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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tertainment On/스타&연예

강호동 전격 은퇴, 사과는 있되 변명은 없었다

 


강호동이 전격적으로 은퇴를 발표했습니다. 1박2일 하차설 이후 엄청난 비난에 직면해온 그는, 며칠전 세금 과소 납부 문제가 보도되면서 더욱 곤혹을 치렀는데요, 결국 어제 전격적으로 기자회견을 열고 은퇴를 선언했지요.

초췌한 굳은 얼굴로 기자회견장에 들어선 강호동을 맞은 것은 어마어마한 플래시 세례였습니다. 정신없이 사진을 찍어대는 그 앞에서 강호동은 숙연하게 은퇴결심을 이야기했고, 머리 숙여 사죄했습니다.

[여러분의 사랑에 실망을 드렸습니다. 세금과 관련된 것은 제 불찰이고 제 잘못입니다]

개인적으로 인상적인 부분은 그가 변명을 하지 않았다는 거지요.
처음 세금 문제가 불거졌을때 그의 소속사는, 즉각 '강호동 담당 세무사의 착오에서 비롯됐다며 의도적인 것이 아니라고 해명한 바 있습니다. 분명 강호동으로서도 억울한 부분이 있을 겁니다.
종합소득세의 경우, 총소득 중  필요경비를 제외한 나머지 금액을 기준으로 과세를 하는데요, 특정비용이 과연 필요경비일지는 애매한 부분도 있습니다. 이를테면 방송관계자에게 밥을 사준 비용이 연예활동을 목적으로 한건지 그냥 개인적인 만남인지 판단하는 것이 애매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는 억울함을 말하지 않았습니다. 세무대리인을 탓하지도 않았습니다. 그저 사과를 했습니다. 그리고 그동안 받아온 사랑을 결코 잊지 않고 감사해 하며 살겠다고 덧붙였지요.


이미 1박2일 하차설로 '돈때문에 종편간다'는 의혹을 받았던 그는 이번 세금문제가 터지면서 더더욱 곤란을 겪었습니다. 당시 즉각 사과를 하며 추징된 세금을 충실히 납부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여론의 차가운 시선을 어쩔수가 없었지요. 급기야 한 시민에 의해 탈세로 고소당했고, MC 퇴출 청원운동까지 벌어지며 갈수록 사태를 겉잡을 수 없이 번져갔습니다.

악화일로로 치닫는 사태로 패닉상태에 빠졌던 강호동은 결국 정면돌파를 선택했습니다. 구구한 변명이나 잔꾀를 부리는 대신, 그동안 누렸던 것을 포기하고 진정성 있게 사과하는 길 말입니다.
 
강호동 정도의 연예인은 걸려있는 것이 너무 많을 수 밖에 없습니다. 공중파에서 책임지고 있는 프로그램만 4개가 있지요. 거기에, 그의 연예활동에 파생하는 수많은 관계자, 함께 출연하는 동료, 소속사 종사자 그리고 냉정한 광고계약 등등..그의 삶은 자기 혼자만의 것이 될 수 없습니다. 그럼에도 그는 모든 이해관계를 뛰어넘어 은퇴를 결심했습니다. 관계자들에 대한 미안한 마음, 지키지 못한 약속, 혹은 영광에 대한 미련 등등 숱한 인연을 딛고 내려진 결심이지요. 그래서 스스로 '무식한 강호동'이라 자위하는 걸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뻔뻔하게 TV에 나와 웃고 떠들수 있겠습니까. 제 얼굴을 본들 시청자 여러분들이 어찌 마음 편하게 웃을 수 있겠습니까'
지난 8일, 강호동은 예능프로그램 '강심장'의 녹화를 정상적으로 마쳤다고 하는데요, 힘든 상황에서도 티 내지 않고 최선을 다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스스로에게는 은퇴의 마음을 굳히게 된 계기가 되었을 수도 있겠지요. 

은퇴를 말하는 순간, 강호동의 목소리는 젖어들었습니다. 그의 눈물에 말그대로 만감이 담겨 있을 것입니다. 그의 연예인생이 가지는 존재감은 대한민국에서 손을 꼽을 정도지요. 최고의 영광을 누려온 만큼 그가 떨쳐내야 할 인연 역시 무거울 수 밖에 없겠지요. 숱한 사람들과의 인연, 개인적인 미련, 지켜고 싶었던 약속, 목표로 했던 꿈...

지난해 연말, SBS연예대상을 탄 강호동은 유재석의 라이벌이라는 소리를 들을 때가 가장 기쁘다고 말했습니다. 혼자가면 빨리가지만, 같이 가면 멀리간다며 '재석아 함께가자'를 외쳤었습니다. 이제 그는 자신이 건넨 약속을 스스로 거두어 들인채 아무 변명 없이 돌아설 뿐입니다.

다행히 그는 돌아갈 곳을 알고 있습니다.
그동안 정신이 없다는 핑계로, 놓치고 살아온 것이 없는지 초심을 잃고 인기에 취해 오만해 진 것은 아닌지 천천히 내 자신을 돌아보겠다는 강호동, 그의 말처럼 그는 그동안 너무도 숨가쁘게 살아왔지요. 그래서 온전히 자신만의 시간을 갖지 못했을 수도 있습니다.

언젠가 1박2일에서 자신의 아기는 자기보다 뽀로로를 더 좋아한다며 공허하게 웃었는데요, 이제 온전히 자신의 삶을 돌아다보면, 그의 3살 아들에게 있어서는, 뽀로로보다 더 멋진 스타가 되는 날이 올 수도 있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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