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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tertainment On/스타&연예

위대한탄생, 방시혁-신승훈, 미묘한 신경전의 시작일까


위대한 탄생(이하 위탄)의 첫 생방송 경연에서, 멘토들은 물에 물탄듯, 술에 술탄듯 맹숭맹숭한 심사평으로 그동안의 모습과는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줬었지요. 냉정한 심사평과 독설은 사라졌고, 칭찬 일색의 립서비스가 주류를 이뤘습니다. 오디션 프로그램의 중요한 볼거리 중 하나는 음악 전문가의 비평을 들으며 음악에 대한 식견을 넓히는 것일텐데요, 이러한 비평은 실제 문자투표에도 큰 영향을 끼치기도 합니다. 지난 슈퍼스타K에서 그런 경향이 확연했지요. 이승철의 독설에 마음이 상하는 시청자도 있었으나 그의 냉정한 평가에 고개를 끄덕이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그의 심사에는 상당한 신뢰를 받았지요. 그런데 위탄의 첫 생방송에서는 너무 두루뭉술하고 착한 평가 때문에 이러한 신뢰감이 그닥 생기는 않는 양상을 보였습니다. 이는 나중에 공개된 문자투표로 여실히 증명되었습니다. 심사위원 점수 꼴찌를 하고도 문자투표 점수로 2위에 오른 손진영이나, 심사위원 점수 6등을 하고도 탈락한 권리세를 보면, 심사위원들의 점수는 시청자들에게 크게 공감을 얻지 못했음을 알 수 있지요. 공감을 얻지 못하는 주관적인 심사, 지적보다는 이미지 관리에 치중하는 모습 탓에 오디션을 즐기는 재미가 다소 떨어졌던 느낌이었습니다.
하지만 Top10으로 압축된 이번 두번째 생방송에서는 다소 다른 양상을 보였습니다. 멘토들의 자세에 변화가 감지됐지요. 서로 좋은게 좋은듯 큰 지적없이 넘어갔던 첫 방송과 달리 이제는 서로간의 미묘한 신경전이 살짝 드러나며 멘토제 특유의 긴장감이 살아나고 있습니다.

이날 이러한 미묘한 감정이 두드러졌던 멘토는 신승훈과 방시혁이었습니다.
방시혁멘토의 제자들인 데이비드오와 노지훈은 늘 볼거리 위주의 무대를 선보여 왔습니다. 이번 무대에서도 AR을 깐 반주와 퍼포먼스를 강조한 화려한 무대를 보여주었는데요, 이런 방시혁의 멘토링에 대한 다른 심사위원들의 평은 그다지 좋지 않았지요. 너무나 능수능란한 모습을 보여준 노지훈에게 '늘 같은 모습이라 다른 모습을 보고 싶다'는 평과 함께 '너무나 잘 만들어진 아이돌을 보는 것 같다', '쇼 음악중심의 무대 같다'는 평을 내 놓았습니다. 노래 편곡과 진행방향에 대한 조언과 무대구성에까지 힘을 써주는 듯한 방시혁에 대한 비판으로 비춰질 수 있는 대목인데요, 지금까지 방시혁의 멘토스쿨은 보컬트레이너와 안무트레이너 등 자신이 가지고 있는 모든 인력을 총동원하여 멘토링에 나서는 모습이었습니다. 마지막 2인을 뽑기 위한 마지막 미션에서도 쇼 음악중심의 무대에 세워 노래와 함께 퍼포먼스 위주의 무대를 평가했었지요, 프로듀서인 방시혁이 요구하는 것은 가창력 못지 않게 퍼포먼스 능력, 비주얼 을 두루 갖춘 스타성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결국 멘티들의 무대는, 각각의 멘토들이 가진 음악관과 개성의 산물이고, 이 산물에 대한 비평에 민감해지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것일테지요. 실수없이 능수능란하게 세련된 무대를 선보인 노지훈에게 쏟아진 심사평에 방시혁은 이렇게 말했지요. '가수는 많지만 스타는 많지 않다. 그 누가 뭐래도 오늘 최고스타는 노지훈이다'라고 말입니다. '그 누가 뭐래도'는 듣기에 따라 어감이 상당히 다른 표현이지요. 다른 사람들의 의견에 대해 에둘러 표현하는 말 같기도 하지만, 앞서 말한 심사위원들의 평이 어떠했든 노지훈이 최고라는 의지를 담았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마치 다른 멘토들의 심사평에 대한 불편한 심경 드러낸 듯 했지요. 

