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tertainment On/스타&연예 2011.03.27 07:00


                       미소로 전한 탈락

그동안 위대한탄생에서 김윤아는 상대적으로 가장 주목받지 못했던 멘토였습니다. 네명의 제자를 정하는 자리에서도 거의 마지막에 가서야 4명을 간신히 채울 수 있었는데요, 그동안 다른 멘토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조명을 많이 받지 못했던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김윤아는 멘토스쿨을 통해서 냉철하면서도 전문성 있는 스승의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무대에서 카리스마 넘치고 열정적이었던 리드 보컬과는 또다른 그녀만의 신선한 매력이었지요.

정희주, 김한준, 백세은 그리고 안아리를 제자로 선택한 김윤아인데요, 그녀는 첫 수업을 앞두고 4명의 제자들이 도착할 순서마저 정확하게 예측해냈습니다. 그만큼 자신이 선택한 멘티들의 성향과 태도를 분명히 파악하고 있었다는 거지요. 그녀의 빼어난 감각 못지 않게 제자들에 대한 깊은 관심을 엿볼 수 있는 대목입니다.

중간평가를 위해 김윤아가 제자들에게 선곡해준 곡들은 모두 자우림의 곡이었는데요, 평소 많이 즐기지 못했던 자우림의 주옥같은 곡을 접할 수 있었던 기회이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싱어송라이터로서 김윤아의 능력을 다시금 되새길 수 있는 계기였습니다. 탁월한 보컬로서의 능력은 말할 것도 없겠지요.
위대한 캠프 당시에는 상대적으로 그녀의 심사평이 방송에 많이 노출되지는 않았었지만 자신만의 분명한 철학을 드러내기도 했습니다. 일례로 멘토들의 의견에 따라 탈락 판정이 내려졌던 정희주를 막판에 합격시켰지요. 다른 멘토들은 정희주가 자신의 음역을 넘어서는 고음지르기의 나쁜 버릇을 못고칠 것이라고 했으나, 그 다음날 독설가 방시혁으로부터 '이 친구 안살려냈으면 어쩔 뻔 했냐'라는 극찬을 받게 만들기도 했습니다. 옥석을 가려낼 줄 아는 능력 그리고 다른 멘토들과 의견이 달라도 자신만의 의지를 끌고 가는 고집이 인상적이었지요. 그래서 허무할 정도로 실수를 연발했던 백새은을 끝까지 데려간 것도 그 귀추를 기대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멘티들을 지도할 때 김윤아는 대체로 무표정한 편이었습니다. 하지만 그 무표정은 무관심과는 다른 것이었지요. 말그대로 얼굴에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 모습입니다. 그녀의 표정이 없는 모습은 멘티를 바라보는 그녀의 객관성을 의미합니다. 무관심이 아닌 애정을 감추고 있는 무표정으로 그녀는 멘토들이 고쳐야 할 부분을 냉철하게 평가하고 차분하게 지도해주었지요.
무대공포증을 보여왔던 백새은에게는 '창피하잖아요 이대로 끝나면..'이라는 애정이 담긴 자극을 주기도 했고, 성량과 호홉이 부족한 김한준에게는 아주 기초적인 호홉부터 착실히 가르쳤지요. 특히 인상적이었던 건 불성실한 모습을 보였던 안아리를 대하는 모습입니다. 불성실한 태도와 변명으로 일관했던 안아리에게 절대 화를 내지 않았지요. 음정이 계속 틀리고 노래의 시작조차 제대로 하지 못했음에도 연습만은 열심히 했다며 웃는 안아리에게 '대답 잘해야해, 어느쪽이 자신한테 유리할지 생각해봐, 연습을 많이 했어도 효과가 안났다면 재능이 없다는 얘기일수도 있으니..' 이렇게 무표정하게 묻는 김윤아의 모습은 그 어떤 분노보다 강렬했습니다.

이 장면은, 비슷한 태도를 보였던 멘티 김혜리를 대하는 이은미와 대비가 됐습니다. 부족해보이는 연습, 그럼에도 이어지는 변명들... 이런 김혜리의 태도 앞에서 화를 주체할 수 없었던 이은미는 '너 혼자 알아서 해'라며 축객령을 내렸지요. 그런데 김윤아는 매번 준비되지 않은 모습을 보였던 안아리와 그녀의 변명 앞에서도 결코 흥분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면서도 따끔하게 자신을 되돌아볼 수 있는 지적을 해주었습니다. 냉철한 비판이란 이런 것이겠지요. 감정이 담긴 지적은 때로 앙금을 남기며 서로에게 상처가 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김윤아의 냉정한 비판은 두려움과 더불어 스스로를 돌아보게 만드는 효과를 지니고 있지요. 그리고 중간평가에서 안아리는 가히 일취월장한 모습으로 보답했습니다.

