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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orts taste

펠레, 저주를 즐기는 거 아닌가



지목하는 팀마다 줄줄이 탈락시킨다는 무릎팍 펠레가 이번에 스페인의 우승을 지목했다.
 

이에 스페인 사람들은 물론이고 스페인을 응원하는 많은 팬들이 경악하고 있다.
나 역시 펠레가 스페인의 승리를 점치자 왠지 기분이 꿀꿀해진다.
징크스라는 거 무시하려고 해도 영 찝찝하고 신경쓰이는 것이 사실이다.

근데 펠레, 이사람 성격 참 특이하다.

축구영웅으로서 팀간의 승패에 대해 자신의 견해가 널리 보도되고 이슈가 된다는 것을 뻔히 알텐데, 더욱이
저주라는 말이 나돌정도로 무안스러운 결과를 수없이 겪었으면 민망해서라도 자제할텐데.. 끊임없이 예상과 총평을 내놓는다.
수치를 모르거나 오히려 뉴스메이커로서의 자신을 즐기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들었었다.

스페인과 네델란드의 빅카드를 즐기고 싶은데 왠지 뉴스 보도를 접하니 맥도 빠지고 신경쓰이기도 했다.

그래서 인터넷으로 펠레의 예상에 대한 이력을 검색 해봤다.


그 결과 저주 수준으로 항상 틀렸던 건 아니더란걸 확인할 수 있었다.
 
독일전에서 아르헨티나의 패배를 예측한 것도 맞았고, 일본의 16강 진출 예상도 맞았다.

물론 빗나간 것이 더 많은 건 사실이다.
 
하지만 영원한 우승후보 브라질의 우승을 점치는 건 많은 사람들이 동의했던 부분이고, 지극히 상식적인 예측도 많이 했었다.

사실 객관적인 전력이나 분위기를 보면 많은 사람들이 납득할 만한 예측이 많았다.
펠러의 저주란 어찌보면 그만큼 승부란 예측하기 어렵다는 반증일지도 모르겠다.

그럼에도 망신살을 감수하고 꾸준히 의견을 피력하는 펠레도 대단하단 생각을 해본다..

사실, 월드컵기간, 이슈와 기사거리를 찾아야 하는 기자들에게 펠레는 괜찮은 단골이다.
펠레의 저주는 오류만 부각해서 보도했던 언론들의 역할도 제법 작용한 듯 싶다.
..뭐 나쁜건 아니라고 본다.
 


이번에 독일의 쪽집게 문어와 상승효과를 일으키며 화제를 불러일으키고 있는 펠레,

이렇게 생각하니 매 월드컵마다 재미를 더해주는 감초 역할을 훌륭히 해주고 있는다는 생각마저 든다.
덕분에 이슈거리도 늘고 사람들의 관심도 더해진다. 기자들도 쓸거 생기고, 팬들도 이야기거리 제공해주고..

동아리의 고참선배가 후배들 즐거우라고 망가져주는 모습마저 연상된다고 하면 너무 심한 비약인가..

아무튼 저주라서 찝찝하게 생각하지 말고, 재밌는 월드컵의 일부로서 즐기면서 편하게 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