비슷한 모습이 신승훈에게도 보였습니다. 패자부활을 통해 살아돌아온 조형우는 수려한 외모와 실력을 겸비한 훈남이었습니다. 가식없이 진정성있게 들렸던 그의 목소리는 조형우만의 개성이자 매력이었지요. 그런데 이런 조형우의 개성이 갈수록 빛이 바래는 듯한 인상을 줬습니다. 그가 변해갔던 이유에는 그동안의 심사평이 큰 영향을 준 듯 합니다. 늘 같은 느낌의 노래가 식상할 수 있으니 이미지 변화에 대한 주문이 있었지요. '교회오빠 이미지'에서 '좀 노는 오빠'로의 변신말입니다. 결국 그는 첫 생방송과 두번째 생방송에서 기존의 모습과는 대조적인 무대를 선보이려고 노력했습니다. 첫무대에서 진한 스모키화장에 빨간 스키니로 파격을 보여줬다면, 이번 무대에서는 노래에 퍼포먼스를 넣어 한편의 뮤지컬과 같은 무대를 선보였었지요.


하지만 이런 변화가 쉽지 않았습니다. 조형우는 두번의 무대에서 모두 극도의 긴장감을 떨쳐내지 못했습니다. 이렇게 경직된 모습은 심사위원들의 혹평으로 이어졌습니다. 김윤아를 제외하고는 모두 7점대의 점수를 받으며 심사위원 점수 최하위를 기록하고 말았지요. 조형우는 그동안 여타 심사위원들이 주문했던 바대로 노력을 기울여왔습니다. 결과는 아쉬웠지만 말입니다. 그리고 신승훈은 이날 무대에 대해서도, 멘토로서 흡족한 반응을 보였습니다. 하지만 너무나 낮은 심사점수에 마음이 편치 못했을 겁니다. '점수가 작게 나왔는데 신경안썼으면 좋겠다, 생각보다 더 잘했고, 훌륭했다'고 했지요. 나란히 앉아 있는 멘토들 사이에서 미묘한 분위기가 느껴질 만한 말이었습니다.

위탄이 두번째 생방송을 거치면서, 느슨했던 첫 생방송과  달리 멘토들간의 경쟁심리와 자존심 대결이 드러나는 듯 합니다. 멘토와 멘티가 지금까지 서로 애정을 주고 받으며 친숙해진 것 이상으로, 이제는 서로 한배를 탄 운명공동체로서 맺어져 있지요. 그리고 매 경연 마다 다른 멘토스쿨과의 경쟁은 피할 수 없는 현실입니다. 이는 멘티들만의 경쟁이 아닌 멘토들의 음악적 자존심 대결이기도 하지요. 다른 멘토가 나의 멘티에게 보내는 심사평에 민감해 질수밖에 없습니다.

지난 두차례의 문자투표 양상을 보면, 생방송 당일의 무대 못지 않게 멘토들에 대한 대중의 선호도 역시 투표에 적지 않은 영향을 주고 있다는 인상을 주고 있습니다. 이미 멘토는 하나의 브랜드가 된 셈이지요. 이제 무대위에서 펼쳐지는 멘티들간의 경쟁 못지 않게, 심사위원 석에 나란히 앉은 이들 멘토들간의 숨은 경쟁이 본격화 될지 기대가 되네요. 이러한 경쟁이 서로에 대한 견제와 사심심사로 이어질지, 냉정하고 공감가는 심사평을 통해 멘토 이미지 상승으로 이어질지는, 각자 멘토들의 몫이 될 것입니다. 이는 위탄을 즐기는 또 다른 관전 포인트가 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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