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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tertainment On/스타&연예

무한도전 정형돈, 눈물나게 한 처절한 고통의 절규



                    눈물나게한 처절한 절규

정형돈이 콕스자리에 앉게 된 것은 예상에 없던 일이었습니다.
레슬링특집을 비롯해 몸으로 하는 경기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왔던 정형돈이었지만, 작년말 무릎 부상이후 컨디션이 좋지 못했던지 이번 조정에서는 큰 힘을 쓰지 못하는 모습이었는데요, 연습과정에서 민폐 캐릭터로까지 비춰지기도 했었습니다. 부상이후 불어난 체중, 이에 따라 체력저하가 두드러졌고, 연습도중 입은 손목부상까지.. 당초 2번자리에 배정이 되었지만, 실전경기를 3일 앞둔 시점에서 정형돈의 조정 참가는 난관에 봉착했지요. 그래서 급작스럽게 콕스로 자리이동을 했습니다. 그런데 정형돈은 콕스로서 예상치 못한 리더쉽을 작렬시키며 무한도전 팀의 경기력에 주효한 기여를 해냈습니다. 힘찬 파이팅으로 멤버들을 격려하고 노를 젓는 상황에 따라 멤버들의 문제를 즉석에서 바로바로 지적하며 모두가 호홉을 맞출 수 있도록 조율하고 이끌었습니다. 직접 노를 저어봤던 경험과 각기 멤버들에 대해 이해를 바탕으로 맞춤 리더쉽을 보여줬지요. 그런데 콕스 정형돈이 보여줬던 최고의 순간이자 이번 조정특집의 백미는, 조정경기를 완수하는 순간이었습니다.


정식기록 8분 2초, 첫 2,000 미터 완주기록을 종전보다 1분이상 단축시키기는 했지만, 이들은 예상대로 꼴찌를 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진한 감동을 줄지는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작년의 레슬링 특집만큼 주목받지 못해온 조정특집이었습니다. 조정경기라는 것이 생소한 스포츠이기도 하고, 화면도 멀리서 조망하는 경우가 많았으며, 경기를 하는 멤버들의 얼굴도 선글라스에 가려있다보니, 시청자로서 몰입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선수들의 뜨거운 열정, 멤버들의 서로에 대한 마음, 현장의 처절한 고통은 어느덧 시청자들의 마음에 차츰 전달되기 시작했지요. 그리고 이러한 현장의 처절함을 결정적으로 전달시키준 결정적 계기는 정형돈의 한마디였습니다. 바로 정형돈이 쉰목소리로 절규하듯 'Easy oar'를 외쳤던 순간이지요. 이는 '노젓기 중단'을 의미하는 콕스의 구호인데요, 결승선을 통과했을때 외친 정형돈의 이 처절한 외침에는, 기어이 해냈다니 자랑스러움보다는, 8분여 동안 계속된 멤버들의 치열한 도전을 힘겹게 지켜봐야만 했던 콕스의 처절한 고통이 담겨 있었습니다.


8명의 멤버들은 거센 물살을 온몸으로 받아내야만 했습니다. 그리고 콕스 정형돈은 이들 멤버들의 고통스런 숨결을 몸소 받아내야만 했지요. 멤버들의 고통을 생생히 느끼면서도, 정형돈은 이들을 채찍질하며 '정신차려''레이트 올려'라는 말 등으로 가속을 요구해야만 했습니다.  마지막 순간까지 가속 노젓기를 '10개', '5개', '다시 5개 더' 요구하는 정형돈의 목소리에는 이미 울음을 머금고 있었지요. 그리고 기어이 이 모든 고통의 순간을 지나쳤을때 정형돈은 울면서 절규합니다. 'Easy oar'이란 절규에는 '이제 그만, 제발 그만, 숨이 멎을듯한 이 고통을 어서 중단하라'는 콕스로서의 마지막 요구가 처절하게 담겨 있었습니다. 이미 멤버들의 육체적 고통은 정형돈에게 체화되어 있었고, 이러한 고통은 그의 눈물 섞인 절규를 통해 시청자들에게 전달됐습니다. 그래서 정형돈은 말할 수 있었습니다. '우린 정말 잘 탔어, 내가 다 봤어' 정형돈이야 말로, 조정특집의 현장을 증거할 수 있는 최고의 증인이었지요.


경기가 끝났을때 저마다 멤버들은 앞사람을 뜨거운 눈으로 바라볼 수 밖에 없었습니다. 노를 젓는 내내 앞사람이 온몸으로 힘겹게 저어온 것을 누구보다 가까이서 '느껴'왔기 때문입니다. 노가 거센 파도에 휘청이는 순간 저마다의 이두박근이 전율했듯, 앞 사람의 등줄기에 일어나는 고통의 전율을, 이들은 코 앞에서 생생이 공유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래서 경기가 끝났을때 하하는 박명수의 등을 뜨겁게 끌어안았고, 진운은 유재석의 등을 짚으며 미안하다 말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멤버들이 힘겹게 저어온 '노'는, 하늘로 향해진 채 물방울을 뚝뚝 떨어트렸습니다. 박명수와 하하는 헛구역질을 했지요, 그리고 유재석의 입에선 침이 길게 늘어졌습니다. 모든 멤버들은 눈물을 흘렸고. 저 역시 눈물이 흐르더군요.


주변에 대한 무관심이 익숙해져버린 세상입니다. 나만 아니면 상관없다는 요즘 세상에, 조정특집은 왜 내가 아니면 안되는지를 느끼게 해주는 것 같습니다.
예정된 꼴찌였지만, 이들은 서로의 몸짓과 호홉에 끝내 의지했고, 끝내 의지가 되어줬습니다. 그래서 숨막히는 고통속에서도 노젓기를 계속할 수 있었지요. 누군가를 진정 신뢰하고 그 속에서 자신의 존재를 확인하는 것, 행복은 결코 1등만의 몫이 아님을 새삼 실감합니다. 무한도전이 우리에게 건네준 선물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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