독특한 사람으로 여겨져 왔었지요. 그런 그녀가 이런 긴장감 넘치는 서바이벌 오디션프로의 MC를 수락했다는 것 자체가 상당히 의외였습니다. 당초, 프로그램의 출범을 앞두고 매니저역할을 맡게 될 개그맨들의 사전모임에서도, 이소라의 출연이 물망에 올랐다고 하자 너나할거 없이 그녀가 나올리가 없다는 반응이었지요. 자기 싫으면 자기 프로에도 안나오는 사람이 이소라라는 말도 들렸지요. 당시 이병진은, 이소라가 나오면 자신이 하차하겠다고 장담하기까지 했습니다. 하지만 그녀는 출연을 결정하지요. 이와 관련 이소라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이 프로는 꼭 해야하는 거라고..사람이 뭘 자꾸 가리니까, 노래를 할 기회가 점점 줄어들더라고..' 그녀의 노래 '바람이 분다'의 간주 중에 편집되어 방영된 이 인터뷰를 접하며, 어느덧 중년이 된 여가수가 자신의 노래와 삶을 되새기며 스스로 다짐하는 마음을 느낄 수 있었지요. 그래서 감동은 더욱 깊었습니다.

2회에서는, 첫 미션에 대한 중간평가가 있었습니다. 이를 위해 이소라를 찾아간 이병진은, 그녀의 히스테릭한 반응에 당혹해했는데요, 사전에 중간평가 촬영일정을 알지못했다는 그녀는 신경질난다는 반응을 가감없이 드러냈지요. 실제로도 리허설에만 나섰을 뿐 다른 가수들과의 합동 중간평가에는 참석치 않고 귀가해버렸습니다. 1주일의 시간이 있었지만, 연습이 하나도 되지 않았다는 말을 남겨두고 말이지요. 귀가해 버린 그녀를 대신해 혼자 녹화에 임한 매니저 이병진은, 매일 매일 '사랑과 전쟁'을 찍는 것 같다며 그간의 심정을 토로했습니다. 매니저로서 그녀와의 관계가 늘 조마조마하고 아슬아슬한 감정의 경계를 넘나들고 있다는 의미겠지요.

이런 이소라와의 긴장감 넘치는 관계는, 이제 매니저 이병진을 넘어 다른 출연진에게로까지 넓혀지게 되었습니다. 이번 김건모의 7위는 김건모 자신을 포함해 많은 이들에게 충격을 주긴 했지만, 어쨌든 결과를 받아들이고 수습하려는 분위기로 나아가려고 했습니다. 그때 이소라의 신경절적인 일갈이 있었지요. '나 지금 방송못하는데 왜 진행하고 리야'라며 '나 이거 편집해달라고 할거야. 나 이렇게는 못 해. 내가 좋아하는 김건모가 7등해서 너무 슬프단 말이야'라며 무대를 박차고 나갑니다. 참으로 드라마틱한 상황이 된 것이지요. 이를 이켜보는 출연진, 제작진은 김건모의 7위 이상의 충격을 받았습니다. 중간평가를 앞두고 이소라와의 외출을 위해 그녀를 찾아갔던 이병진이 들어야 했던 '불켜지 마세요, 신경질 나려구하는데.. 나 안나갈라구'라는 말이 주는 임팩트를 이제는 제작진과 다른 출연진도 느껴야 했습니다. 물론 시청자들도 말입니다. 이제 이소라는 매니저 이병진 뿐 아니라, 다른 출연자와 제작진하고도 '사랑과 전쟁'을 찍고 있는 셈이지요. 긴장되는 순간이 올때마다 사람들은 그녀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을 겁니다. 그녀 눈치를 살피고 또 불안해 하겠지요.
여러차례 이소라에게 '녹화할 때 꼭 나와야 돼요. 안나오면 안돼요'라는 말을 던졌던 박명수, 치열한 순위경쟁의 부담을 의식해서 농담으로 '오늘도 소라언니는 그냥 안나오면 좋겠어'고 했던 김신영 역시 이소라의 돌발행동을 의식하고 있었던 셈입니다.


제작진과의 신뢰 역시 또다른 폭탄으로

어제 김영희 CP는, 이소라가 계속 MC를 맡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그녀가 탈락하더라도 말입니다. 그런데 이건 김영희 CP 혼자만의 생각은 아닐까 모르겠습니다. 지금 이소라는 제작진에 대한 불신과 불만이 깊을 것입니다. 이소라입장에서 보면, 지난 중간평가를 앞두고 자신의 히스테릭한 반응이 방송을 탄것조차 불만일텐데요, 이번 재도전 사태에서는, 편집될 것으로 기대했던 자신의 극단적인 언행이 여과없이 방영되고 말았습니다. 휘적휘적 방송국 복도를 걸어나가는 장면까지, 졸졸 따라가는 스태프의 모습과 어우러져 다이나믹하게 카메라에 담아내며 긴장감을 배가시켰지요. 이를 통해 제작진이 이번 사태의 원인을 자신에게 전가시켰다고 스스로 생각할 법한 대목입니다. 그만큼 제작진에 대한 불신이 깊어질 수 밖에 없겠지요. 또 다른 폭탄입니다.
이소라 본인의 입장이야 어쨌든 간에, MC로서 분위기를 수습하기는 커녕, 수습하려는 다른 사람의 진행에까지 일침을 가한 이소라, 거의 행패를 부린 수준이었지요. 자신이 좋아하는 사람이 탈락하는 것을 못견디겠다는 말은, 모두가 공유해야할 원칙마저, 자신의 감정에 따라 뒤엎겠다는 폭력에 다름 아니었습니다. 과연 그녀는 다음 탈락자에게는 어떤 반응을 보여줄까요. 그 반응이라는 것은, 좋아하는 사람과 싫어하는 사람에 대한 구분의 의미가 될까요. 김건모는, 퇴장해버리는 이소라를 보며 '내가 7위하길 잘했다'고 반응했었습니다. 주변의 다른 사람들도 불안하기는 마찬가지였지요. 이제 다른 참가가수들은 어떤 돌발행동이 있을줄 모르는 그 자리에 함께 서는 것조차 편치 않을 것 같습니다. 절절히 울리는 첫무대로 위압감을 줬던 이소라는, 이제 전혀 다른 위압감으로 주변을 떨게 만들고 있습니다. 나가수와 이소라는 공존할 수 있을까요. 마치 시한폭탄처럼 불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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