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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tertainment On/드라마&시트콤

하이킥3, 노출보다 더 자극적인 모자이크

 


시트콤으로는 흔치 않게 시즌3의 연작을 선보이고 있는 하이킥이 연일 화제를 모으고 있습니다. 첫회에서는 박하선이 소파에 걸려 구르면서 속옷이 노출될 뻔한 장면이 전파를 타며 시선을 집중시켰었지요. 당시에도 그부분을 모자이크 처리하면서 오히려 시선을 끌게 했습니다. 이후 모자이크가 심심치 않게 등장하고 있는데요, 화장실에서 볼일 보는 장면에서도 모자이크가 나오더니 어제는 급기야 백진희의 둔부에 대한 적나라한 모자이크 장면이 이어졌습니다.

백진희의 수난이 말이 아닙니다. 고시원에서는 밤에 음식을 훔쳐먹다 잡히고, 주점에선 고기를 게걸스레 먹다 청년백수의 설움에 술주정을 하고, 구토까지.. 취업면접에선 짜장면을 10초만에 흡입하고 나중엔 조폭에게 쫓기다 취업은 취소당하고 고시원에서도 내몰립니다. 결국 선배의 집에 얹혀살면서는 스스로 투명인간을 자처하기까지 합니다. 특히 늦은 밤 몰래 밥을 꺼내 먹다 인기척에 숨는 장면은 말그대로 눈치밥의 절정이었지요. 하지만 수난은 끝이 아니었습니다. 화장실에서 볼일을 보다, 우연찮게 이웃집에서 땅굴을 뚫고 나온 안내상의 드릴에 그만 엉덩이에 치명상을 입고 말지요. 이 고통의 순간에서조차 그녀는 비명을 꾹 참습니다. 투명인간의 처참함이 극에 달하지요.

어쨌든 가해자 안내상은 그녀의 치료비를 해결하고자 아내인 윤유선을 통해 백진희와의 합의에 나서는데요, 이 과정에서 백진희의 엉덩이가 모자이크로 나오게 된 것이지요. 다친 백진희에게 상처를 좀 보자고 한 윤유선은 백진희가 우물쭈물하는 사이, 누워있던 백진희의 치마를 올리고 속옷을 끌어내리게 됩니다. 그리곤 속옷이 내려간 엉덩이 부분이 모자이크 처리가 되었지요. 이후 빨간 체크무늬 속옷까지도 적나라하게 보여줬지요. 상처를 보자고 할 때부터 설마했는데 정말 모든 장면이 모자이크 아래에서 그대로 노출이 되더군요. 시트콤 특유의 표정연기등으로 충분히 갈음할 수 있음에도 굳이 치마를 올리고 속옷을 내리는 장면이 보여주면서 더욱 자극적인 화면을 연출했습니다.
그 장면의 연출이 진짜이냐 만들어진 것이냐가 중요한 것은 아니겠지요. 분명한 것은 상상력을 자극하는 모자이크가 오히려 노출보다 자극적인 느낌을 주며 '야한 장면'이 아닌 '야해 보이는 장면'을 완성시켰습니다.

확실히 하이킥3는 노골적입니다. 첫회에서의 박하선 모자이크이 굳이 필요했을까 싶고, 박하선의 화장실 장면도 굳이 위에서 바라보는 각도로 내보낼 필요가 있었는지도 의심스럽습니다. 당시에도 카메라가 위에서 바라보는 가운데 박하선이 속옷을 추켜올리는 제스츄어가 굳이 방송을 탔습니다.

개인적으로 주사바늘 꽂아 넣는 장면도 인상적입니다. 보건의 윤계상이 학교에 진료를 나와 김지원에게 예방접종 주사하는 장면에서도 굳이 바늘이 팔뚝 깊숙이 들어가는 장면을 확대해서 보여줍니다. 보는 이에 따라서는 상당히 부담스럽게 느껴질 수 있는 장면이지요. 이렇듯 하이킥3에서는 그동안 안방극장에선 접해보지 못했던 장면들이 꾸준히 나오고 있습니다.


그동안 하이킥 시리즈가 대박을 칠 수 있었던 것은, 가벼운 웃음과 더불어 탄탄한 드라마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삶의 지혜가 담긴 명대사와 인간 내면의 고독한 내면을 보여주면서 시트콤 이상의 재미와 여운을 줬었지요. 비록 결론은 쌩뚱맞았지만 말입니다.

분명 하이킥3은 시작부터 꾸준히 화제를 모으며 성공적인 행보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기존의 1편과 2편이 초반엔 부진하다가 중반부터 주목 받은 것에 비하면 초반부터 확실한 반응을 얻고 있지요. 모자이크마저 논란을 야기하며 화제성을 부추기고 있습니다. 하지만 자극은 끝없는 자극을 요구하게 됩니다. 지금의 추세라면 하이킥3에서는 앞으로도 모자이크로 이목을 끄는 연출이 계속 이어질 듯 보입니다. 하지만 인간의 내면을 관통시키는 탁월한 감각을 보여줬던 연출자가 이러한 자극적인 장치에 너무 의존하게 되면 그동안 강점으로 갖고 있었던 탄탄한 드라마는 오히려 산만해 질수가 있습니다.  과도한 자극성을 앞세운 시즌3를 보고 있노라면, 초반부진-중후반 대박의 길을 걸었던 기존의 시리즈와 달리 용두사미가 되는 건 아닐까 우려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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