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마지막 콘서트를 끝으로 위대한 탄생의 길었던 여정이 마무리되었습니다. 마지막 콘서트를 통해 그동안 하나 둘 떠나 갔던 참가자들이 모처럼 다시 한자리에 모인 모습을 보니 감회가 새롭더군요. 특히 보기 좋았던 것은 '편안한 분위기'였습니다. 이제 오디션이라는 경쟁의 틀을 벗어난 멘토들의 얼굴에도 내내 미소가 떠나지 않았지요. 그동안 참가자들을 평가하기 위해 바라보던 눈빛과 달리 편안한 눈빛이었습니다. 서로의 무대에 박수를 보내며 격려하는 참가자들의 모습 역시 편안함이 가득했습니다. 바로 경쟁을 내려놓은 모습이었지요. 그래서 더욱 서로가 즐길 수 있지 않았나 싶습니다.
맑고 청아한 목소리를 타고난 김정인양의 노래로 막을 연 콘서트는, 김태원멘토와 Top12가 함께 꾸민 'Over the Rainbow'로 축제분위기를 자아냈습니다. 그 동안의 경쟁을 떨치고 밝게 웃는 모습이 좋았는데요, 서로를 바라보는 편안한 얼굴들에서, 위대한탄생을 통해 맺은 인연의 끈이 서로에게 의미가 되고 있는 것 같아 보기 흐뭇했습니다. 개인적으로 인상적인 무대는 조형우와 데이비드 오의 무대였습니다. 이들은 함께 기타를 치며 'I'm yours'를 열창했는데요, 모처럼 자신들만의 매력을 잘 살릴 수 있었던 무대였습니다. 조형우의 경우, 오디션 중반부터 많은 사람들의 주목을 받았으나 생방송 무대에서 너무 긴장한 나머지 볼살이 떨릴정도로 불안한 모습을 보여줬지요. 상당한 재능이 있음에도 생방송에 대한 공포는 그에게 큰 부담이었나 봅니다. 하지만 이날만큼은 경쟁을 내려놓았기에 지극히 자연스러운 본연의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만면에 웃음을 띤 말 그대로 즐기는 모습이었지요. 데이비드오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미국오디션에서 첫 등장한 이후 꾸준히 주목을 받아왔는데요, 당시 그의 매력은 자유분방한 분위기였습니다. 하지만 본선에 와서는 '지옥의 락커'라는 엉뚱한 콘셉트와 과도한 분장 등 부자연스런 모습이 많이 아숴었었지요. 그런 그가 처음의 털털하고 편안한 모습으로 돌아와서 반갑더군요. 이 두사람이 한결 여유로워진 모습으로 모처럼 자신들다운 무대를 만들어냈습니다. 잃었던 훈남이 돌아왔지요.
한결 가볍고 즐거워진...
조형우와 데이비드오 뿐 아니라 전체적으로 모든 참가자들이 매우 편해보였습니다. 그들의 표정엔 한결같이 여유가 흘렀지요. 그동안 '무대에서 실수하지 않을까', '탈락하지는 않을까' 한 치의 긴장감을 놓을 수 없었기에 이들의 표정은 늘 굳어 있었습니다. 투표를 북돋기 위해 손가락으로 고유번호를 나타나며 미소를 지을때조차 어색함이 드러날 정도였지요. 하지만 이날 만큼은 진짜 미소를 지어보일 수 있었습니다. 이들에겐 가장 편안하고 즐거운 무대가 아니였을까 싶습니다. 혹시 가사나 안무를 틀리진 않을까 노심초사하는 모습, 음정 박자에 날카롭게 신경을 쓰는 모습은 더이상 없었습니다. 심사위원의 시선에서 자유로울수가 있었지요. 멘토들이 한결같이 중요시했던 '무대를 진정 즐기는 모습'은 이렇듯 경쟁을 내려놓으니 비로소 빛을 발하나 봅니다. 경쟁에서 한 발 물러나 서로 격려해주고 즐겁게 웃으며 즐기는 모습이 좋더군요.
참가자들의 밝은 모습 못지 않게 멘토들 또한 여유로워졌지요. 누군가를 심사한다는 건 늘 힘든 일입니다. 더구나 그것이 누군가의 인생에 큰 영향을 끼칠 수도 있는 일이라면 더욱 그렇겠지요. 그래서 멘토들도 그동안 편안하게 무대를 지켜볼 순 없었을 겁니다. 하지만 이날만은 달랐습니다. 시종일관 흐뭇함 가득한 미소를 띠고 멘티들의 무대를 바라보더군요. 제자들이 건네는 말 한마디에 때론 쑥스러운 미소를 보내기도 했습니다. 이렇듯 참가자와 멘토들은 그동안의 경쟁을 내려놓았습니다. 그동안 혹 있었을지도 모를 아쉬움, 앙금, 후회같은 것도 함께 말입니다.
현대인은 무수한 경쟁에 노출된 채 일상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때론 이러한 경쟁에 지긋지긋해하기도 하고, 힘들어하고 좌절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경쟁의 끝에는 '내려놓기'가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위대한탄생의 7개월이란 시간이 가볍지가 않더군요. 처음 낯선 얼굴로 다가왔던 참가자들은 어느덧 낯익은 얼굴이 되어 정겹게 느껴집니다. 우리는 주변 사람들과 경쟁하는 것에 익숙합니다. 학교에서 회사에서 이웃끼리.. 그러면서 서로에게 낯이 익을 수 밖에 없겠지요. 경쟁해왔던 숱한 '낯 익은 이'들과의 인연이 계속 이어질 수 있기 위해서는, 결국 경쟁한 후엔 '내려놓기' 가 있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어제 경쟁을 내려놓은 위대한탄생의 주역들처럼 말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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