즐김으로 완성된 가르침
생방송에 진출할 최종2인을 뽑는 파이널 무대는 밴드들의 공연장이었습니다. 관객들은 음악을 즐기는 자우림의 팬들이었지요. 관객들은 멘티들의 무대에도 적극적으로 반응하며 뜨거운 호응을 보여줬습니다. 백새은은 이를 두고 '그동안의 오디션 무대에서는 소외된 느낌을 받았었는데, 이번엔 너무 따뜻한 느낌이었다'고 했지요. 그리고 백새은의 빼어난 무대를 만들어냈지요. 김윤아는 최고의 관객들 앞에서 제 기량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기회를 준 셈입니다. 확실히 김윤아의 멘티 4명은 가장 발전된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단 한달간의 트레이닝만으로도 처음과는 비교가 안될 정도로 뚜렷한 발전이 드러났지요. 그 근간에는 무대를 즐기는 마음이 있다고 생각됩니다. 그랬기에 관중들의 환호를 진정 감당할 수 있었을 겁니다. 그래서 이를 흐뭇하게 바라보는 김윤아 미소가 아름다웠습니다. 몰라보게 좋아진 제자들의 무대를 시종일관 미소띤 얼굴로 지켜보고 노래가 끝난 후엔 가장 먼저 일어나 박수를 보내는 흐뭇한 스승의 모습이 있었지요.

미소로 전할 수 있었던 탈락 통보
가장 인상적이었던 장면은, 탈락여부를 통보하는 김윤아의 모습입니다. 방시혁, 이은미, 신승훈의 경우 각각의 개인을 따로 불러서 탈락을 통보했습니다. 감동의 장면도 있었지만 비통함과 좌절도 있었고, 혼자서 들었기에 탈락자의 비애가 집중되기도 했었지요. 대부분은 눈물로 방을 나서야 했습니다.
하지만 김윤아는 4명을 모두 무대 위에 세워두고 미소로 탈락자를 발표했습니다. 난감해하거나 미안해하는 분위기가 아니었지요. 삶의 중요한 고비를 맞이하는 순간이 아니라, 단지 자연스러운 일상처럼 느껴졌습니다. 이름을 호명한 뒤 바로 이어졌던 '합격입니다'와 '탈락입니다' 이 두 말을 할때, 김윤아의 얼굴엔 미소가 한결 같았습니다. 미소로 전한 '탈락'이라는 말에는, 탈락에 대해 아쉬워하거나 탈락을 통해 이제는 끝이다라는 절망이 아닌, 그냥 말 그대로 탈락일 뿐이지 너희 인생에서는 아무것도 아니다라는 심플한 느낌이 있었습니다. 또 미래에 대한 확신도 있었습니다. 김윤아는 탈락이 결정된 두사람에게도 충분한 음악적 성취를 이루게 해줬고, 이들이 계속 음악의 꿈을 키워갈 힘을 주었습니다. 최선으로 가르침을 줬기에 홀가분할 수 밖에 없고, 제자들이 만족스러운 성취를 이뤄냈기에 스승의 마음은 밝을 수 밖에 없습니다. 실제로 그 미소가 그토록 아름다울 수가 없었습니다.

이제 노래의 기초를 알게된 김한준과 안아리는 기꺼이 새롭게 시작할 수 있는 자연스러운 마음을 갖게 되었을 겁니다. 그럼에도 합격한 동료는 미안한 눈물을 흘릴 수 밖에 없었지요. 그래도 탈락자들은 스승과 닮은 미소로 오히려 합격자를 다독여 줄 수 있었습니다. 이들 네 명의 아름다운 퇴장이 여운을 줬는데요, 너무도 짧은 편집이 아쉬웠습니다. 그것이 마지막 장면이더군요. 상대적으로 방송분량이 너무 짧아 김윤아의 무대도 볼 수 없었고, 이들의 성장과장을 제대로 볼 수 없었던 것도 안타깝더군요. 하지만 미소로 제자들의 성취를 지켜보며 박수치는 스승, 미소로 탈락자를 떠나보낼 수 있는 스승의 행복을 충분히 느낄 수 있었습니다. 김윤아의 매력은 보컬리스트를 넘어 인간적인 부분으로 다가오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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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비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